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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점을 치다 / 서안나
새 꿈을 꾸었다는 당신
당신에게
흰 새가 날아들어
심장소리까지 들었다 했다
백동전 두 닢을 주고
새 꿈을 안아들던 밤
나는 새 점치는 노인처럼 발목이 가늘어졌다
새벽이면 어깨가 무거워졌다
내소사 솟을빗꽃살문에 기대어 휘파람을 불면
당신 꿈에서 내 꿈으로 건너온
새 한 마리
단단하게 접은 종이를 물어왔다
두 개의 해가 뜨면
동쪽으로 귀가 긴 귀인을 만난다 했다
인간의 눈으로는 읽을 수 없는
상서로운 귀신의 화법이었다
새 점을 칠 때
가끔 당신 심장소리가 들렸다
날아오르지 못하는
대웅보전 수월관음의 내리뜬 눈동자
인연을 밀쳐둔 손끝이 깊고 아늑했다
내소사는 다시 오고 싶은 절집
창을 열면
능가산의 서쪽은 적멸이다
출처 : 淸韻詩堂, 시인을 찾아서
글쓴이 : 동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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