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남자는 더 모른다... :: 록키의 나만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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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사랑을 잃고 불안에 힘들어하는 이 시대에 보내는
영혼의 연금술사 이외수의 감성예찬

사랑이 그대 인생을 눈부시게 하리라!
모든 꽃들이 시가 되고 모든 여자들이 꽃이 되는 책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던 어느 늦은 밤, 홍대 앞 조용한 화실에 흐트러진 긴 머리카락에 빼빼 말라 배가 등에 맞붙은 듯한 한 남자가 들어왔다. 7년을 다닌 대학을 결국 중퇴하고 화가가 되겠다는 꿈도 버린 채 홀로 문학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 남자는,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받은 얄팍한 원고료를 낯모르는 젊은 화가의 굶주린 배를 채우는 데 아낌없이 써버렸고, 갓 데뷔한 그의 소설을 고교시절에 감명 깊게 읽었던 젊은이는 그날 밤 이후 예술을 위해서라면 그 남자처럼 모든 것을 불사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소설가 이외수와 세밀화가 정태련, 그들은 이렇게 처음 만났다.
경제적 능력이 최우위를 달리는 황금만능주의 시대의 4반세기를 통과한 두 예술가가 사라져가는 야생화를 이 땅에 되살려보겠다는 의지로 3년을 보낸 후, 드디어 한 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는다. “「겨울나기」만 읽지 않았더라면, 내 인생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 텐데……”라며 너스레를 떠는 정태련, 그리고 원고지 300매를 긴 시간 공들여 집필한 외곬 이외수.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는 세속과 담쌓고 살아온 두 예술가의 피와 땀이 담긴 책이라는 점에서 더 가치가 있다.
강원도 화천의 깊은 산속에 묻혀 문학을 노래하고 영혼을 이야기하는 은둔의 작가 이외수가 불현듯 여자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 육십 평생, 아무리 생각해 봐도 모르겠는 건, 그건 바로 여자더라구”라는 그는, ‘은하계를 통틀어 가장 난해한 생명체’인 여성이라는 존재가 가진 힘을 위트와 재치로 풀어낸다. 일명 ‘된장녀’라 불리며 명품 소유욕과 허영으로 똘똘 뭉쳤다고 비난받는 게 요즘 여자들이지만, 사실 그들 가슴속에는 미(美)를 획득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아름다움을 추구할 줄 아는 심미안을 가진 여자들이건만, 아름답지 않을까 사랑받지 못할까 매일을 고민하고 갈등하는 그녀들이기에 하루하루 더 좋은 것, 더 멋진 것을 찾을 수밖에 없고, 그 사정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녀들을 돈과 명예만을 좇는 부류일 뿐이라고 매도한다. 이외수는 그들의 행동을 납득하기 이전에 “무조건 사랑하라”고 주장하며, 여성의 존재를 변질시킨 각박한 이 시대와 그를 둘러싼 사회제도, 교육, 종교 등 우리가 인정해서는 안 되는 ‘사이비’들을 하나하나 꼬집어낸다.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 자체를 단절하기보다는 거듭 돌아봄으로써 소통하기를 요구하는 이외수는, 너무나 사소해 기억속에서 잊혀져버린 야생화를 책 속에 영원히 살아 숨쉬게 한 정태련과 더불어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우리들에게 던지고 있다. 세상 바깥의 ‘격외옹(格外翁)’ 이외수의 글과 정태련의 세밀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에세이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는, 우리 시대 잃었던 감성을 찾게 하고 삶의 진리를 깨닫게 해 삭막한 사회에 시달려가는 우리들의 영혼을 부드럽게 치료해 주는 값진 선물이 될 것이다.

 

아시다시피 손자병법에는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는 가르침이 들어 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백 번 다 승리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여자에게는 통용되지 않는 말이다.
만약 그대가 남자라면, 그리고 한 여자와의 사랑에 승리할 목적으로 여자를 탐구하기 시작했다면, 일찌감치 포기하라고 충언해 주고 싶다.
여자는 결코 알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부디 탐구하지 말고 그저 모르는 상태로 무조건 사랑하라. 물론 모르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레드카드가 무서워 축구를 그만 두는 축구선수를 본 적이 있는가.
- p.7

처음에 사랑은 유치하게도 복사꽃처럼 눈부시거나 라일락처럼 향기로운 감성으로 그대의 영혼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오해의 쐐기풀이 그대 가슴에 무성하게 자라 오르고 번민의 가시덤불이 그대 영혼에 무시로 상처를 낸다. 그대는 비로소 알게 된다. 사랑은 달콤한 솜사탕도 아니고 포근한 솜이불도 아니라는 사실을.
사랑은 그대가 단지 한 사람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는 죄목 하나로 아침이면 그대를 문책하고 저녁이면 그대를 고문한다. 그러나 회피하지 말라. 세상에는 슬픔 없이 벙그는 꽃이 없고 아픔 없이 영그는 열매가 없다.
- p.45

삼십대 중반의 사내 하나가 격외옹에게 물었다.
‘깨달음을 얻으려면 어떻게 공부해야 합니까’
격외옹이 대답했다.
‘먼 산 조각구름은 거처가 없다네’
삼십대 중반의 사내가 다시 간청했다.
‘너무 어려우니 알기 쉽게 설명해 주십시오’
격외옹이 짤막하게 대답했다.
‘그게 다일세’
- p.73

‘한 여자가 20년이나 걸려 성인으로 만들어놓은 아들을 다른 여자가 불과 20분 만에 바보로 만들어버린다’
미국의 여류 저널리스트 헬렌 롤랜드의 말이다.
‘남자는 사랑에 빠지면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바보가 되지만 여자는 사랑에 빠지면 십 년 뒤를 내다보는 천재가 된다’
출처불명의 명언이다.
- p.121

인간은 모두가 자기완성을 위해서 태어난다.
달라이 라마는 스물한 번씩이나 다시 태어난 사람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인간이 한평생 자기가 태어난 이유를 모르는 상태로 욕망의 노예가 되어 인생을 소진한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진정한 사랑은 한 번도 못 해보고 온 생애를 투쟁으로 일관하는 인생도 있다.
화엄경에 의하면 일천 겁의 인연을 거쳐 한 나라에 태어나고 이천 겁의 인연을 거쳐 하룻길을 동행한다. 몇천 겁 인연을 거쳐 지구에 태어나서 대저 사랑밖에 할 일이 더 있겠는가.
- p.196

 

이외수 [저]

  • 독특한 상상력, 기발한 언어유희로 사라져가는 감성을 되찾아주는 작가 이외수. 특유의 괴벽으로 바보 같은 천재, 광인 같은 기인으로 명명되며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문학의 세계를 구축해 온 예술가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아름다움의 추구이며,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바로 예술의 힘임을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1946년 경남 함양군에서 태어났고, 춘천교대를 자퇴한 후 홀로 문학의 길을 걸어왔다. 문학과 독자의 힘을 믿는 그에게서 탄생된 소설, 시, 우화, 에세이는 해를 거듭할수록 ‘외수 마니아(oisoo mania)’를 만들어내고 있다. 꿀 같은 문장들을 위해서라면 ‘원고지 기생충’도 마다하지 않는 그는, 오늘도 문학적인 삶과 예술적인 사랑의 조화로운 만남을 염원하며 감성마을 촌장으로 자연을 벗하며 사랑을 읊조린다.

    2007 소통법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2006 시집 『그대 이름 내 가슴에 숨쉴 때까지』
    문장비법서 『글쓰기의 공중부양』 선화집 『숨결』
    2005 장편소설 『장외인간 1, 2』
    2004 소망상자 『바보바보』 산문집 『뼈』
    2003 사색상자 『내가 너를 향해 흔들리는 순간』 에세이 『날다 타조』
    2002 장편소설 『괴물 1, 2』
    2001 우화상자 『외뿔』
    2000 시화집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1998 에세이 『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
    1997 장편소설 『황금비늘 1, 2』
    1994 에세이 『감성사전』
    1992 장편소설 『벽오금학도』
    1987 시집 『풀꽃 술잔 나비』
    1986 에세이 『말더듬이의 겨울수첩』
    1985 에세이 『내 잠 속에 비 내리는데』
    1983 우화집 『사부님 싸부님 1, 2』
    1982 장편소설 『칼』
    1981 소설집 『장수하늘소』 장편소설 『들개』
    1980 소설집 『겨울나기』
    1978 장편소설 『꿈꾸는 식물』
    1975 《세대》에 중편소설 「훈장」으로 데뷔

    작가 홈페이지 http://www.ois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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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련 [그림]

  • 사라져가는 한국의 동식물들을 세밀화로 되살려내는 일을 평생의 소명으로 간직하고 살아가는 화가다. 서울대에서 서양화를 공부했다. 다년간 생태관련 세밀화 작업에 전념했으며, 이 책에 수록된 한국의 야생화 55종을 우리들의 가슴속에 영구적으로 살아 숨 쉬도록 만들기 위해 무려 3년 동안이나 전국의 산야를 떠돌았다. 그는 자연의 형상만을 묘사하는 세밀화의 일반적 기법을 초월해서 생명과 영혼의 본질까지를 표현해 내는 독보적 경지에 도달해 있다. 현재 북한강 상류에 위치한 작은 마을의 과수원에서 살고 있다. 그린 책으로 『보리 동식물도감』 『우리 땅에서 사라져가는 생명들』 『수많은 생명이 깃들어 사는 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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