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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등산과 피로

 

 

9988234
[
月刊 山] 이번 달 특집기사에 등장한 숫자이다.
'99세 까지 건강(팔팔)하게 살다 2~3일 앓고 깔끔하게 가자(死)'는 뜻 이라는데
저런 말들이 전 같지 않게 귀에 쏙 들어 오는 걸 보면 이제 나도 슬슬 갈 준비를 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나 보다.
체력은 장기저축처럼 젊었을 때 비축해 놓고 노년기에 찾아 쓸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한다.
한 평생 꾸준히 적금 붓듯이 관리해 주지 않으면 한 때 산에서 제 아무리 날고 기었다 해도 말짱 도루묵이란 얘기.
늙어서 자식들 고생 시키지 않으려면 일주일에 세번 만 뒷산에 오르자.

 

각설하고, 진도 나간다.

 

 

 

 

*

 

 

 

 

일년에 한 두번 정도 직장 등반행사 또는 동문 산악회에 참가하여 기진맥진 산행을 한 후

며칠을 근육통으로 고생하는 경우를 주위에서 가끔 본다.
우리는 흔히 운동을 하고 나면 몸이 쑤시고 여기 저기 땡기는 것을 당연스럽게 받아 들이곤 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고 통증은 몸이 보내는 경고 싸인이다.
그리고 돈과 시간을 들여 가며 힘들게 등산하고 휴유증으로 며칠씩 고생을 할거라면 등산할애비라도 싫다.

 

이번 장에서 저자는 피로하지 않고 산행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운동생리학적으로 접근하여 대략 4가지로 구분하여 제시한다.
물론 산을 날로 먹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제껏 잘못 된 산행으로 고생한 경험이 있는 친구라면 "확실한" 처방이 되리라 본다.

 

 


_1 오르막길에서의 피로
     
내리막길에서 시작하는 등산이 있을까 모르겠다만, 등산!하면 초보자들은 가장 먼저 빡 쎈 오르막길의 고통을 떠 올린다.

 

숙련된 등산가들은 무의식 중에도 페이스를 배분하여 천천히 오르기 때문에 피로해 지는 경우가 드물다.
그러나 초보자의 경우에는 언제나 빠르게만 오르려 하기에 쉽게 피로해진다. (本文 中)

 

결론부터 내리자면 '닥치고 천천히'이다.

 


초보자 : 얼마나 천천히?
경험자 : 아주 많이....
초보자 : 이 뭐..

 

 

산을 오를 때 지치게 되는 원인부터 알아 보면 저 단순무식해 보이는 처방의 의미가 제대로 보인다.

등산의 기본은 '걷기'이지만 산을 오르는 것은 평지에서 걷는 것 과는 아주 많이 다르다.
건강한 성인 남자라면 평지에서 빠르게 걸어도(시속 6km)

심장 박동수는 분당 110회 정도로 신체에 가벼운 부담을 주는 정도에 불과하지만,
같은 속도로 10kg의 배낭을 메고 완만한 경사(8도)를 오르면 심박수가 분당 190까지 치솟는다.
남녀노소 할 거 없이 저 정도면 거의 한계에 이르는 수치이며 신체에 굉장한 부담이 따르게 된다고 한다.

특히 초보자의 경우는 조금만 빨리 걸어도 심박수가 치솟으며 자신의 페이스를 벗어나 출발부터 괴로운 산행이 된다.
그리고,

근육의 피로에 직접 영향을 주는 피로물질인 젖산의 축적에도 보행속도가 관계하고 있음을 저자는 실험을 통하여 알려 주는데..

 

 

 

 

 

 


 

 

 

 

 

 

자꾸 숫자가 나오니 읽는 사람 복잡해지고 나 역시 정리하기 귀찮아서 그냥 퉁치려고 했는데

이 그래프 하나만 보고 넘어 가자.

 

 

 

 

심박수는 보행속도에 거의 정비례 해서 일직선으로 올라가지만,
젖산의 농도는 느린 속도에서는 거의 증가하지 않거나 둔한 곡선을 그리다가
일정 속도를 넘어서면 급격하게 증가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얼마나 천천히 산을 올라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은 이 그래프에서 찾아야 한다.
체력에 맞는 적정 심박수를 유지하며 혈중 젖산 농도가 증가하지 않는 속도가 바로, 오르막길에서 '자신의 페이스'인 것이다.
즉, 마이 페이스만 지키면 생각 보다 아주 쉽게, 지치지 않고 산에 오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대부분의 초보자는 자신의 페이스를 모른다.
또한,

등산하다 심박수를 어떻게 일일이 체크하고,

자신에게 적당한 심박수는 무엇이며,

혈중젖산농도는 다 뭐냐?

등산 안 하고 말지.
사실, 나는 덕후 기질이 좀 있다 보니

 

 

 

이런 스마트폰 어플로 산행 중 가끔 심박수 체크 해보고

 

 

 

 

등산 후 이렇게 구간별 경사도와 평균속도를 비교해 보는 것도 나름 재미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덕질은 덕질일 뿐.
이런거 골치 아파하는 친구들을 위한 간편한 방법을 소개한다.

 

*일반적으로 왼쪽  척도에 10을 곱하면 심박수가 된다.

 

스웨덴의 심리학자가 고안한 지표로, 대뇌가 인지하는 피로감을 언어와 숫자로 나타낸 척도이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인간은 본능적으로 이러한 지표를 기준 삼아 움직이지 않을까?)

 

 

이것마저도 복잡하면 다 집어 치우고 단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약간 힘이들 정도의 속도로 오른다'
이래도 감이 오지 않으면 아파트 10층 까지 조금 힘들다 싶은 정도로만 계단을 올라 가 보라.

어느 정도로 느린 속도인지 대충 알 수 있다.
얼마 전 태백산 일출 산행에서 힘들어 하는 초보자에게, 경험 많으신 선배님의 '아기 처럼 아장아장 걸으라'는 조언은

매우 적절한 표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초보자가 느릿느릿 산에 오르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내 경험에 비춰보면,

무리를 지어 산행을 하는 경우 민폐감,

쓸데 없는 경쟁심리,

좁은 등산로에서 뒷사람에 대한 압박감,
그리고 저질체력에 대한 쪽팔림...

기타 등등.
   
등산의 기초는 경험이 많은 사람과 함께 다니며 배우는 것이 좋다.
산은 예상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하기 쉽고 그것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험자가 올바른 페이스 메이킹을 해 주면 더욱 좋다.
조급한 마음 가질 필요 전혀 없다.
그렇게 한발 한발 아기 걸음으로 산을 오르다 보면

어느날 갑자기 이미 '페이스-업'이 되어 있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므로. 
   


 

 

 

[#02 등산과 피로 _02 내리막길에서의 피로]는 다음 시간에... 

 

 

 

 

 

출처 : 중동고 79회 동문회
글쓴이 : 이치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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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내용과 아무 관계없다

 

 

지난 시간 빼 먹은 이야기 하나.

사점(死點, dead point)이라는 업계용어가 있다.

주로 마라톤 같은 장거리 레이스에서 자주 등장하는 하는 말인데,

죽을 것 같은 숨 가쁨과 터질 듯 한 심장, 극심한 근육통증을 이겨 내고 나면

몸과 마음이 평온을 되찾아 얼마든지 더 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며

이러한 상태를 세컨드 윈드(second wind) 또는 러닝하이(running high)라고도 한다.

 

운동능력이 한계에 가까와 오면 인체는 고통으로 중지 명령을 내린다.

하지만 이를 개무시하고 계속 달리게 되면 인체가 모든 기능을 동원하여

체온, 심장박동, 혈행, 산소수급의 균형을 스스로 맞춘 결과이다.

죽지 않으려고 몸이 알아서 이렇게 해준다니 인체의 신비가 놀랍기는 하지만...가끔은 죽는 사람도 있다는 게 함정이다!

 

등산과 관련된 사이트나 블로그 등을 서핑하다 보면 저 '사점'이라는 타업계 전문용어가 심심찮게 나온다.

이들은 우리 인생과 그럴싸하게 비교해가며, 사점을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히 맞서 극복하라 비장하게 외치고는

되도록 빨리 사점을 통과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과연 그럴까?

 

[똑똑한 등산이 내 몸을 살린다]의 저자 야마모토 마사요시는 등산 중 사점에 관한 언급이 없다.

오히려 최대 심박수의 75% 정도를 유지하며 약간 힘들 정도로 천천히 오를 것을 누차 강조한다.

이러한 방식의 운동을 '최대하 운동(最大下 運動)'이라 하며, 저자는 등산을 전형적이고 이상적인 최대하 운동이라 규정하고 있다.

저자의 모든 말이 절대불변의 진리일 수야 없고,

등산에서의 사점에 관하여 그는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 언급이 없으니 알 수 없지만

몸에 오는 부담은 차치하고라도 내 주관적인 느낌은 이렇다.

등산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레이스가 아니다. 토벌군에 쫓기는 빨치산처럼 산에 오를 현실적인 필요가 있는가?

세컨드윈드의 유혹이 아니더라도 산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존재이다.

빨리 올라야 할 이유가 있다면 꾸준한 등산으로 전편에서 설명한 '마이 페이스'를 올리는 것 외엔 방법이 없지 않을까…….

아마도 야마모토씨는 이렇게 말 할 것 같다.

 

사점? 난 반댈세.

 

그리고 등산은 그렇게 죽을 힘을 다해 오르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

 

 

 

#02 등산과 피로_02 내리막길에서의 피로

 

 

등산(登山).

단어만 봐도 산을 '오르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어서 그런지 초보자의 경우는 내리막길을 우습게 아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가끔 TV에서도 하산시 무릎충격 이나 사고위험 같은 것에 대해 소개를 하니 어느 정도 경각심은 갖고 있지만

내리막길에서의 피로감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해 줄 수 있는 경우는 숙련자라도 드문 것 같으니 그 원인을 알아보자.

 

내리막길에서도 피로는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내리막길에서의 피로는 어떤 의미에서는 오르막길에서의 피로보다 훨씬 심각하다.

왜냐하면 사고 발생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本文 中)

 

먼저, 산을 올라가는 것과 내려오는 것은 전혀 다른 운동임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평소 트레이닝을 하고자 한다면 계단오르내리기가 좋다. '오르기'가 아니다. '오르내리기'다)

산을 오를 때는 중력을 거스르고 자신의 신체를 들어 올려야 하기 때문에 근력을 써야한다.

이 때문에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산소가 필요하고 이는 곧 폐와 심장의 부담, 젖산의 축적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내려 갈 때는 위치에너지가 곧바로 운동에너지로 이용되므로 많은 에너지가 필요 없으니 폐와 심장이 널럴해진다.

내리막길이 편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자전거로 내리막길을 내려가 듯 에너지 사용이 제로가 되지는 않는다.

적당한 속도로 내려가기 위해서는 근력을 발휘하여 속도를 조절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긴 언덕길을 내려갈 때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本文 中)

 

등산을 하면 하체의 근육 중 주로 쓰이는 근육은 크게 허벅지 앞 쪽 근육, 장딴지 근육, 정강이 쪽 근육 인데

특히 허벅지 앞 쪽 근육을 많이 사용하고 이를 '대퇴사두근'이라 한다. (중요하니 외워두자)

 

 

대퇴사두근

 

 

이 대퇴사두근이 오르막길에서는 길이가 줄어들면서 힘을 내는데, 이러한 수축은 평상시에도 자주 일어나는 지라

근육 손상이 적고 반복 사용해도 근력저하율이 작으며 회복이 빠르다.

하지만 내리막길에서는 대퇴사두근의 길이가 늘어나면서 힘을 쓰게 된다.

운동의 결과도 역시 반대다.

근육 손상이 많고 근력저하율이 크며 회복도 느리다. 일상에서는 자주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근육통의 원인은 내리막길에 있다.

평소 등산을 자주 하는 사람은 다리 근육(대퇴사두근)이 단련되어 있기 때문에

장시간 산행에도 근육이 손상되지 않고 근육통을 일으키는 경우도 드물다.

하지만 어쩌다 한 번 등산을 하는 사람은 며칠간 근육통에 시달리게 되는데

이는 내리막길에서 근육이 손상되어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CPK는 근육세포가 파괴되면 혈액 속에 나타는 물질인데 그래프를 보면 오르막길에서는 거의 변화가 없지만

내리막길에서 크게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르막길에서 심폐기능에 미치는 부담은 숨차고 가슴 두근거림으로 쉽게 피로감을 인식하지만,

내리막길에서 근육 손상은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야 근육통으로 나타나므로 내리막길은 편하다는 착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혈중CPK(크레아틴산 분해 효소)농도

 

근육 손상을 입으면 혈중 노폐물(질소화합물)을 처리하기 위하여 신장에도 부담을 주게 되므로

근육통을 일으킬 정도의 등산은 결코 좋은 등산이라 할 수 없다.

또한 근육이 손상을 입게 되면 등산 중에 넘어지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내리막길에서 대퇴사두근의 '늘어나면서 쓰는 힘'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의 경우, 오르막길 보다 더 급격하게 근력이 떨어진다.

근력이 떨어지면 체중을 지지하는 힘이 약해지기 때문에 조금만 중심을 잃어도 넘어지게 된다. (本文 中)

 

 

내리막길에서의 착지 충격.

내리막길에서 관절이 받는 충격량은 이제 초보자들도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 같다.

하지만 충격이 피로로 작용하는 메카니즘은 잘 모르고 있다.

체중의 두세 배에 해당하는 힘이 한쪽 다리에 걸리게 되고 무릎 같은 관절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주게 되는 것뿐만 아니라

이러한 충격을 대퇴사두근이 밀어내야 한다.

따라서 반복되는 내리막길 걸음으로 근력저하와 함께 착지충격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체중을 지탱하기가 더욱 어려워져

땡칠이 모드로 산에 쫓아 올라 갔다가 끝이 없을 것 같이 후달리는 하산을 하고는 며칠을 끙끙 앓고,

결국은 나중에 또 등산가자! 하면 손사레를 치게 되는 것이다.

 

그럼...초보자는 어쩌란 말이냐.

헬쓰라도 끊어 대퇴뭐시긴지 하는 다리근육 키우기 전에는 산에 가지 말라는 말인가.

물론, 등산이 목적이 아니더라도 평소 체력관리를 위해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지만

내가 앞서 말했잖냐. 산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준다고.

 

등산에 있어서 가장 좋은 트레이닝은 등산이다.

 

왠지 괜찮아 보이는 이 말은 저자가 트레이닝에서 특이성의 법칙을 설명하며 한 말인데, 막 가져다 미리 써 먹어 본다.

결론은 등산을 해서 단련하면 된다.

 

1.고양이처럼 사뿐하게 내리막길을 걸어 무릎으로 전해지는 충격을 최대한 흡수하라.

-평소 계단을 내려 갈 때도 이렇게 걸어야 대퇴사두근의 '늘어나면서 쓰는 힘'이 키워 진다.

  산에 오면 숙달된 조교의 시범을 볼 수 있다. 

 

2.보폭을 줄이고, 돌계단에서는 최대한 높은 곳을 딛는다.

-등산 금언 중 '오를 때는 낮은 곳을, 내려갈 때는 높은 곳을 딛어라'라는 말이 있다. 금쪽같은 말이니 초보자는 반드시 주워섬길 것. (특히 오르막길에서 천천히 오르는데도 불구하고 쉽게 지친다면 급경사에서 보폭을 줄일 것. 보폭을 줄이는 것이 곧 낮은 곳을 딛는 것이다.)

 

3.스틱을 사용하여 체중과 충격을 분산하고 속도를 줄여 준다.

-소홀해 지기 쉬운 팔 운동에도 도움이 된다.

 

4.배낭을 가볍게 한다.

-사실 초보자에겐 배낭을 가득 채울 장비가 없긴 하지만...

 

5.체중을 줄여라.

-과체중이라면 무리하지 않는 꾸준하고 규칙적인 등산으로 감량이 가능하다.

 

6.완만한 하산로를 선택하라.

-내리막길 뿐 아니라 처음 등산계획 부터 자신의 체력에 맞는 산(코스)을 택해야 하는데 초보자가 이를 알기는 쉽지 않다.

 그러므로 초보자는 가급적 79동기산악회 놔두고 혼자 다니지 말 것.

 

위 4가지 방법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어 새로운 맛은 없지만 산에 갈 때 항상 유념해야 하고

특히 1,2번은 몸에 밸 정도로 숙련을 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그러기 위해 평소 계단에서 이런 연습도 추천하는 바이다.

본인은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은데 저런 보행법은 대퇴사두근의 ‘늘어나면서 쓰는 힘’을 키워 준다.

 

 

 

 

[#02 등산과 피로_03 에너지원이 떨어져서 나타나는 피로]는 다음시간에 계속.

 

 

 

출처 : 중동고 79회 동문회
글쓴이 : 이치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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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그릴스의 맨VS와일드를 보자.
이 프로의 내러티브는 매회 거의 비슷하다.
생존을 위해서 1.끊임없이 움직이고 2.체온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 두 가지를 실행하기 위한 필요조건이 에너지원의 보급 즉,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여, 베어그릴스가 괴기발랄한 음식(?)을 먹는 장면은 이 프로그램의 핵심적인 임팩트로 연출되고

이러한 계산은 어지간히 맞아 떨어져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로 어필하는데 성공한 것 같다..

 

 

 

 

 

 

 

 

 

 

 

 

 

 

 

 

 

 

 

 우거 우거...

 

 

 

우워어어~~~~

 

 

 

 

그는 시종일관 걷고 뛰고 점프하고 기어오르고 매달리고 헤엄친다.

(물론 그런 장면을 다큐로 받아들일 나이와 경험은 우리 모두 한참 지났다...)
하지만 그 프로그램을 찍기 위해서 실제로는 이렇게 먹어야 한다.

 

 

베어그릴스의 배신.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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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 등산과 피로_03 에너지원이 떨어져서 나타나는 피로


우리는 산에서 굶으면 개고생 한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안다.
왜 그런지 저자의 설명을 보자.

 

 

천천히 걷는 것을 자동차에 비유하면 경제속도로 운전 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경제속도로 운전하여도 연료가 떨어지면 엔진은 정지하게 된다.

인간의 운동에서도 같은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음식을 먹지 않으면 지칠 뿐 만 아니라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사고를 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먹는 일은 보기보다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本文 中)

 


1. 등산의 연료 : 탄수화물과 지방

 

체내의 탄수화물 및 지방 저장량의 관계.

그림에 표시한 수치는 중강도의 운동을 연속적으로 했을 때

각각의 연료로 계속할 수 있는 운동시간을 나타낸 것이다.

 

 

 

 

식물영양소(탄수화물, 지방) + 산소 -> 이산화탄소 + 물 + 에너지
여기서 다시 한 번 앞서 설명한 이 공식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본인의 연재를 정독한 친구들은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대충 감이 올 것이다.
부연설명을 덧 붙이자면 탄수화물과 지방은 톱니바퀴처럼 서로 상이한 특성이 맞물려 작용하며 우리 몸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탄수화물의 특성을 보면,

 -파워가 크다.

 -저장량이 적다.

 -산소가 필요 없다.

 -근육 뇌 신경계의 에너지로 쓰인다.

 -지방이 없어도 연소.

 -젖산이 쌓여도 연소한다.

반면에 지방은,

 -파워가 작다.

 -저장량이 많다.

 -유산소운동에만 이용 가능.

 -근육의 에너지원으로만 쓰인다(기아상태에서는 뇌에서도 사용).

 -탄수화물이 있어야 연소.

 -젖산이 생성되면 연소되지 않는다.

 

이게 뭔 말인고 하니. 
 
탄수화물은 지방을 연소시키기 위한 연소촉진제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그래서 지방을 연소시키려면 탄수화물을 적극적으로 보급하면서 운동해야 한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운동을 하면 피로할 뿐만 아니라 아울러 지방도 연소되지 않기 때문에 극도로 지치게 된다.
막대한 에너지를 사용하는 등산의 경우에는 사용하기 어려운 지방을 어떻게 원활하게 사용하는가가 중요하다.

그리고 이는 탄수화물의 보급에 달려 있다. (本文 中) 

 

요즘은 탄수화물 중독이다 뭐다 해서 매스컴에서 하도 떠들어대니, 탄수화물=비만 or 건강의 적! 

뭐 이런 등식이 만연하는 분위기지만,

무엇보다 움직이려면 에너지원이 있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며 적당히 먹고 적당히 태워야 건강해 진다는 점을 저자는 강조한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2. 먹지 않으면 뇌 활동이 떨어진다.

앞서 말한대로 탄수화물은 근육 뿐 아니라 뇌와 신경계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따라서 탄수화물의 고갈은 근육의 피로와 더불어 등산에 필요한 여러 가지 운동능력과

사고력 판단력 집중력 의지력 등의 정신적인 능력의 저하로 나타날 수 있다.
내 경험으로 봐서 일반적인 등산은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운동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산의 특징이 고도는 비교적 낮아도 초보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암릉구간이 많아

민첩성, 평형성 같은 운동능력이 떨어지면 아차하는 순간 큰 사고로 연결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적절하게 먹지 않아 비롯되는 이런 문제는 근육의 피로보다 더욱 중요한 지점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등산 중의 사고는 오전 11시와 오후 3시경에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이 시간대를 ‘마의 시간대’라고도 부른다.

여러 가지 원인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아침 또는 점심식사 이후 여러시간이 지나면서 탄수화물이 고갈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러한 시간대에 사고를 일으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멍한 상태로 걷고 있다가 넘어졌다’든가

‘넘어지기 전의 일은 전혀 기억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뇌 활동이 저하된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本文 中)  

 

지난 주 동문산악회에서 용봉산에 갔다가 모 선배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
작년, 관악산 팔봉에서 추락하여 삼십분정도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나 보니 한 쪽 팔이 완전 너덜너덜...

다행히 지나가는 등산객들의 도움으로 구조되었으나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경험을 했었다고 한다.
선배는 추락 직전, 팔봉 바위 위에서 그냥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까지만 기억난다고...
무엇인가 연결이 되는 듯한 경험담이다.

 


3.먹지 않으면 근육이 손상된다.

여기서 잠깐...
아무 것도 먹지 못하여 기아 상태가 되면 신체가 점차 적응하면서 축적된 지방만으로

근육과 뇌를 활동하게 한다는 저자의 별도 설명이 있다.
그런데 우리 몸은 기아상태에 빠지지 않기 위해 탄수화물이 고갈되기 전에 단백질을 먼저 분해하여 연료로 써버린다.
우리 몸에 단백질은 어디에 있을까?
가장 쉽게 떠오르는 거기...바로 근육이다.
등산을 해서 애써 키워 놓은 금쪽같은 근육을 도로 태워 등산을 하는 꼴이 되는 셈.

안 먹으면 말짱 도루묵!

 


4.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먹을까

본문에 소개된 전분류, 당류, 체중, 칼로리, 국제산악연맹권고안 등을 조목조목 열거할라치면...

아마도 이 글을 읽는 친구들의 스크롤은 여기서 끝나게 될 것이므로 간단히 요약하자면

간편하게 즐겨 먹는 음식을 준비하여 배고프기 전에 자주 먹으면 된다.

춥기 전에 입고 배고프기 전에 먹고 목마르기 전에 마셔라.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

 


그런데...
휴일에 근교 산에 각종 산악회다 뭐다 드글드글 산을 메운 아저씨 아줌마들 보면

삼삼오오 퍼질러 앉아 바리바리 싸온 음식을 잔칫상 수준으로 차려 놓고 먹어대던데
못 먹어 개고생이라니 이게 다 뭔 소린지 싶은 친구들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일반적으로 아침밥 먹고 두시간 정도 산에 올라 푸지게 먹고 놀다가 한두시간 하산하는 산행에서 이런 얘기들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그리고 뭐...그런 산행도 나름 즐거움은 있다.

하지만 말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고, 초보자도 자주 산에 오르다 보면 그런 먹자산행을 벗어나

남들처럼 불수사도북이니 북한산 12문 종주니 더 나아가 지리산, 백두대간종주 같은 것도 꿈꿔 보게 되는 법!
그리고 초보자가 적절하게 먹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등산 중에 소비하는 에너지는 예상외로 많다.

더욱이 등산처럼 장시간 지구성 운동을 하다보면 식욕이 억제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런 까닭에 등산 중에는 너무 많이 먹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너무 많이 먹지 못하는 경우가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평상시에 운동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 산에 가면 식사랑과 빈도가 많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습관상 많이(자주) 먹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本文 中)

 

특히 한 여름 무더위, 한 겨울 맹추위, 궂은 날씨에는 더욱 먹기가 힘들어진다.
나도 재작년 여름에 멋도 모르고 북한산 쫓아 갔다가 총체적 고난의 행군을 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 원인중 하나가 지금 생각해 보니 '안 먹어서'였다! 

그러니 먹기 위해 오르건, 오르기 위해 먹건 간에...먹어야 한다.

 


 

#02 등산과 피로_04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아 나타나는 피로...는 다음 시간에.

 

 

 

출처 : 중동고 79회 동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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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 부터 설악산, 지리산 같은 명산을 즐기던 S군.
"이제는 산에 다니지 않는다."
이유를 물어보니 작년에 아들과 함께 설악산에 갔다가 아들이 힘들어해서 배낭 두개 앞뒤로 메고 하산한 결과,
아! 이제 난 산은 안되겠구나... 하고 뼈저리게 느꼈단다.
L군 역시 무릎 통증 때문에 1년간 등산을 자제 중 이고, K군도 비슷한 경우라 들었다,
이런 예들은 비단 우리 동기들 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 중에도 흔하게 볼 수 있음을 등산에 맛을 들이며 알게 되었다.


또다른 사례.
반년간 꾸준히 등산을 해오며 가족, 친구들에게도 열심히 등산의 좋은점 들을 열거해 가며 권유를 해봤지만
그들로 부터 돌아오는 대답은 거의 한결 같았다.
"체력이 안되니 숨차고 힘들어서 부담스럽다."


왜 그토록 좋아서 젊은 시절을 나누던 산을 외면할 수 밖에 없고,
등산이 건강에 좋은 줄은 아는데 부담스러워 못 가거나 혹은 안 가는 것일까... 

 

등산의 기본은 "걷기"다.
우리 나이로 치자면 45년 이상을 걸어온 관록의 소유자들 아닌가!
거기에 숨쉬기 경력은 1년 정도 더 붙는다.
정말 몸을 망가뜨리거나, 두려움이 앞서게 하는 존재가 내 앞에 놓여 있는 저 산 일까.

나 역시 작년 봄, 처음 등산을 결심하며 걱정이 앞섰다.
한밤 중 치맥과 쇼파 위 TV리모콘으로 단련된 저질 체력이니 숨차고 힘든게 불을 보듯 했고,
인간의 평균수명이 늘어났으니 늙어 고생 안 하려면 도가니 곱게 써야 한다는 주위의 충고도 적잖은 부담이었다.

 

 

 


*

 

 

 


집 근처 도서관에 갈 때 마다 틈틈이 산과 관련된 책을 대출해 본다.
초보자를 위한 가이드북, 인문학적 지리서, 등반용어 사전, 소설, 월간지...

박범신 의 소설 [고산자]를 통하여 김정호 선생의 생애와 대동여지도에 투사된 그의 열정과 굴곡된 시대상을,
[산경표]와 관련된 자료들을 뒤져보며, 선조들이 인식해 왔던 우리 산하의 모습을 어림해 보기도 하였다.
내가 산에 가는 이유 중 하나를 만들어 준 셈이다.

 

 

 

 

 

 


그리고, 이 한 권의 책.

 

 


야마모토 마사요시.
일본의 운동생리학 전문가이며 자신 또한 등반가 이기도 한 저자는, 내게 '어떻게' 산에 오르고 내릴 것인가를 제시한다.
자신이 직접 피실험자가 되기도 하며 다양한 실험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왜 우리가 산에 오르면 힘들고, 자칫 몸까지 상하게 되는지를 쉽게 설명하였고,

역으로 힘을 덜 들이고 부상의 위험을 줄이는 방법을 알려 준다.

등산에 관심있는 친구들에게 일독을 권하는 바이지만,
게으르니즘과 귀차니즘으로 버무려진 동무들을 위하여

핵심 요약과 더불어 내가 몇개월간 불성실하게나마 트레이닝한 경험을 정리해볼까 한다.

사람이 다 같지 않으니 일반화하기엔 무리가 있을거라는 반론 또한 가능하겠지만
저자가 축적하여 도출한 데이터는 그리 만만치 않다.
그의 저서에는 이를 입증하듯 페이지를 가득 메우는 수치와 그래프가 등장하지만,

가능한 이런 계량화된 자료의 인용은 참아 보련다.

모쪼록, 등산을 앞둔 친구들에게 편안하게 읽혀지고 산을 오르길 바라는 마음이다.

 

-내일 모레 계속-
  
 

 

        

출처 : 중동고 79회 동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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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등산과 건강.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내 얘기 잠시 하고 넘어가자.

나는 왜 등산을 하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이제 중년에 접어드니 건강을 챙기려는 이유도 조금 있긴 하였지만

그 보다는 그냥 심심해서 산을 찾은 거 같기도 하다.

 

작년 초여름까지 내 몸은 이러 하였다.

어려서 부터 봄, 겨울 환절기 마다 거르지 않고 꼬박꼬박 감기 한 번씩 걸려 주었고

30대 후반 까지 체중 62kg, 허리둘레 29인치 였던 몸이 마흔을 넘기자 67kg, 32인치가 되었다.

복부 비만 때문에 책상 밑에 떨어진 볼펜 한 자루 줍기가 버거워지고,

샤워 후 거울을 보면 팔다리 가늘고 배만 뽈록 나온 ET가 한 마리 있었다.

십여 년 전 생긴 목 디스크가 몇 년 전 재발하여 가끔씩 눕지도 앉지도 못 하였으며

한두 달에 한번 꼴로 찾아오는 극심한 편두통 때문에 사무실과 집에는 항상 진통제를 두고 살았다.

건강검진 받을 때 폐활량 측정을 하다 하늘이 노래졌고 "담배 좀 끊으시죠?"하는 비아냥 섞인 충고도 들어 보았고…….

 

지금도 생활 습관이 크게 바뀐 것은 없지만,

등산 시작 한 지 3개월 만에 체중과 허리둘레는 제자리로 돌아 왔다.

몸짱은 아니지만 적어도 거울 속 ET는 사라진 거다.

십년 넘게 달고 살던 목 디스크의 고통도 사라졌고, 편두통 약은 잊은 지 오래다.

송년회 모임 때 대부분 눈이 빠지도록 애써도 한 뼘도 불지 못한 꽈배기 풍선을 별로 힘들이지 않고 한 큐에 가득 채워 버렸다.

 

그냥 심심해서 오르기 시작한 산이 내게 준 선물이다.

그리고 그것은 극히 일부일 뿐.

 

 

 

*

 

 

 

식물영양소(탄수화물, 지방) + 산소 -> 이산화탄소 + 물 + 에너지

 

저자는 이 낯익은 공식으로 [제1장 등산과 건강]을 시작한다.

등산(운동)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쉬지 않고 일어나는 우리 몸 안의 화학반응이다.

학교 때 배운 기억이 희미하게 남아 있는 저 한 줄의 공식엔 건강한 등산에 있어서 중요한 여러 지점의 의미를 품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운동을 하면 지방이 연료로 사용된다.

지방을 연소시키기 위해서는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호흡, 순환계를 활발하게 자극한다.

이렇게 음식물을 산소로 연소시켜 에너지를 생산하는 운동을 유산소 운동이라고 한다.

 

신체에 큰 부담을 주지 않고 낮은 강도로 장시간 지속 할 수 있으며 등산은 전형적인 유산소 운동이다.

 

등산의 경우에는 등에 짐을 지고 경사진 길을 걷기 때문에 천천히 걸어도 평지에서 빠르게 걷는 워킹 또는 조깅에 상당하는 운동 강도가 된다. - 本文 中

 

 

비슷한 유산소 운동인 워킹, 조깅, 마라톤과 비교하여 등산의 매력은 멋진 대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 단조로움 없이 꾸준히 운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분당 10리터 정도의 공기를 마시지만 등산할 때는 최대 150리터 까지 들숨을 쉬게 된다.

게다가 매연에 찌든 도시의 공기가 아닌 숲이 정화해 주는 맑은 공기를!

 

등산은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한다.

시간당으로 비교하면 마라톤 보다 아주 낮은 에너지를 사용하지만, 등산은 운동시간이 비교적 길기 때문에 그렇다.

초보자의 천천히 오르는 산행도 마찬가지이며, 본격 등반의 경우는 마라톤의 3~4배 칼로리를 소비하게 된다.

그래서 특히 등산은 먹는 게 중요한데, 여기서 위의 공식을 상기하며 아래의 그래프를 주목해 보자.

 

 

 

 

등산 금언 중 "먹은 만큼 간다"라는 말이 있다.

내 짧은 경험에 비추어 봐도 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전제해야 할 것은 바로 "탄수화물"이다.

인체는 지방과 산소를 연료로 태워 에너지를 얻지만, 탄수화물이 없으면 지방 혼자 타지 않는다.

특히 [그래프B]에 나타나듯이 운동 시작 초기에는 탄수화물이 주연료로 사용 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진적으로 지방의 연소 비율이 올라간다.

 

저자는 여러 실험 데이터를 제시하며 꾸준한(!) 등산이 여타 운동에 비해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임을 말하고 있다.

또한 그런 목적이 주가 되어 등산을 한다해도 밥은 먹고 올라야 효과를 볼 수 있으며,

무엇보다... 굶으면 산에서 개고생 한다.

단지 배가 고파서 고생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애써 키워 놓은 근육을 갉아 먹고, 하산 길에서 하체 후달림과 무릎 부담, 더 나아가 사고로 이어 질 수도 있기 때문인데...

 

 

 

다음 시간, [제2장 등산과 피로]에 계속.

출처 : 중동고 79회 동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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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등산과 피로

 

 

9988234
[
月刊 山] 이번 달 특집기사에 등장한 숫자이다.
'99세 까지 건강(팔팔)하게 살다 2~3일 앓고 깔끔하게 가자(死)'는 뜻 이라는데
저런 말들이 전 같지 않게 귀에 쏙 들어 오는 걸 보면 이제 나도 슬슬 갈 준비를 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나 보다.
체력은 장기저축처럼 젊었을 때 비축해 놓고 노년기에 찾아 쓸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한다.
한 평생 꾸준히 적금 붓듯이 관리해 주지 않으면 한 때 산에서 제 아무리 날고 기었다 해도 말짱 도루묵이란 얘기.
늙어서 자식들 고생 시키지 않으려면 일주일에 세번 만 뒷산에 오르자.

 

각설하고, 진도 나간다.

 

 

 

 

*

 

 

 

 

일년에 한 두번 정도 직장 등반행사 또는 동문 산악회에 참가하여 기진맥진 산행을 한 후

며칠을 근육통으로 고생하는 경우를 주위에서 가끔 본다.
우리는 흔히 운동을 하고 나면 몸이 쑤시고 여기 저기 땡기는 것을 당연스럽게 받아 들이곤 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고 통증은 몸이 보내는 경고 싸인이다.
그리고 돈과 시간을 들여 가며 힘들게 등산하고 휴유증으로 며칠씩 고생을 할거라면 등산할애비라도 싫다.

 

이번 장에서 저자는 피로하지 않고 산행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운동생리학적으로 접근하여 대략 4가지로 구분하여 제시한다.
물론 산을 날로 먹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제껏 잘못 된 산행으로 고생한 경험이 있는 친구라면 "확실한" 처방이 되리라 본다.

 

 


_1 오르막길에서의 피로
     
내리막길에서 시작하는 등산이 있을까 모르겠다만, 등산!하면 초보자들은 가장 먼저 빡 쎈 오르막길의 고통을 떠 올린다.

 

숙련된 등산가들은 무의식 중에도 페이스를 배분하여 천천히 오르기 때문에 피로해 지는 경우가 드물다.
그러나 초보자의 경우에는 언제나 빠르게만 오르려 하기에 쉽게 피로해진다. (本文 中)

 

결론부터 내리자면 '닥치고 천천히'이다.

 


초보자 : 얼마나 천천히?
경험자 : 아주 많이....
초보자 : 이 뭐..

 

 

산을 오를 때 지치게 되는 원인부터 알아 보면 저 단순무식해 보이는 처방의 의미가 제대로 보인다.

등산의 기본은 '걷기'이지만 산을 오르는 것은 평지에서 걷는 것 과는 아주 많이 다르다.
건강한 성인 남자라면 평지에서 빠르게 걸어도(시속 6km)

심장 박동수는 분당 110회 정도로 신체에 가벼운 부담을 주는 정도에 불과하지만,
같은 속도로 10kg의 배낭을 메고 완만한 경사(8도)를 오르면 심박수가 분당 190까지 치솟는다.
남녀노소 할 거 없이 저 정도면 거의 한계에 이르는 수치이며 신체에 굉장한 부담이 따르게 된다고 한다.

특히 초보자의 경우는 조금만 빨리 걸어도 심박수가 치솟으며 자신의 페이스를 벗어나 출발부터 괴로운 산행이 된다.
그리고,

근육의 피로에 직접 영향을 주는 피로물질인 젖산의 축적에도 보행속도가 관계하고 있음을 저자는 실험을 통하여 알려 주는데..

 

 

 

 

 

 


 

 

 

 

 

 

자꾸 숫자가 나오니 읽는 사람 복잡해지고 나 역시 정리하기 귀찮아서 그냥 퉁치려고 했는데

이 그래프 하나만 보고 넘어 가자.

 

 

 

 

심박수는 보행속도에 거의 정비례 해서 일직선으로 올라가지만,
젖산의 농도는 느린 속도에서는 거의 증가하지 않거나 둔한 곡선을 그리다가
일정 속도를 넘어서면 급격하게 증가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얼마나 천천히 산을 올라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은 이 그래프에서 찾아야 한다.
체력에 맞는 적정 심박수를 유지하며 혈중 젖산 농도가 증가하지 않는 속도가 바로, 오르막길에서 '자신의 페이스'인 것이다.
즉, 마이 페이스만 지키면 생각 보다 아주 쉽게, 지치지 않고 산에 오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대부분의 초보자는 자신의 페이스를 모른다.
또한,

등산하다 심박수를 어떻게 일일이 체크하고,

자신에게 적당한 심박수는 무엇이며,

혈중젖산농도는 다 뭐냐?

등산 안 하고 말지.
사실, 나는 덕후 기질이 좀 있다 보니

 

 

 

이런 스마트폰 어플로 산행 중 가끔 심박수 체크 해보고

 

 

 

 

등산 후 이렇게 구간별 경사도와 평균속도를 비교해 보는 것도 나름 재미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덕질은 덕질일 뿐.
이런거 골치 아파하는 친구들을 위한 간편한 방법을 소개한다.

 

*일반적으로 왼쪽  척도에 10을 곱하면 심박수가 된다.

 

스웨덴의 심리학자가 고안한 지표로, 대뇌가 인지하는 피로감을 언어와 숫자로 나타낸 척도이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인간은 본능적으로 이러한 지표를 기준 삼아 움직이지 않을까?)

 

 

이것마저도 복잡하면 다 집어 치우고 단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약간 힘이들 정도의 속도로 오른다'
이래도 감이 오지 않으면 아파트 10층 까지 조금 힘들다 싶은 정도로만 계단을 올라 가 보라.

어느 정도로 느린 속도인지 대충 알 수 있다.
얼마 전 태백산 일출 산행에서 힘들어 하는 초보자에게, 경험 많으신 선배님의 '아기 처럼 아장아장 걸으라'는 조언은

매우 적절한 표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초보자가 느릿느릿 산에 오르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내 경험에 비춰보면,

무리를 지어 산행을 하는 경우 민폐감,

쓸데 없는 경쟁심리,

좁은 등산로에서 뒷사람에 대한 압박감,
그리고 저질체력에 대한 쪽팔림...

기타 등등.
   
등산의 기초는 경험이 많은 사람과 함께 다니며 배우는 것이 좋다.
산은 예상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하기 쉽고 그것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험자가 올바른 페이스 메이킹을 해 주면 더욱 좋다.
조급한 마음 가질 필요 전혀 없다.
그렇게 한발 한발 아기 걸음으로 산을 오르다 보면

어느날 갑자기 이미 '페이스-업'이 되어 있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므로. 
   


 

 

 

[#02 등산과 피로 _02 내리막길에서의 피로]는 다음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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