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여성복서 배우 이시영은 정말 이겼나? ? :: 록키의 나만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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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복서 배우 이시영은 정말 이겼나?

 
 

 

영화배우 겸 복서 이시영이 정말로 이긴 것일까? 경기 동영상을 보고 또 봤다. 그래도 권투 비전문가로서는 알쏭달쏭하고 판단이 잘 안 섰다. 담당 기자도 아니니 딱히 물어볼 데도 없었다.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에 전화를 걸어봤지만, 관계자는 온종일 통화중이었다. ‘오른손 파이터’ 김다솜이 좀더 저돌적이고 ‘왼손 아웃복서’ 이시영 안면에 강타를 더 많이 날린 것 같았는데…. 주심 등 심판진의 판단은 달랐다. 22-20으로 이시영의 판정승.

 

지난 24일 충주체육관에서 열린 2013 아마추어 복싱 국가대표 최종선발전 여자 48㎏ 이하급(라이트플라이급) 결승전. 만 31살로 연예인인 이시영이 자신보다 12살이나 어린 김다솜한테 판정승을 거둔 뒤 편파판정 논란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4라운드 8분간의 격전 끝에 연예인 출신 첫 국가대표의 탄생. “제 실력이 많이 부족한데, 저한테는 영광스러운 것 같아요. 선수들이 얼마나 힘들지 이번에 새삼 느꼈습니다.” 이시영이 밝힌 소감이다.

 

어릴 적부터 전문적으로 권투를 배운 엘리트 선수도 아닌 이시영이 단기간에 국가대표에 오른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 하지만 심판 편파판정 논란이 불거지면서 그도 곤란한 처지가 됐다. 한 보수 논객은 “예쁜 얼굴 때문에 이겼다”고 비판했고, 한 진보 논객은 그렇지 않다고 맞받아쳤다.

 

이시영 같은 선수가 국가대표에 오른 것은 사실 뒤집어보면 한국 여자복싱계의 열악한 현실의 반증이기도 하다. 선수 저변은 너무 좁다. 여자 48㎏ 이하급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는 불과 5명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영은 거기서 2위를 차지했다. 2차 선발전에는 김다솜 혼자 나왔다. 1차전 1위 선수가 51㎏급으로 체급을 올리는 바람에, 결국 이시영과 김다솜이 최종 결승전에서 맞붙었다. 이 체급은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정식종목도 아니다. “이번 이시영 건은 한국 여자복싱의 취약한 저변과 후진성을 드러낸 착시 현상”이라는 한 복싱 전문가의 지적이 생생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같은 사안을 놓고 한국 권투의 전설들의 평가가 엇갈리는 것도 당혹스럽다. 한국 복싱의 상징적 존재인 홍수환(63)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다솜이 이긴 경기다. 이시영이 소속된 인천시청 소속 선수들이 유리한 판정을 받는다. 이러면 대한민국 복싱 다 죽는다”고까지 했다. 그러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김광선씨는 “김다솜의 펀치는 ‘오픈 블로’(손바닥으로 치는 것)가 많아 실효가 없었다. 이시영의 승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시영은 침체된 한국 복싱의 ‘흥행 카드’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복싱에 대한 그의 순수한 열정을 다른 데 이용하려는 세력이 있는 게 문제인 듯하다. 아마추어복싱연맹은 2010년 9월 회장에 오른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애초 약속한 출연금을 내지 않아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쫓겨난 뒤 사고단체가 돼 한동안 대한체육회 관리 아래에 있었다. 이시영이 속해 있는 현 인천시청 김아무개 감독은, 안상수 회장 체제 때 대한민국 복싱판을 쥐락펴락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심판에 대한 영향력은 아직도 대단한 것으로 복싱계 사정에 밝은 사람들은 전한다. 이시영을 비롯해 신종훈을 복싱팀에 영입한 인천시청은 내년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어떤 사람의 의도나 열정이 아무리 순수해도, 주변 사람들이 다른 목적을 위해 그것을 이용하려 한다면 탈이 나게 마련이다. 그리고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정당하지 못하면 더욱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이시영의 복싱에 대한 열정이, 그것을 통해 다른 이득을 얻고자 하는 사람에 의해 훼손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승부의 세계는 공정해야 한다.
출처 : 목금철 님의 불로그
글쓴이 : 목금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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