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奚琴)을 읽다 다시 읽어보는 오늘의 좋은시 [스크랩/좋은시/임경묵] :: 록키의 나만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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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奚琴)을 읽다/임경묵]

 

    다시 읽어보는 오늘의 좋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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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금奚琴*을 읽다 거추장스럽구나! 발모가지 위의 것들 댕강 자르고 뿌랭이만 남은 오반죽烏斑竹 도드라진 마디가 바람을 듣네 꽝꽝한 적막을 조금 구부려 슬근슬근 목울대 당기는가 잠시 숨 고르더니 뿌연 어둠을 켜네 뜨거운 방언方言이 물큰 쏟아지네 풀숲에서 다람쥐눈물버섯을 찾다가 길 잃은 고라니 한 마리 부드럽게 고부라진 외길에 서서 헛헛한 종아리로 밤새 달빛을 헤집네 고라니 꼬랑지는 자꾸 안개를 뿌리쳐 산벚, 산벚은 허리춤에서 분분히 꽃잎을 놓아주었네 길은 한껏 길어지다 멀어지는가 봉분처럼 어두운 달의 뒤편에는 굽이굽이 아흔아홉 길도 들어 있다고 대숲에 기댄 늙은 안개가 마을로 내려가는 외길을 다독이는 밤 허공을 베어 먹은 활의 허리에 지금쯤 설화說話가 무르익었을까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 해금: 향악기에 속하는 찰현擦絃악기의 하나. 詩/임경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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