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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에 갔더니 / 솔거 최명운 봄이 막 시작될 때 동해에 갔더니 빨간 등대가 있는 수백 수천 개 테트라포드 방파제 위에서 위험천만 여유의 삶을 낚는 낚시꾼 낚싯줄에 미끼 꿰어 신비롭게 넘실대는 파도 위로 던진다 낚시망태엔 고등어 세 마리가 배를 하얗게 내놓고 벌러덩 누워있다 소주병 하나 비워지고 초장 그릇 뚜껑 열린 것을 보니 몇 마리는 이미 생을 마감한 듯하다 방파제 가까이 근접한 고등어 깊고 드넓은 바다에서 하필이면 낚시꾼 미끼에 유린당해 영혼이 짓밟혔다 우수 경칩 지나선지 살갗 에이듯 한 해풍도 부드러워졌다 파란만장한 바다 다룬 다큐멘터리 그 누구도 파헤치지 못할 심연의 우주처럼 봄이 온 오늘도 근접할 수 없는 위엄으로 쾌재 부르며 출렁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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