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산호의 나라 몰디브 :: 록키의 나만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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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게 사진인 건 분명하다. 블로그 속에 올라온 사진과 함께 사람들의 여행담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직접 느껴보고 싶다는 욕망이 클릭 수를 더 높인다.

신혼여행지로 알려진 몰디브에서, 기자의 관점으로 그곳의 자연에 대해 쓰면서 그곳 사람들을

만나고 여행했다. 엄청난 곳에 왔다는 생각이 들다가 사람 사는 건 다 똑같다는 엉뚱한 착각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취재 수첩 속 사실 관계 이상의, 몸속 세포 곳곳에 담아 온 몰디브의 공기를 전한다.

점점 멀어진다. 몰디브 말레 공항에서 콜롬보로 향하는 비행기 안. 비현실적인 해변과 밤이면 더욱

철썩이는 파도, 고운 모래와 푸른 물고기가 만드는 천혜의 비경이 흐릿해진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먼 북소리』에서 "어느 날 문득 나는 긴 여행을 떠나지 않고서는 도무지 견딜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었다. 가슴 저 밑바닥에서 올라오는 먼 북소리. 어쩌면 그것이 우리를 길 떠나게

 하는지도 모른다. '샨티'. 몰디브에서 보낸 일주일을 한 단어로 표현해보자면 떠오르는 단어다.

마음의 평화를 의미하는 힌두어이자 이곳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쓰는 말이다. 여행은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하는 일종의 리추얼. 기자는 취재차 떠난 몰디브에서 삶을 견디게 해주는 새로운 에너지를,

때때로 새살이 돋아나는 경험을 얻었다. 그간 잊고 있던 자연은 그런 것이었다. 몰디브의 정식

명칭은 몰디브 공화국이다. 스리랑카에서 남서쪽으로 약 650km 떨어져 있는 섬들의 나라로

1190여 개의 작은 산호섬과 26개의 환초(산호초만으로 고리 모양처럼 배열된 섬)로 이루어져 있다.

이 가운데 사람이 사는 섬은 200개, 현지인들이 생계를 꾸리는 몰디브의 수도 말레 섬을 제외하곤

섬마다 하나씩 리조트가 조성되어 있다. 세계 최고의 호텔 그룹들이 산호섬 하나씩을 임대받아

리조트로 개발하며 지상 최고의 휴식 공간으로 꾸몄다. 기자는 업무를 마치고 인천공항에서 수요일

 밤 10시에 출발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새로운 여행지로 뜨고 있다는 스리랑카 콜롬보에 잠시

착륙하는 대한항공 473편, 신규 취항지로 현장 학습을 떠난다는 관광학과 대학생들과 여행 동호회

사람들로 빈자리 없이 만석이다. 신혼여행객들 사이에 외로이 놓인 싱글 여기자의 출장일 거라

 볼멘소리를 했던 기자의 예상과는 달랐다.

다음 날 오전 4시 콜롬보 공항에 착륙해 전통 의상을 입은 인도 사람들 사이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다

같은 비행기에 탑승, 오전 7시 몰디브 말레 공항에 도착했다. 비교적 짧은 수속 절차를 마치고 나오니

취재팀이 머물기로 한 포시즌스 리조트 안내소가 보인다. 보라색 유니폼을 입은 리조트 직원이 하얀

이를 드러내며 짐을 받아든다. 몰디브 섬을 오가는 교통수단은 크게 세 가지. 보트와 수상 비행기

그리고 요트. 첫날은 쿠다후라 섬까지 스피드 보트를 이용했다. 20분쯤 달렸을까. 눈앞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섬은 이런저런 물고기들의 성역처럼 느껴진다. 형형색색 생긴 모양도 제각각인

열대어들이 산호 사이를 헤엄친다.

이상하리만치 바닷가 특유의 짠내, 갯내가 나지 않는다. 푸른 바람을 맞으며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을 즈음, 리조트 홍보 담당자가 진저 티를 내오며 환영 인사를 건넨다. 장황한 소개 멘트 대신,

오후 시간은 각자의 룸에서 휴식 시간을 가지란다. 그러곤 리조트 카트 '버기'(buggy)를 불러준다.

햇볕이 내리쬐어 온도가 상당한 오르는 낮엔 한 발자국도 걸어 다니기 어렵다. 그래서 '버기, 플리즈'

를 외치면, 언제 어디로든 5분 안에 카트를 보내준다. 운 좋게도 기자가 배정받은 방은 바다 위에

지어진 워터 방갈로. 지상 낙원. 식상할지라도 이 표현이 정확하다.

워터 방갈로에서 캡슐머신에 커피를 내리고 폭신한 침대 위에서 바다를 바라봤다. 꿈이라면 깨지

않고 싶은 시간. 모든 것이 분에 넘칠 만큼 좋은데, 홀로 있자니 어쩐지 주변이 허전하다.

우리에겐 몰디브는 신혼여행지로 유명하지만, 유럽, 러시아 사람들에겐 가족 여행지로 꼭 한번

가봐야 할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도 버기를 타고 둘러본 포시즌스 쿠다후라 리조트엔 가족,

친구끼리 여행 온 사람의 비율이 더 높았다.

 

 

1. 쿠다후라의 둘째 날 아침엔 몰디브 장인이 수공예로 만든 조각배 '도니'(dhoni)를 타고 바로 옆

   스파 아일랜드로 이동했다. 받았던 마사지는 몰디브 식 오일 마사지. 엎드려 누우면 바닷물을 노니는

   물고기를 감상할 수 있어 오감이 호사롭다.

2. 몰디브 앞바다는 해양생물의 천국이다. 스노쿨링을 하다 보면 종종 물고기와 눈을 마주친다.

3. "샨티"라고 세 번 속삭이며 시작한 선라이즈 요가. 해가 떠오르기 전 시작된다.

4. 해질 무렵의 쿠다후라 섬의 해변, 해가 뜨고 저물 때마다 인도양바다는 다른 얼굴이 된다.

원시 물빛, 작은 섬에서 물고기를 만지다

  이틀간 머물렀던 쿠다후라는 현지어로 작은 섬이란 뜻이다. 다른 섬들에 비해 비교적 작다는

표현인 듯, 실제로는 그리 작지 않다. 가족들끼리 아늑하게 지내기 좋은 프라이빗한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 기자는 스노쿨링, 선라이즈 요가, 바다로 나가는 선셋 피싱, 돌핀 크루즈,

스파에선 몰디브식 마사지를 체험했다. 하루가 순식간에 흘러간다. 리조트를 둘러보다 발리나

세부와 같은 동남아 리조트에 비해 포시즌스 쿠다후라의 수영장 규모가 작았다. 그 이유가 궁금했다.

스노쿨링 장비를 빌려 바닷속에 들어가보니 수긍이 간다. 이곳까지 와서 바다 안팎을 느끼지 않고

돌아간다면, 그건 시간 낭비다. 구명조끼와 오리발을 끼고 몇 번 첨벙이면 산호초 사이로 오가는

열대어를 만져볼 수 있고, 입을 벌린 대왕 조개의 푸른 살과 검은 가시를 세운 성게를 볼 수 있으며,

 운이 좋으면 가오리와 마주할 수도 있다. 쿠다후라의 앞바다는 층층이 다른 모습이다. 무릎 깊이의

바다와 어른 키를 조금 넘기는 깊이, 다시 해초로 가득한 낮은 지대가 연달아 이어진다.

망망대해, 숨이 차올라 야트막한 해안 사구 위에 서서 잠깐의 시간을 보냈다. 하얀 거품을 일으키며

밀려오는 파도를 멍하니 바라보다 보면 이 저런 나름 철학적인 공상을 하게 된다. 바다에서 돌아와

인도식 디너로 허기를 달랬다. 채소, 양고기, 소고기 등 각각의 재료로 맛을 낸 카레가 별미다.

첫날은 그렇게 마무리 짓고 바다 위 워터 방갈로로 돌아와 물고기 구경을 이어갔다. 새벽녘엔 비가

내렸다. 몰디브의 5~10월은 우기다. 우기에도 비가 오지 않는 날이 늘어나고 있다니, 지구 온난화의

징후는 이곳에서 더욱 뼈저리게 느껴진다. 우리나라 장맛비처럼 후드득 빗물이 떨어진다.

기자는 뱃머리에 올라 "운이 좋아야 볼 수 있다"는 돌고래 행렬을 만끽했다. 역시나 지상 최대의

쇼라고 말할 수밖에.

휴식과 치유, 에코 섬 란다 기라바루에서

일정의 마지막 1박 2일은 포시즌스 리조트 란다 기라바루에서 머물렀다. 몰디브 북쪽에 위치한

섬이라 수상 비행기로 이동해야 한다. 보트를 타고 선착장으로 이동, 수상 비행기에 탑승했다.

실내는 좁고, 엔진 소음은 굉장하다. 하지만 이륙과 동시에 펼쳐지는 섬과 구름은 이동 시간 내내

즐거움을 준다. 포시즌스 란다 기라바루 리조트는 규모가 상당했다. 이곳 역시 카트가 준비되어

있지만, 방 앞마다 호수를 달아 놓아둔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쐬는 재미가 쏠쏠하다.

브레이크가 없어 페달을 뒤로 돌려야 멈추는 시스템도 흥미롭다. 이곳 자전거는 습습한 모랫바닥

위에서도 속력이 난다. 망고 나무 위를 노니는 커다란 새, 모랫바닥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도마뱀을

만날 수 있다. 그중 특별히 주목할 만한 곳이 있다. 포시즌스 리조트 자체적으로 해양 연구소

운영한다. 다양한 국적의 해양생물학자들이 모여 몰디브에서 관찰되는 고래상어, 쥐가오리 등의

희귀 어류를 연구하고 아이들의 흥미를 끄는 머린 디스커버리 센터를 운영한다.

지구 온난화, 환경 파괴 등으로 이 지역 해양 동식물이 위협받고 있다. 란다 기라바루엔 멸종 위기에

처한 바다거북이 알을 낳기 위해 2~3년마다 한 번씩 해변을 찾아 둥지를 튼다. 산란기는 10~12월.

이 시기에는 리조트 해변의 조명을 끄고 부화한 새끼들을 보호한다. 다친 거북이들은 치료해서 다시

방생한 뒤 이동 동선을 파악해 보호하는 프로젝트가 곧 시작된다. 투숙객들도 포시즌스의 에코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뼈대에 산호 조각을 부착해 바닷속에 이식해 키워 물고기의 번식을 돕는 프로그램을 후원하는 것.

포시즌스 리조트가 위치한 란다 기라바루와 쿠다후라 섬 근방엔 지난 7년간 2000여 개의 산호 틀이

설치됐다. 취재팀은 '코리아 프레스'란 이름으로 산호 뼈대를 만들었다. 리조트 곳곳을 돌아보고

나니 다시 석양이 찾아온다. 리조트 내 모로코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해변으로 방향을

틀었다. 운 좋게 무지개를 만날 수 있었다.

여행에서 돌아와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가라앉을 기억은 가라앉고 떠오를 것은 떠오르게 되는데,

몰디브 현지인들이 '티파니 블루'라고 차별화해 묘사하는 바다 빛이 모든 일정의 배경 화면처럼

선명히 기억된다. 개인적으로도 다시 가보고 싶은 곳. 남국의 바다와 하늘 그리고 평화를 상징하는

샨티의 땅, 몰디브. 가족과 함께 다시 가보련다.

몰디브로 가는 여정은?

하늘길이 조금 더 가까워졌다. 대한항공에서 지난 3월 스리랑카 콜롬보를 거쳐 몰디브 말레 공항까지

연결되는 직항 노선을 취항했다. 운항 횟수도 잦다. 월/수/토 주 3회 오후 10시에 출발한다.

인천에서 콜롬보까지 약 8시간, 1~2시간가량 비행기에서 내렸다 같은 좌석에 탑승해 몰디브 말레까지

1시간 30분 정도 더 비행한다. 인도양까지 하루 가까이 걸리던 이동 시간이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몰디브 말레는 한국보다 3시간이 느리게 간다.

기자가 묵었던 포시즌스 리조트 몰디브 쿠다후라(www.fourseasons.com/maldiveskh),

란다 기라바루(www.fourseasons.com/maldiveslg)는 몰디브에 세워진 100여 개의 리조트 가운데

톱 5 안에 드는 곳이다. 럭셔리 호텔 체인 포시즌스의 조용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고,

무엇보다 다양한 해양 액티비티를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비해둔 점에 가장 큰 점수를

주고 싶었다. 모로코, 이탤리언, 인도식 등 다양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어 미각으로 즐기는

체험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1박에 쿠다후라의비치 방갈로는 1800달러부터,

란다 기라바루는 2400달러부터다.

출처 : n 고운산악회
글쓴이 : 겨울바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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