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KT&G의 콜롬비아 출신 외국인 선수 몬타뇨(Montano·27)를 둘러싸고 시즌 초반 이런 우려의 목소리가 들렸다. 몬타뇨는 세 살 난 아들을 둔, 국내 여자 프로배구 사상 첫 '엄마 선수'였다. 그를 둘러싸고 시큰둥한 얘기가 나온 데는 지난해 10월 말경 왼손 새끼손가락을 다쳐 이번 시즌 개막전(11월 1일)을 거르고,
다음 두 경기에선 교체로 나와 이렇다 할 활약(두 경기 총 18점)을 못 보인 탓도 있었다.(100306)
하지만 몬타뇨가 제 몸 상태를 되찾자 '엄마 선수'에 대한 염려는 눈 녹듯 사라졌다. 경기력에 대한 시비도 없어졌다. 몬타뇨는 5일 현재 정규리그 득점(551점)과 공격 종합(성공률 46.79%) 1위를 달리며 KT&G를 리그 2위(16승7패)로 이끌고 있다
몬타뇨의 주 무기는 오픈공격 성공률 1위(45.99%)에서 보이듯,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강력한 스파이크다. 오픈공격은 세터의 평범한 토스에 맞춰 공격수가 어택라인 안쪽에서 스파이크를 때리는 가장 흔한 공격방식이다. 16세까지 농구와 배구 선수로 모두 활약한 덕분에 몬타뇨는 스파이크 리치(최고 타점) 3m30의 엄청난 탄력을 자랑한다. 콜롬비아 높이뛰기 국가대표 출신 아버지에게 점프 유전자를 물려받은 덕분인 듯했다.
스포츠 에이전트로 활동하는 남편은 매번 아내의 경기를 보고 상대 분석을 돕는 등 외조 만점이다. 개구쟁이 아들도 이젠 엄마 팀(KT&G)을 구분하고 응원할 정도가 됐다. 유아원에서 배운 "엄마", "고마워" 등 옹알거리는 한국말도 원정경기와 고된 훈련에 지친 몬타뇨의 피로를 씻어준다고 한다. '아이 키우느라 체력이 떨어지지 않느냐'고 묻자 몬타뇨는 "세상에서 엄마만큼 강한 사람이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