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I MUA I KA NOA-31 :: 록키의 나만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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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15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차 리그 한국 -일본전.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생방이다.

오늘따라 바에 로컬 일본손님들이 많았다.

매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

결국 한국이 2―1로,역사의 숙적 일본을 물리쳐 냈다.

너무도 벅차다.

표정관리가 아주 힘들다. 

경기가 끝난 후 나는 조용히 바를 빠져 나와 주방 한켠으로 숨어 들었다.

주변을 살펴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그제서야 북받쳐 오른 기쁨의 눈물을 한없이 토해 내었다.
 

2006년 3월19일

콘티를 완성하고 사전답사로 MAKAPU비치 등등 세곳을 다녀 왔다.

출근하니 어느새 MIKE이 나를 뒤따라 들어 온다.

오늘 이주만의 Day-off라고 했다.

오랫만에 하루종일 애들하고 놀아 줘서 골이 지끈거린단다. 

맥주 채워 넣기를 도와 주겠다며 바안으로 성큼 들어 선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단편영화에 대해 Mike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배우가 없어 고민이라고 하니 그가 흔쾌히 도와 주겠단다.

뭐든 시원시원한 이 친구.

다시 한번 만나서 너무 반갑다,Mike.

 

출근전 우리 바에 잠시 들린 진평.

 오늘 결국 엑스트라 출연을 약속했다.

수확이 많은 하루다.

-스틸 사진도 잘 부탁해,진평아!-

아주 뿌듯하다.

 

2006년 3월29일

매일 오시는 단골 손님중 Mr.사카모토라는 분이 있다.

가게 문을 열면 거의 일등으로 들어 오시는 분이다.

매일 언제나 네다섯병 정도의 BudLight을 마신다.

그리고 간단한 안주거리로 조촐한 저녁 식사를 늘 이곳에서 해결한다.

 이곳에서 매일 보는 친구들과 나누는 소박한 담소가 그의 인생에 가장 큰 낙이다.

-여기 오는 모든 손님이 똑같다.이 바는 그들만의 안식처이다.-

밤이 깊어 친구들이 하나둘씩 돌아 가면 소리가 들리지 않는 TV를 얼마간 시청하다,

우리가 퇴근할 때를 맞추어 대략 십분정도 먼저 손을 흔들며 집으로 돌아가는 Mr.사카모토.

그는 지금 53세로 작은 towing center를 운영하고 있고,

이곳에서 태어난 Local Japanese이며 아직,아직도 미혼이다.

 결혼 한번 안한 숫총각이다. 

왜 결혼을 아직 못했을까?

아님 안한걸까?

너무 궁금했다.

그와 친해지기까지 근 한달이 걸려 오늘 그 이유를 조심스레 한번 물어 보았다.

찌푸리지 않아도 이미 빽빽한 그의 이마 주름살 사이를 비집고 추억의 안테나가 하나 늘었다.

고개를 숙인다. 

이윽고 고개를 든 그의 입이 열렸다.

그는 태어나기를 수줍게 태어 났다 했다.

모든게 너무 부끄러웠다 했다.

그런 고로 그의 어린 시절은 줄곳 땅만 보고 살았다 한다.

누가 말을 시켜도,심지어 엄마가 말을 시켜도 그 어떤 한마디의 대답도 하지 못한 Shy guy.

-그래서 지금도 그의 볼이 항상 붉은 건가?-

그러다 그의 코밑이 거뭇거뭇해지던 -그 찬란한- 그때.

한 소녀가 지금껏 그의 심장을 멈추어 버리게 했다고 했다.

그 순간,그 소녀를 처음 본 순간에서 그대로 심장이 멎어버린 그는 그 짝사랑을 지키며 지금까지도 그녀에게 내색 한번 못한채 20여년을 살고 있다고 한다.

그의 심장에 굳은살이 쌓이고 쌓여 더이상 아프지 않게 되었을때는 이미 그의 머리는 반이상이 벗겨져 있었다고 했다. 

지금은 그저 스쳐 지나가고 있어도,바람결에 그녀의 소식이 뭍혀 와도, 

더이상은 아프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전 그녀의 딸이 또 예쁜 아기를 낳아,

 소녀는 이미 할머니가 되어 버렸다며 익살스런 너털 웃음을 내게 던진다.

그래서 지금은 그녀가 당신이 짝사랑한 사실을 아냐고 한번 더 물었더니,

그 소녀는 지금도 여전히 모르고 있다며 다시 한번 씩 웃어 준다.

근간에 본 가장 아름다운 미소였다.

 

I love this island.

 

2006년 4월1일

한국에서 유신이 카메라가 도착했다.

우리의 엄청난 영상을 담아 줄 놈이다.

이걸로 대상 먹었단다.

멋지다.

그리고 아주 많이 흥분된다.

 

2006년 4월3일

드디어 제목을 정했다.

최종 두어가지를 놓고 몇일을 고민했는데,오늘 바 입구에서 만취가 된 하와이언 거지 한명이 이렇게 외치는 것이다.

 

"I MUA I KA NOA!"

 

어감이 참 좋다.

뜻을 사카모토씨에게 물어 보았다.

이무아 이카노아.

'Forward to Freedom'

한국말로 '자유를 향해'쯤 될까?

썩 마음에 든다.

완전 내 스타일이다!

 

 

 

 

 

 

 

 

 

to be continue...

 

 

 

 

 

 

 

 

 

 

 

출처 : CLUB OSHALE LION
글쓴이 : OSHALE LION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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