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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줄거리
1940년, 거대한 어둠의 조직이 점점 그 세력을 확장해가는 가운데... 최정예 특수요원들의 명단이 담긴 국가 일급 기밀문서와 여성 비밀요원‘금연자’가 작전 수행 중 바람처럼 사라진다. 일이 이쯤 되자, 임시정부의 수장들은 감춰두었던 마지막 비장의 병기를 꺼내 들기로 한다. 자신의 존재를 밝히지 않은 채, ...
영화 감상평
나의 평가
드디어 베일을 벗은 괴작, '다찌마와 리-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가 개봉했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라는 단편영화로 혜성처럼 등장한 류승완 감독은 충무로에 입성한 이후 매 작품들이 주목을 받곤 했다.
일단, 그가 현재 한국 영화판에 보기 드문 개성적인 이야기꾼이기 때문이리라.
'피도 눈물도 없이' ,'아라한 장풍 대작전', '짝패' 등 내가 본 영화들을 꼽아 봐도 그는 메이저에 걸맞는 감수성과 마이너적인 도전정신까지 함께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다.
이번 작품은, 그가 가지고 있던 초반의 마이너적 감성을 최대한 발휘한 영화이다.
그도 그럴것이, UCC를 통해 유명세를 탔던 '다찌마와 리' 라는 단편영화의 확장판이기 때문이다.
'한번 재미있게 놀아보자' 라는 느낌의 영화였던 단편 '다찌마와 리' 가 좀 더 세련된 옷을 입고 거대한 브라운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단편 '다찌마와 리' 가 유치한 대사들과 억지스러운 오버액션 속에서도 마니아층을 만들고, 그들을 통해 널리널리 퍼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임원희' 라는 배우였을 것이다.
서울예전을 졸업하고 연극판을 전전했던 임원희는 많은 얼굴을 가지고 있는 배우이다.
류승완 감독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를 통해 보았을 때는 '정말 사악해 보인다' 라는 강렬한 인상을 주었지만, 단편 '다찌마와 리' 를 통해 보았을 때는 '정말 웃기게도 생겼다' 라는 인상을 주었다. 후에 '재밌는 영화' 를 통해 '저 배우는 천상 코미디 배우로구나' 싶었지만, '쓰리,몬스터' 를 통해 소름끼치게 섬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임원희는 대단히 진지한 배우이다.
그의 표정은 어느 컷에서 하나 흐트러짐이 없고, 어떤 배역에서건 자신의 진가를 발휘해 낸다.
진지함과 코믹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배우는 그리 흔치 않다.
대부분의 배우가 진지한 역을 하다 코믹한 역을 하면, 다시는 그 코믹한 이미지를 벗기 힘들다는 것은 다른 여러 배우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을 터다.
하지만, 임원희라는 배우는 어느날 식객의 '오봉주' 가 되었다가도, 다음날 '다찌마와 리' 가 될 수 있는 배우인 것이다.
그의 개성적인 마스크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많은 종류의 캐릭터들을 연기해온 필모그래피만 봐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런 임원희이기에 그의 진지하기 짝이없는 코믹연기는 웃음폭탄주를 제조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 리' 는 그야말로 무비키드(헐리웃 키드 말고!!) 를 위한 선물이고, 수많은 장르영화들에 대한 오마쥬이다.
플롯은 007과 같은 '스파이 영화' 의 전형이고, 주인공은 70~80년대 한국과 홍콩의 액션 히어로들을 빼다 박았다.
세트는 엉성하지는 않지만 어딘가 어색해 보이고, 필름에는 가는 세로줄까지 간간히 보인다. 배우들의 동작은 오버스럽고, 후시녹음으로 진행된 목소리도 새로운 느낌이다. 게다가 중간중간에 변사 류승완의 나레이션까지 들어있던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영화는 시작부터 뻔뻔하다.
1942년 상해의 원경은 대놓고 그림으로 보여주고, 개그 콘서트에서나 볼듯한 말도 안되는 외국어를 남발하며, 차가 쑹쑹 다니는 한강 철교 밑에서 거기가 압록강이라고 우긴다. 이 낯뜨거울 정도의 뻔뻔함에 누구는 배꼽잡고 웃어제끼고 누구는 냉소를 날리며 욕을 한다.
나는 진짜 너무 웃겨서 울면서 의자에 파묻히고 싶었다. ^^ 극장에서 나올땐 배가 땡길 정도였다.
게다가, 후시녹음이라는 그것도 굉장히 웃겼다. 워낙 대사 자체가 웃기긴 했지만, 혼잣말이나 주변 웅성거림 등...돌비 시스템에 익숙해서 거리감이 잘 느껴지는 스테레오에 길들여있는 우리의 귀에, 그런것이 배재된 아날로그한 소리 그 자체가 코믹했다.
영화는 중반을 넘어서면 본격적인 오마주에 돌입한다.
특히 다찌마와 리 가 기억상실한 부분의 시퀀스는 서극감독의 영화 '칼刀' 을 그대로 옮겼다.
세트와 소품, 액션, 상황까지 완전하게 똑같다. 서극감독에 대한 류감독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부분으로, 서극감독을 칼을 무지하게 좋아하는 나 역시 잠깐이나마 류승완 감독과 하나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영화는 중반을 넘기면서 좀 지루해진다.
차라리 초-중반은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웃어보자' 라는 느낌이었다면, 후반부는 지나치게 힘이 들어간 듯 하다.
복선이 없는 반전은 느낌이 약하고, 단순한 이야기를 갑자기 복잡하게 만드는 느낌이다.
게다가 클라이맥스의 삼각 구도 역시 어설프고, 그 결말 역시 허전하기 짝이없다.
차라리, 류승완 감독의 전매히트인 처절한 격투신으로 마무리 되었으면, 혹은 처절하면서도 코믹한 격투신으로 마무리 했으면 좋았을 법 하다. 생각보다 영화 안의 액션들이 전작들에 비해 화끈해보이지 않아서 클라이맥스를 내심 기대하고 있었는데, 대화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라 너무 아쉬웠다.
모두가 이 영화를 보러올 때, 최소한 이야기의 완성미나 반전을 기대하지 않고 올것이다.
하지만, 역시 이야기꾼의 욕심인 것일까? 생뚱맞고 충분한 장치가 없었던 반전은 오히려 사족이 된 듯 하다.
게다가 박시연이라는 배우의 어설픔도 조금 아쉬웠다.
공효진과 임원희, 안길강 등 주요 배우가 오버스럽고 억지스러운 연기들을 아주 잘 소화한 반면, 박시연의 오버연기는 역시 내공이 떨어져 보였다. 물론 화면빨은 정말 예쁘게 잘 잡혔지만 말이다.^^;;
이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다찌마와 리는 정말 웃긴 영화이다.
조금만 신경써서 듣고, 화면 구석구석을 잘 살펴보면, 웃다 자지러질만한 요소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BUT, 열린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만이.
까칠함과 따지길 좋아하는 마음은 잠시 넣어두시라.
분명, 류승완이라는 사람은 영화를 절대 대충 만드는 것이 아니다.
'뭘 저렇게 대충 만들었어?' 라고 따질 사람은 그냥 보지 말기 바란다.
그 '대충 만들어 보임' 조차 계산된 유머 코드이니 말이다.
열린 마음으로 이 영화를 본다면, 내 단언컨데, 최소 20000원어치의 웃음은 보장한다.
출처 : 熱血의 만화세상
글쓴이 : 熱血明浩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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