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6월20일
드디어 정상탈환.
정말 눈물겨운 여정이였다.
그리고 오늘 우빈형에게 남겨진 모든 빚을 청산했다.
아주 홀가분한 기분이다.
오늘 우빈형은 숙소에 들어 오질 않았다.
2005년 6월21일
지오랑 도현이에 관해 처음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자리를 만들기까지 내가 얼마나 힘겨워 했을지 알겠다며 그가 자꾸만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멋적고 부끄럽고,조금씩 더 단단해져 가는 내 심장에게 고맙고.
일렁이던 많은 감정들이 잔잔해 졌다.
2005년 6월24일
짐을 꾸렸다.
이곳에서 태무로 거듭 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지난 십개월.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어 버렸나 아주 곰곰히 한참을 생각해 보았다.
만감이 교차해 눈물이라도 흐를 지경이다.
갑자기 울리는 벨소리,도현이다.
그래,난 그녀를 사랑한다!
나는 아주아주 간절히 그녀를 원한다.
지금은 이것만 생각하기로 했다.
그저 이것 하나만 생각하기로 했다.
2005년 6월25일
도현이와 새로이 만든 보금자리 2211 Alawai'i
14층이라 전망도 끝내 준다.
베란다가 없는 집이라 살짝 무섭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너무 마음에 든다.
행복하다.
2005년 7월4일
도현이와 함께 알라모아나 공원에 독립 기념일 불꽃 놀이를 보러 갔다.
일찍부터 서둘러 운좋게 앞줄을 차지할 수 있었다.
사랑해,사랑해 도현아..!
2005년 7월7일
아직까지도 가슴에 지우개의 찌꺼기처럼 남은 앙금.
커뮤니케이션의 부재.
오늘도 만취가 되어 가게에서 흐느적거리는 도현이와 목이 쉬도록 한참을 싸웠다.
나는 그녀가 가게에 더이상 오지 않았으면 한다.
많이 힘들다.
2005년 7월20일
이번달 결산에도 나는 아프리카의 에이스가 되었다.
다시는 놓치고 싶지 않다.
두번 다시는 내려 가지 않을 게다!
2005년 7월21일
제시가 우빈형을 지명했다.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
2005년 7월23일
내 오랜 지명 수희가 우빈형을 찾아 가게에 놀러 왔다.
제시에 이어 이연타.
정신이 혼미하다.
2005년 7월25일
어제 하루 가게를 쉬고 집에서 끙끙 거리고 있으려니 지오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제서야 사건의 전말을 알 수 있었다.
내가 다시 도현이와 동거를 시작하면서 우빈형이 그 사실을 발빠르게 내 지명들에게 슬며시 알렸고,그녀들의 마음에 구멍이 생길때 꾸준히 파고 들어 그녀들에게 물밑 작업을 한 결과란다.
미리 알려 주지 못해 미안하고 자기도 이제 우빈형이 너무 무섭다고 했다.
이런게 바로 그가 예전 나에게 이야기했던 컨스피러시와 프로파일링인가?
그의 존재가 두려움으로 엄습해 왔다.
2005년 8월2일
몇일째 계속되는 급격한 추락으로 정신이 없다.
이 와중에 도현이가 친구들과 가게에 왔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미친듯이 술을 마시다 그만 테이블에서 엉엉 울어 버렸다.
모두가 모두가 들을 수 있게 목청껏 울어 버렸다.
비틀거리며 콧물을 닦으며 화장실을 다녀 오니 나만큼 술에 취한 도현이가 흐느적 거리며 마담 태현형 품에 안겨 있다.
전후사정 모두 필요없이 그 장면만으로 테이블을 와장창 모두 엎어 버리고 집으로 쫒겨 돌아 왔다.
소주를 마시며 해가 뜨도록 기다렸지만 끝내 그녀는 들어 오질 않았다.
2005년 8월3일
어떻게 된건가?
도대체 왜 난 그 위험한 창문에 걸터 앉아 있었고 어떻게 그순간 그녀가 내게로 다가 온건가?
아주 slow motion이였으나 한치의 빈틈은 없었다.
신이 여태껏 내게 보여준 장면 중 일생일대의 최고의 편집이다.
내 앞에 무릎을 꿇은 그녀의 눈이 반짝거렸다.
내 눈물은 이미 내 온 얼굴을 적셨다.
한순간에 무너진다.
그래,언제나 이런식이다.
그녀의 흐느낌이 점점 거칠어 진다.
그리곤 서서히 나에게서 그 세월의 수갑을 풀어 주었다.
어색하였지만 싫진 않았다.
그래,이제 알겠다.
Party는 모두 끝났다.
2004년 8월4일
다시 숙소로 돌아 왔다.
우빈이 형은 보이질 않았다.
2005년 8월19일
마담 태현형과 우빈형과 같이 테이블을 보는데 모두의 관심이 점점 우빈형에게로 쏠린다.
이 집의 에이스가 누구냐라는 말에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뜸 '우빈'이라고 말해 버리는 마담.
난 테이블을 박차고 일어 섰다.
그리고 가게밖으로 뛰쳐 나가는데 우빈형이 뒤따라 온다.
그의 주먹과 발길질이 허공에 부서진다.
거친 분위기엔 욕이 제격이다.
그렇게 한참을 싸웠을까.
금새 짠하다.
터덜터덜 숙소로 돌아 가는 길 지오가 뒤따라 온다.
녀석이 어디선가 소리친다.
"그게 도망치는거 아냐?"
녀석이 흐느낀다.
"무서워서 그러는거 아니냐구..!"
녀석의 목소리가 갈라진다.
"나보고 다 어떻게 감당하라구.나도 무서워 죽겠어..."
녀석의 눈물을 외면하며 몰래 흐르는 콧물을 훔쳤다.
이제 정말 하와이를 떠날 때가 온 것 같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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