[스크랩] 병영은 즐거워 (40) :: 록키의 나만의 세상
728x90

 

 

 

 

 

공군에 입대한 아들이 근무하고 있는 기지를 처음 찾아간 나는 그애가 이제 어른이 되어

독립적으로 생활하고 있는 게 대견스러웠지만 그래도 모자간의 정은 여전하리라고 믿고 있었다.
기지 안을 구경하면서 길이 하나 나있는 것을 보고, 그 길이 어디로 가는 길이냐고 물었더니 그애는 들은 체도 안했다.
재차 물었지만 아들은 그때마다 화제를 바뀌 버리는 것이었다.
나는 화가 나서 어른을 대하는 태도가 그래서 되겠느냐고 싫은 소리를 했다. 그러자 아들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머니, 제발 그런 것은 묻지 마세요. 내가 그걸 어머니한데 얘기하면, 난 어머니를 사살하도록 돼 있어요. "

 

 

 

 

 


내가 월남에 있을 당시 우리 중대장은 백전의 용사였는데 중대원 중에 유별난 사병이 하나 있었다.
중대장은 그를 군인답게 만들어 보려고 애썼지만 여의치 않았다.
이 신병은 정찰을 나가면 뒤에 처졌고, 꾀병을 부리며 대부분의 시간을 중대본부에서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의 태도가 돌변했다.
우리가 중대장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으름장도 놓고 벌도 주었지만 소용이 없더군. 그래서 최후 수단을 썼지. 그 친구 어머니한테 편지를 썼다네. "

 

 

 

 

 

 

일본을 향해 항진중인 군함 「리브스」호 함상에서 근무하던 내 동료 한 사람이

사소한 군기위반으로 1계급 강등을 당한데다 벌금을 물고, 3주일 동안의 과외근무까지 하게 되었다.
얼마 후 7월 2일이면 21번째 생일을 맞게 되는 그는 밤마다 과외근무를 할 때면,

"그자들이 나를 강등시킬 수도 있고 벌금도 물릴수 있겠지만, 내 생일까지 빼앗아 가지는 못하겠지" 하면서

스스로를 위안하곤 했다.
7월 2일이 가까와 오자 그의 흥분은 한층 고조되었다.
그는 7월 1일 저녁 잠자리에 들면서 늘 하던 그 말을 다시 되풀이했다.
"그자들이 날 강등시킬 수도 있고 벌금을 물릴수도 있겠지만 내 생일까지 빼앗아 가지는 못하겠지, "
다음날 아침, 그는 배가 날짜변경선을 통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날짜가 7월 3일이 되어 있었다.

 

 

 

 

 

 

내가 해병대에서 소대장으로 있을 당시 우리소대는 정기적으로 야간정찰훈련을 했다.
우리는 전진하면서 앞에 장애물이 나타나면 뒤에 따라오는 사람에게 작은 목소리로 어떤 장애물이 있다고 일러주곤 했다.
그래야만 아무도 놀라지 않고, 또 소리를 질러서 우리의 소재를 노출시키는 일이 없기 때문이었다.
한번은 야간정찰훈련을 나갔는데 소대의 선두에 선 사람이 때때로 뒤를 돌아다보면서 작은 목소리로

"통나무다" 또는 "바위다" 하고 귀띔을 해주면 나는 그 말을 받아서 뒤에 따라오는 소대원에게 전해 주곤 했다.
그런데 앞에서 갑자기 털썩하는 큰 소리가 났다.
그리고는 1 m쯤 아래쪽에서 작은 목소리 한마디가 들려 왔다.
"웅덩이다. "

 

 

 

 

 


육군에 입대하여 기초훈련을 받던 나에게 그날은 몹시 고통스럽고 긴 하루였다.
우리 소대가 대형을 이루고 서 있는데 교관이 이렇게 물었다.
"지금 당장 어떤 사람하고 30분 동안 단둘이 있을 수 있다면 누구하고 함께 있고 싶은가 ? "
그러자 가족이나 애인과 함께 있고 싶다는,으례 나올 만한 대답들이 많이 나왔다.
그때 군대생활에 환멸을 느낀 한 사병이 우리 모두에게 공감이 가는 대답을 했다.
"나를 면접한 모병관입니다 ! "

 

 

 

 

 


아버지는 지금까지 해병대의 대위로 지내던 영광스런 시절을 한번도 잊은 일이 없다.
얼마 전 아버지는 차를 몰고 지나가다가 대학캠피스의 ROTC 훈련광경을 보고

옛날 생각이 나서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아버지는 대위시절의 목청을 최대한으로 되살려, "대대 해산! "하고 외쳐 보았다.
그러자 놀랍게도 훈련생 전원이 흩어져 버리더라고.

 

 

 

 

 


부대의 선입장교들은 까다롭고 비정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몇년 전 내가 이탈리아의 한 해군기지의 선임장교로 있을 때였다.
하루는 각 기지 대항 농구시합이 있어 셔츠를 갈아 입으려는데 어떤 수병이 내 가슴에 있는 작은 수술자국을 보더니

"장교님 그 가슴에 난 상처는 어떻게 해서 생긴겁니까 ? " 하고 큰소리로 물었다.
한 하사관이 그 말을 듣고, 역시 큰소리로 대꾸했다.
"장교님의 심장을 도려낸 수술자국이야 ! "

 

 


 

 

 

 

 

출처 : ironcow6200
글쓴이 : ironcow 원글보기
메모 :
반응형
LIST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