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주진모/조인성의 "쌍화점"...좋은 영화 :: 록키의 나만의 세상
728x90
‘야한 정사’로만 치부되기엔 사랑 애달프도다 ‘쌍화점’(씨네리뷰)

[뉴스엔 홍정원 기자]
|홍정원의 영화가 즐거워|
'체감 러닝타임 길지 않은 격정의 남녀상열지사..야한 정사로만 치부되기엔 사랑 애달프도다'

이 영화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쌍화점'(감독 유하/제작 오퍼스 픽쳐스)은 '노출 수위가 높다' '7차례 정사신이 등장하는 영화다'라고만 하기엔 심오한 것들을 담고 있다. 조인성의 깊은 감정이 스며든 전라 노출 연기와 주진모의 왕의 외로움이 깃든 눈빛 연기, 송지효의 절제됐으면서도 섬세한 왕후의 내면 연기가 한데 어우러져 완성도 높은 사극이 탄생됐다. 실제 러닝타임은 133분이나 되지만 '체감 러닝타임'은 120분이 채 되지 않는다.

영화는 고려 25대 왕인 충렬왕 당시 지어진 작자미상의 노래 '쌍화점'(霜花店)으로부터 시작됐다. 이 노래는 쌍화(만두라는 뜻을 가진 '상화'의 음차)를 파는 가게에서 벌어지는 연인들의 세속적인 밀애를 담고 있다. 조선 성종 때는 유교의 도리에 어긋난다 해 '남녀상열지사' 혹은 '음사'로 취급 받았다.

시대의 아이콘 조인성과 송지효가 파격적인 베드신을 감행했다는 사실보다 그 베드신에 담겨 있는 이들의 눈빛과 감정에 더 눈길이 간다. 동성애자인 공민왕(주진모)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왕의 남자' 호위무사 홍림(조인성). 그는 후사를 위해 '왕의 여자' 왕후(송지효)와 대리합궁 시키려는 왕의 명을 따른다. 육체적 관계로 시작된 홍림과 왕후는 첫 대리합궁 이후 걷잡을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고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된다.

홍림은 왕을 육체적, 정신적으로 모셔야 하는 운명과 개인적 욕망 사이에서 갈등한다. 홍림 역의 조인성은 왕후와의 격정적인 정사신으로 자신의 욕정, 왕에 대한 죄의식, 사랑의 고통 등 복잡다단한 심리를 표현해냈다. 유하 감독은 '결혼은 미친 짓이다'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 등에서도 끄집어낸, 인간 영혼을 부여잡은 원초적 본능을 '쌍화점'에서도 그려냈다. 전작들과 달라진 것은 역사라는 도구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감독은 고려시대에도 현재에도 있는 인간 본능을 스크린에 펼쳐놓았다.

조인성 뒤태와 송지효 앞태 노출, 주진모 조인성의 동성 키스와 애무 등 파격적인 모습은 이야기를 탄탄하게 하는 재료이자 양념이다. 극중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홍림-왕후 커플도 안타깝지만 왕이 가장 외로운 존재다. 왕은 인간 본성인 사랑과 질투를 통해 비극에 가까워진다. 왕을 맡은 주진모 역시 외로운 왕을 연기하기 위해 눈빛부터 뼈 속 깊이까지 질투의 화신으로 돌변했다.

강렬한 베드신만큼 액션신에는 관심이 덜 집중되지만 꽃미남 배우들의 통쾌한 액션신 역시 볼만하다. 배우들의 고생이 엿보이는 액션신은 화려한 검술과 승마 등으로 완성됐다. 멜로드라마지만 작은 반전도 있다. 러닝타임 133분. 18세 관람가. 30일 개봉.

#시놉시스

격정의 고려 말, 원나라의 정치적 압박은 거세지고 정체불명의 자객들이 왕의 목숨을 위협한다. 어린 시절부터 왕의 최측근에서 호위해온 건룡위의 수장 홍림은 그런 왕을 보필하며 비밀리에 왕을 시해하려는 세력을 파헤친다. 그러나 왕의 후사문제를 빌미로 원나라의 무리한 요구는 계속되고 왕권에 도전하는 무리들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왕은 중대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왕의 명령이라면 목숨처럼 따르는 홍림. 하지만 왕은 고려의 왕위를 이을 원자를 얻기 위해 홍림에게 왕후와의 대리합궁을 명한다. 망연자실한 홍림과 원치 않는 합궁을 해야 하는 비운의 왕후, 그리고 이들을 불안한 눈빛으로 지켜보는 왕. 충격과 욕망이 엇갈린 그날 밤 세 사람의 운명은 휘청이기 시작한다. 합궁 이후 홍림의 마음은 흔들리고 누구도 끼어들 수 없었던 왕과 홍림의 사이에도 균열이 생긴다. 또 반역의 음모가 밝혀지면서 왕의 분노는 극에 달한다.
반응형
LIST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