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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
최영미
한때, 너를 위해
또 너를 위해
너희들을 위해
씻고 닦고 문지르던 몸
이제 거울처럼 단단하게 늙어가는구나
투명하게 두꺼워져
세탁하지 않아도 제 힘으로 빛나는 추억에 밀려
떨어져 앉은 쭈그렁 가슴아
살 떨리게 화장하던 열망은 어디 가고
까칠한 껍질만 벗겨지는구나
헤프게 기억을 빗질하는 저녁
삶아먹어도 좋을 질긴 시간이여
출처 : ironcow6200
글쓴이 : ironcow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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