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식스 데이 세븐 나잇 (Six Days Seven Nights ) :: 록키의 나만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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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van Reitman> 1998

 

비행기 사고로 외딴 섬에 불시착한 서로 다른 성격의 두 남녀가 7박 6일 동안 티격태격, 갖은 위험을 극복해가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싹 틔운다는 내용의 표류 어드벤쳐 로맨스물이다

 

고립된 섬에서 위기를 함께한 남녀가 사랑에 빠진다는 흔한 공식의 로맨스는 상투적인 캐릭터와 뻔한 상황들과 얽혀 독특한 장점을 만들지는 못하지만

사이사이에서 터지는 유머러스한 대사와 아름다운 열대해안의 섬 그리고 앤 헤이시의 씩씩발랄함은 영화에 활기를 채운다

 노익장에도 불구하고 20년이 넘게 차이가 나는 여배우와 로맨스를 구축하는 해리슨 포드의 열정에는 박수, 그러나 캐릭터의 밋밋함에는 실망~

 

 

능력있는 잡지사 부편집장 로빈 먼로는 곧 결혼하게 될 남자 프랭크 마틴과 마카티아 섬으로 휴가를 떠난다

큰 항공사 비행기로 여행을 떠날 줄 알았던 먼로는 작은 경비행기, 그것도 금방 고장이라도 날 것 같은 비행기를 타는 것이 영 불만이지만 할 수 없이 경비행기에 오르고, 

마카티아 섬에 도착한 먼로는 프랭크에게 청혼을 받는다

 

 

하지만 청혼을 받고 기뻐하던 순간도 잠시, 먼로는 타히티로 날아가 사진 촬영 감독을 하라는 회사의 업무지시를 받고 급히 타히티로 떠나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게다가 타히티로 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첫인상부터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경비행기 조종사 퀸 해리스의 비행기 밖에 없다는 불편한 사실~

먼로는 퀸과 700달러에 타히티까지의 이동을 합의하고 비행기에 또다시 오르지만, 비행기는 천둥, 번개에 가로막혀 외딴섬에 불시착하고 만다

 

영화는 이렇듯 느닷없이 먼로에게 타히티로 떠나야 하는 황당한 이유를 가져다 붙여놓고, 억지로 먼로와 퀸을 같은 공간으로 몰아넣은 후에

그들을 티격태격 싸우게 만들고, 갖은 고생을 겪게 만들어 미운정 고운정을 들게 만드는 전략인 것이다

 

 

번개에 맞고 흔들리는 비행기 안에서 안정제를 몇 알씩이나 먹고 헤롱거리며 노래를 불러대는 먼로와

자신 때문에 비행기가 추락한 것이라며 무뚝뚝하게 수풀을 헤치고 들어가 소리를 질러대는 퀸의 책임감 있는 모습은 서로 극명하게 대조된다

먼로의 바지 속으로 뱀이 들어간 것을 보고 아무렇지도 않게 바지 속으로 손을 넣어 뱀을 꺼낸다거나

이쁜 공작새를 보며 감탄하는 먼로와는 달리 공작새를 치킨과 동등한 레벨의 음식으로 간주하는 퀸의 적응력은 적잖은 재미를 준다

 

천방지축 날뛰면서도 위험에 닥치면 순순히 퀸의 행동을 믿고 따르는 먼로가 점차 퀸의 듬직한 모습에 매료되어 사랑에 빠진다는 스토리는

언제나 뻔한 결말과 과정을 반복하지만 늘 즐겁기는 하다

 

 

그렇게 퀸과 먼로가 티격태격하면서도 차츰 서로에 대해 호감을 보이는 가운데, 밖에서는 먼로의 애인 프랭크와 퀸의 파트너 안젤리카가 그들을 찾기 위해 애를 쓴다

매력적인 춤을 추는 안젤리카를 멍때리면서 보는 프랭크의 모습을 보면, 영화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 대충 짐작이 간다

 

<프렌즈>에서 로스를 연기했던 데이빗 쉼머가 먼로의 애인인 프랭크 마틴을 연기한다

<프렌즈>에서 보여주었던 특유의 느리고 꺼벙한 말투를 그대로 가져와 캐릭터를 연기한 데이빗 쉼머와 거무잡잡하고 탄탄한 몸매가 매력적인 재클린 오브라더스 커플은

퀸과 먼로 커플과 대조되면서 그들이 자신들의 사랑을 완성하는데 적잖은(?) 기여를 한다

 

 

티격태격하다가도 친해지고, 그러다가도 또 아웅다웅하는 퀸과 먼로가 확실하게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게 되는 순간은 바로 해적들을 만나고 난 이후부터이다

그저 공작새 고기를 구워먹고, 뱀을 피하고, 꺼지는 땅에서 한바탕 구르는 것 외에는 특별히 큰 위험과 직면하지 못했던 이들이

해적이라는 무시무시한 악당들에 의해 생사 여부를 판가름해야 하는 지경에 몰리는 순간 이들의 결속력은 강화되고 곧이어 그것은 사랑과 애정으로 번지게 된다

 

헌데, 퀸과 먼로가 다투고 화해하고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과정이 그다지 매끄럽거나 흥미롭게 전개되지는 않는다는 점~

그뿐만 아니라, 그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해적들과의 추적 장면도 긴장감과는 영 담을 쌓은 모양으로 듬성듬성 붙여진다

 

※ 대니 트레조가 해적 가운데 한명으로 단역 출연한다

 

 

해적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안도의 숨을 내쉬는 순간, 긴장감은 풀리고 그들은 키스를 나눈다

그 장면과 교차로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프랭크와 안젤리카가 술에 취해 사랑을 나눈다

 

자신들의 애인이 죽었을 것이라고 판단한 프랭크와 안젤리카가 술에 취해 사랑을 나누는 것과는 반대로

퀸과 먼로는 큰 위험을 물리치고 느끼는 서로에 대한 감정을 그 이상 연장시키지는 않는다

 

 

2차대전 때 추락한 일본전투기를 이용해 바퀴가 고장난 비행기를 수상비행기로 개조한 퀸은 무인도 탈출 준비를 하고~

그 많은 시간과 장비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비행기 개조가 완성될 즈음에서야 어슬렁 등장하는 해적들은 자신들이 쏜 포탄에 맞아 최후를 맞는다

 

먼로는 어깨에 부상을 당한 퀸을 대신해서 비행기를 조종, 탈출에 성공한다

뭐, 어차피 결말은 뻔하게 정해져 있는 것이니, 이제 영화는 그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감정을 표현하는지를 구경하면 될 뿐이다

 

"우리 이제 어쩌죠?"

 

 

뉴욕으로 다시 돌아가야 할 시간, 먼로는 프랭크에게 자신의 심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결혼을 할 수 없다고 이야기 한다

그 말을 들은 프랭크는 도둑이 제 발 저리듯 안젤리카와의 섹스를 실토한다

 

그리고 이제 도덕적 책임감의 무게를 벗어 던진 먼로는 환갑을 바라보는 준할배와의 달콤한 재회로 사랑을 완성한다

이런 류의 영화가 보여주는 가장 안전하고 무난한 결말이다

 

청혼을 받아놓고도 다른 사람과 금세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여자, 그 여자에게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남자를 줏대없는 인간으로 만들다!

 

출처 : 35mm 2.0
글쓴이 : 크로케리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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