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4월의 산 ― 충남 서산 팔봉산 :: 록키의 나만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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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대처럼 솟구친 암봉… 수채화처럼 펼쳐진 서해안 절경

서산=글·한필석 월간山 기자 pshan@chosun.com
사진·염동우 영상미디어 기자 ydw@chosun.com 

 
4월의 산 ― 충남 서산 팔봉산

꽃봉오리처럼 피어오른 팔봉산 바위 봉우리에 올라서자 발아래 산봉과 산릉이 잔잔한 파도처럼 밀려왔다.

서해 파도가 뭍으로 넘어오면서 아지랑이로 변한 것일까. 하늘은 잉크를 뿌려놓은 듯 파랗고 햇살은 부챗살처럼 온누리에 퍼졌다.

바위 봉우리에 올라선 산객(山客)은 부드러운 봄 햇살에 온몸이 나른해지면서 스르르 눈이 감겼다. 몸이 가벼워졌다.

하늘하늘 날아올랐다. 발아래로 산과 바다는 넓적한 꽃잎처럼 펼쳐졌고 바위산 팔봉산은 그 한가운데 피어난 꽃술처럼 아름다웠다.

산객은 노랑나비 되어 그 꽃술 위를 날고 있었다.

충남 서산 팔봉산(八峰山)은 산의 기준이 높이에만 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산이다. 높이래 봤자 해발 361.5m.

그러나 망대처럼 솟구친 암봉(巖峰)과 암릉은 설악의 공룡릉을 오르내리는 듯 힘차고 서쪽으로 서산과 태안반도 일원은 풍경화처럼

아름답게 펼쳐진다.

 

 


                             바닷물이 봄바람에 밀려 물 깊숙이 파고들고, 그 기운에 봄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다.

                                                 팔봉산 제2봉 정상에서 바라본 가로림만이 봄기운에 설레고 있다.

 

 

봄을 맞은 팔봉산은 유혹이 많았다.

주차장 한쪽 길가에 놓인 봄나물은 향긋한 봄 내음을 풍기며 코를 자극하고, 산기슭으로 접어들자 팔봉산 남장군과 여장군 장승이

눈웃음치며 반겨주고, 울창하게 우거진 소나무들은 군무를 추어대며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냈다.

봄기운의 꼬드김을 뿌리치고 한 발 한 발 올랐다.

숲을 벗어나 산길이 네 갈래 안부(능선의 잘록한 부분·잘룩이라고도 부름)에 올라서자 갈등이 인다. 왼쪽 1봉 먼저 오를까,

오른쪽 2봉부터 오를까. 아니면 운암사 터부터 들를까. 정상의 유혹에 끌려 2봉으로 향한다.

따스한 봄 햇살에 윗도리를 한 꺼풀씩 벗으며 철계단길 따라 2봉에 올라서자 등 뒤로 가로림만 일원의 서해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가슴이 탁 터진다. 이렇게 어깨가 쫙 펴져 2봉을 '어깨봉'이라 일컫는 것일까.

정상인 3봉은 '허공다리'가 없다면 오를 수 없을 만큼 험하다. 벼랑을 가로지르고 통천문 같은 바윗골을 빠져나간 다음 기암 위에 얹힌 또 하나의 기암에 올라섰다.

만천하가 발아래다. 뭍으로 파고든 가로림만의 바다는 거대한 물고기 비늘처럼 반짝이고 산릉은 봄바람에 찰랑대는 물결처럼 느껴졌다.

천년만년 눌러앉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고 4봉을 끼고 내려서다 능선 길 대신 운암사터로 방향을 튼다.

능선마루를 하나 넘어서자 산은 변신한다. 바위 대신 짙은 숲이 나타나고 대나무가 빼곡히 우거져 산객을 포근히 감싸준다.

네 갈래 안부로 돌아와 하산길에 들르리라 생각하고 남겨두었던 1봉으로 올랐다.

아슬아슬한 허리 길을 돌아섰으나 정상은 감투를 머리에 얹고 '여긴 못 올라온다'며 준엄한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그래도 눈앞에 솟구친 2봉을 바라보니 가슴이 벅차오른다.

우리가 올랐던 팔봉산은 바위꽃이었고, 우리는 그 꽃에 잠시 앉았다 내려선 벌 나비였다.

 

 

 


산행 길잡이

서산 팔봉산은 덩치가 작은 산이기에 산행 코스도 단순하고 짤막하다. 양길주차장과 어송주차장이 대표적인 기점이다.

양길주차장 기점 산행은 소나무숲을 가로질러 1봉과 2봉 사이 능선에 올라선 다음 2봉을 거쳐 정상인 3봉에 올라섰다가 운암사터를

경유하는 허리 길 따라 양길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산행이 주를 이룬다.

암릉 상의 위험 구간마다 철다리가 놓여 가족 산행에도 적격인 코스다. 2시간.

어송주차장 기점 코스는 서태사 코스 혹은 종주 코스라고도 부른다.

어송주차장에서 송림 사이로 난 비포장길과 콘크리트길을 1.2㎞ 따르면 서태사 앞마당에 올라선다.

여기까지 승용차로도 오를 수 있으나 주차공간이 마땅치 않다. 조망이 일품인 서태사 앞에서 오른쪽 산길로 접어들면 제8봉 오름길이다. 제8봉에서 제7·6·5·4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따라 제3봉까지는 0.8㎞, 약 30분 거리다.

제3봉에서는 스릴과 조망이 일품인 암릉을 타고 2봉을 거쳐 양길주차장으로 내려선다. 약 2시간 30분.


대중교통: 팔봉산 부근까지 가는 노선버스는 서산 시외버스터미널(ARS 1688-4813)에서 다닌다.

서울→서산 남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06:30~20:00 30회 운행. 7600원. 문의 (02) 521-8550, www.nambuterminal.co.kr.

서산→양길(어송)주차장 시외버스터미널에서 06:50~19:30 약 1시간 간격 운행하는 팔봉행 시외버스 이용. 40분, 1200원.

어송주차장 입구에서 어송주차장은 500m, 팔봉면사무소에서 양길주차장은 2㎞ 거리.

어송주차장은 30분 간격(06:50~21:00) 운행하는 태안행 시외버스를 타고 어송삼거리에서 하차해 접근할 수도 있다. 약 1㎞.

드라이브 코스: 서해안고속도로 서산(또는 해미) 나들목→32번 국도→서산→32·77번 국도 따라 약 11㎞→어송삼거리→우회전→팔봉면소재지→500m→사거리에서 우회전→2㎞ 양길주차장 입구. 입구에서 주차장은 약 1㎞(내비게이션: 서산시 팔봉면 양길리 820).

서태사로 가려면 어송삼거리에서 팔봉면소재지로 향하다 첫 번째 삼거리에서 오른쪽 아스팔트 길로 들어선다.

600m쯤 가면 승용차 60~70대 주차가 가능한 주차장(팔봉면 어송리 347-4)이 나온다.


맛집 (지역번호 041)

양길주차장 부근의 팔봉산가든(662-1718)은 산채비빔밥(7000원)과 두부전골(4인 기준 3만4000원) 전문점이다.

팔봉산코뚜레(662-7798)는 농장에서 키운 한우를 저렴한 값에 내놓는다. 600g당 특수부위 5만원, 등심 4만원. 불고기 1만원.

어송주차장 부근의 팔봉산 대성리쉼터(662-5691)는 닭백숙(4만5000원)을, 팔봉산꽃망울가든(664-3078)은 산채비빔밥(6000원)·

한방닭백숙(4만5000원)·오리탕(3만5000원) 등을 내놓는다.

팔봉산 양길주차장에서 15분 거리인 구도항은 저녁노을이 좋은 포구로 주변에 횟집도 두어 곳 있다.

바다 풍광이 좋은 황해횟집(662-6069, 010-9098-6069)에서는 밀국낙지탕(낙지 1마리 1만원, 면 1인분 1000원),

갱개미무침(3만원), 우럭(6만원), 주꾸미(1㎏ 4만원), 꽃게(1㎏ 5만원) 등 계절 해산물을 내놓는다.


숙소 (지역번호 041)

양길주차장에서 10~20분 거리에 펜션이 많이 있다(요금 4인 기준). 솔바다이야기펜션(663-4999) 주말 9만원, 주중 6만원.

팜파스펜션(662-3421) 주말 7만~8만원, 주중 5만원. 펜션 파타야(010-7611-2771) 주말 15만원, 주중 12만원.

 

 

 

 

 

 

출처 : ironcow6200
글쓴이 : ironcow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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