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의 호텔에서 편안하게 잔 다음
다음 목적지인 청송의 주산지로 향했다...
바닷가에서 내륙으로 들어가는 길이었는데
갈림길이 나와서 내비게이션으로 살펴보니
오른편의 국도보다 왼편 지방도가
좀 더 가까운듯하여 겁도 없이 그리로 올라갔다...
가는 길은 처음에는 좋았다...
보다 토속적인 한국의 시골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여
내 마음을 더 편안하게 해 주었기 때문에...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곧 산길로 올라가는 코스가 나왔는데 경사가 심하고
구불구불하고 며칠전에 내렸던 눈들이 응달부분에서는
녹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었던 것이다...
4륜 구동이 아닌 평범한 자가용인 내 차로서는 도저히 갈수 없는...
쌓인 눈들이 길을 좁게 만들어 본래 2차로인데
차 한대 정도만 지나갈 수 있게되어
만약 반대편에서 대형 차량이 온다면
나와 정면으로 부딪치게 될게 너무도 뻔했다...
혹시나하고 눈이 녹은 길이 곧 나오겠지하고 수십분을 더 가다가
도저히 안되겠다싶어 차를 돌려 아까의 갈림길로 돌아갔다...
눈길이 위험한 건 알았지만 직접 겪어보기는 처음이었다...
갈림길에 다시 와서 오른편의 국도로 향했다...
확실히 이름답게 '국도'가 도로폭도 넓고 눈도 말끔히 다
치워져있어 살았다싶다...
국도의 높은 지대에는 역시 눈이 쌓여져 있었지만
사진처럼 양옆으로 깔끔히 치워져있어 별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거리는 멀어보였어도 길이 좋아 속도를 더 낼수 있어
지방도로 가는 것보다 훨씬 빨리 갈수 있었다...
헤메느라 시간을 버린 덕분에 주산지는 포기하고
안동의 하회마을로 향했다...
주산지는 어차피 지금 가봐야 얼어있으니 그 진면목을 보기는 힘들다...
봄에 한번 더 오지 뭐...^^
이게 자유여행의 묘미 아니겠는가...
내 맘대로 바꾸는 일정!
안동에 가까와지자 배가 고팠다...
아침을 빵으로 대충 때운 이유도 있지만 운전을 계속한다는게
무척이나 에너지를 많이 요구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여행의 코스의 길이는 집에 돌아가서 보니
600 킬로미터였는데
내가 한 드라이브중 가장 긴 여행이었다...
일단 길가의 식당에 들러 안동 간고등어 정식을 주문했다...
전문점이 아니라 허술한 고등어 정식이었지만
맛은 기대이상이어서 만족할만했다...
사실 안동의 하회마을은 15년전쯤 차를 몰고 갔었던 곳이다...
그때는 무작정 내비게이션도 없이 표지판만 보고 갔는데
결국 찾지를 못하고 포기하고 말았다...
안동과 아주 가까이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수십킬로 더 떨어져있고
가다가 시골길에서 교통경찰의 속도 단속에 걸려 짜증도 나고해서
그대로 집으로 돌아갔었다...
그 다음부터는 국내여행은 삼가하고 외국여행으로만 몰두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때마침 시간이 생겨 다시 국내여행을
시작해봤는데 이번엔 성공적일지 아니면
또다시 외국으로만 돌지 궁금해진다...
내비게이션 덕분으로 하회마을 가는 길을 잘 찾았고
마침내 무려 15년만에 하회마을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렸다...
하회마을이 바로 나타나지는 않고 주차장에 차를 두고
걸어가니 장터가 보였다
옛 시골장터는 아니고 어느 정도 현대화된 식당들이 대부분이었다...
대강의 지리를 눈에 익히고 나서...
하회마을이 있는 방향으로 슬슬 걸어갔다...
도로를 따라걸어도 되지만 낙동강변을 조망하며 걷는
물돌이길이 낭만적으로 조성되어 있어 이 길을 택했다...
남자의 보통 걸음으로 15분쯤 걸리는 이 길은
헷갈리지 않게 길안내가 잘 되어 있었다...
연인끼리 걸으면 무척 분위기가 살아날 그런 길이었다...
푸근한 인상의 장승도 만나뵙고...
이 길이 힘들다고 생각하는 분들을 위해 셔틀버스도 운행하고 있었다...
단돈 500원이면 5분내에 하회마을로 다가설수 있다...
저 멀리 부용대가 보이는데 마을은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드디어 하회마을임을 알리는 표지석이 여행자를 반긴다...
반갑다...
하회마을...
내 너를 15년만에 보는구나...
마을 안은 예상대로 우리 고유의 기왓집들과 초가집...
그리고 민속 체험을 할 수 있는 민박집들이 곳곳에 있었고
한적한 그런 분위기였다...
그런데 솔직히 엘리자베스 여왕이 와서 어떤 칭찬을 늘어놓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규모가 작았다...
예상했던 것보다 마을의 크기가 훨씬 작았다...
보통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외국의 마을이나 도시를 가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나 수세기전으로 돌아간듯한 착각을 느낄 정도인데...
여기는 주민들도 많이 보이지 않고 뚜렷한 관광의 중심축이 없는 듯하다...
외국인들은 마을 자체보다 거기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푸근한 인상과
오래된 전통을 지키고 살아가는 생활자체를 보며 즐기고 싶어한다...
한국 여행수지의 커다란 흑자를 항상 바라는 입장이라
안타까움에 적어본다...
부용대를 배경으로 한 낙동강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판매할 사진으로 쓸려고 몇 장 찍어두고
다른 곳에서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찍었다...
오후 3시쯤 귀향길에 들어서 중앙고속도로와 신대구고속도로로
부산집에 오니 6시에 가까워져 있었다...
어쨌던 떠나기전 이런저런 일로 복잡했던 나의 마음을
소나기처럼 시원하게 씻어준 여행이 된것같다...
앞으로 왠지 이런 국내여행 자주 떠날것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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