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살아있는 캐릭터들과 재미있는 이야기, 약간 부족한 참신함 - 전우치 :: 록키의 나만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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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치전우치 - 6점
최동훈
 
옥황상제로 분해 임금을 농락했던 도사. 임금의 군대를 피해 족자 안으로 홀연히 사라졌던 '전우치전'을 모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어렸을때 '별주부전' 을 필두로 한 '한국 전래동화 전집' 을 한번정도 독파한 기억이 있다면, 전우치 역시 그리 낯설지는 않을것이다.
'홍길동' 과 함께 도술에 능통했던 우리 전통 캐릭터인 전우치가 현대에서 다시 태어났다.
 
조선시대, 도사들은 크게 두 파로 나뉘어 있었다. 적대적인 관계는 아니고, 단지 추구하는 방식이 달라서 갈라진 두개의 파.
좌파방과 우파방. 좌파방의 방주인 도사 '화담' 은 3인의 신선들로부터 요괴를 다스릴 수 있는 신비한 피리 '만파식적' 을 되찾아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이 피리는 본시 '표운대덕' 이라는 신선이 요괴들의 마성을 제어하고 봉인하기 위해 사용중이었는데, 그를 수행하던 3인의 신선들이 실수하는 바람에 요괴들의 마성도 제어하지 못하고 도리어 빼앗기기까지 했던 것이었다.
심지어 표운대덕은 마기에 침투당해 도력과 기억을 잃고 인간으로 환생하게 되고, 요괴들은 만파식적의 힘을 얻어 요괴들을 다스릴 수 있는 존대가 되고자 한다.
 
당대 최강의 도사이자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던 화담의 힘을 빌리려 한 것은 3인의 신선들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을 터.
하지만, 만파식적은 부적을 사용하여 도술을 부리는 우파방 천관대사의 유일한 제자 전우치가 먼저 손에 넣게되고, 화담과 신선들은 만파식적을 돌려받기 위해 천관대사에게 향한다.
 
 
'전우치' 가 현재의 서울에 등장하는 이야기가 영화로 제작된다는 소식에 갖게된 큰 기대만큼 걱정도 많았다.
이미 비슷한 시도가 '아라한 장풍대작전' 을 통해 성공과는 거리가 있는 성과를 거두었더랬고, '아바타' 로 인해 관객들의 특수효과에 의한 눈이 꽤나 높아졌기에 그 입맛을 얼마나 맞출수 있을것인가에 대한 걱정이었다.
'전우치' 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매력과 한국 전통 캐릭터 컨텐츠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모두 건 위태로운 도박인 셈이었다.
특히 최근에 이런식의 한국형 판타지 영화들이 줄줄이 실망을 안겨주었기때문에 더더욱 우려는 컸다.
최동훈 감독은 비록 '타짜' 나 '범죄의 재구성' 을 통해 상당한 이야기꾼임을 증명해내었으나, 각본에 참여했던 비슷한 느낌의 판타지 영화인 '중천' 의 스코어는 참담할 수준이 아니었던가??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한 부분이 거의 없을정도로 이야기의 전개는 스피디하고 볼만한 부분들이 짜임새 있게 녹아있다. 무엇보다 캐릭터의 힘이 무척이나 컸다. 특히, 최근 유행하는 캐릭터인 '깨방정' 의 전우치와 초랭이의 방정콤비는 시종일관 즐거움을 주었다.
또한 모든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일관성 있는 개성들은 전형적이지만 무척이나 뚜렷하여 보는 내내 위화감이 없었다.
전우치와 초랭이는 물론 이야기의 큰 축을 맡고있는 서인경과 화담, 염정아가 열연한 푼수 여배우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문제는, 이 개성적인 인물들을 모두 안으면서 긴 호흡의 이야기를 짧게 압축하다 보니 필연적으로 에피소드간에 간극이 메워지지 않는다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좀 생뚱맞게 연결되는 부분들이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과거의 예언과 현재를 짜맞추기 위해 좀 억지스럽게 진행한 부분이 몇몇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그 덕분에 이야기의 전개는 상당한 재미를 주는것은 사실이다. 과거에 던진 한마디가 현재, 미래에 실행된다는 식의 이야기는 언제나 쏠쏠한 재미를 주기 마련이다. 그런 예언의 실행이 너무 말 그대로이고, 전조없이 갑작스럽고 생뚱하게 이뤄진다는 점이 좀 아쉽다면 아쉽달까.
하지만, 러닝타임 상 그정도로도 충분한 즐거움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평범한 이야기 구조를 무난하고 깔끔하게 풀어냈다.
 
역시, 이런 무난하고 깔끔한 스토리를 잘 살려낸 것은 위에도 언급했던 캐릭터가 갖고 있는 힘이다.
전우치와 초랭이 콤비는 내내 티격태격 하고, 주거니 받거니 하며 평범한  이야기에 충분한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그 반대편에 있는 묵직한 존재감의 화담선생 역시 악마성을 가감없이 드러내며 전우치의 반대편에서 균형을 잡아준다.
아쉬운 점은 이야기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여주인공 '인경' 에 대한 부분이다. 이야기 자체가 전우치와 화담선생의 대립에 중점이 맞춰져 있지만, '서인경' 이라는 존재는 내러티브를 보다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 좋은 소재였다.
아마 감독도 이 인물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으리라고 짐작된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러닝타임이었을 듯.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좀 더 많은 고민을 했다면 보다 역동적이고 매력적인 '서인경' 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평범한 이야기를 보다 역동적으로 만들 수 있었던 한 조각이 바로 '서인경' 이 아니었을까 싶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래동화 '전우치' 를 충실히 계승코자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우리의 전래동화도 충분히 아주 재미있는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등장하는 요괴들 또한 우리가 아주 많이 본 '12간지' 의 동물들을 연상시키고, 그 모습들 역시 전통방식으로 그려진 12간지의 상징화와 매우 흡사해서 보는 즐거움을 준다.
아바타에는 못미치지만 적절하고 효과적인 CG도 나쁘지 않았다. (물론 좀 어설픈 부분들이 있었지만, 거대한 자본이 아낌없이 투자되는 할리웃 영화들과 비교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 적당한 효과를 적당한 곳에서 적당히 활용하는 능력도 뛰어난 능력인 것이다.)
 
작은 부분 부분들에서 톡톡 튀어나오는 코믹한 요소들도 연출과 각본 스텝들의 톡톡튀는 재기발랄함이 엿보였다.
끊임없이 키득거릴만한 요소들을 곳곳에 뿌려 놓음으로서 전반적으로 유쾌하고 경쾌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다.
최동훈 감독은 무거운 주제의식을 담거나, 작위적인 감동 없이 담백하고 깔끔한 유쾌한 영화를 만들어 냈다.
 
이 작품을 통해 한국적인 컨텐츠들이 많이 개발되었으면 좋겠다. 전우치와 만파식적, 12간지. 이것들 만으로도 이렇게 충분히 즐거운 컨텐츠를 만들어 냈지 않은가??
 
 
티저로 사용되었던 스틸 샷. 멋지구리....@.@
 
한잔 쫙 걸치는 중인 21세기의 초랭이와 전우치. 500년만에 깨어났다!!
 
불멸의 존재인 신선들. 자신들의 실수로 잃은 만파식적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
500년동안 많이 변했다. 심지어 한명은 카톨릭 사제!!! @.@
족자에 가둬둔 전우치를 다시 불러오는 의식중....나무...어쩌고 저쩌고.....
 
역시 긴 시간을 살아남은 도인 화담선생. 어찌 그리 오래 사셨수??
어찌 그리 오래살았는지 대강 알겠지만, 스포일러 될까바 쉿~~~~
 
500년 전에는 망나니 짓을 일삼고 다니던 개구쟁이 도사였다.
 
저를 마음속에 품고 계시나요?? 당신 같은 분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귀여운 푼수떼기 과부 @ㅜ@
 
요괴로 등장해 주신 선우선 누님. 으아~~ 저 부리부리한 눈빛!!! @.@ 누나!! >.<
 
역시 이런 영화의 마무리는 1:1 맞짱!! 맞다이!! 맞고!! 쇼부!! 승부!! 대결!!
난 아귀가 아녀!! 화담이여!!!
 
'넌 진정한 도인이 될 수 없다. 마음을 비울 줄 모르거든.'
전우치의 스승인 천관대사.
'솔직히 마음을 어떻게 비우냐~?? 중얼중얼 궁시렁 궁시렁'
 
http://blog.daum.net/fireflag2010-01-10T11:47:060.3610
출처 : 熱血의 만화세상
글쓴이 : 熱血明浩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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