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양' 태그의 글 목록 :: 록키의 나만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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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역 내려서 예봉산으로 올라서

적갑산 거쳐서 운길산역으로 하산

예봉산 정상부근에서 점심을 먹고

 

한강변 강바람을 맞으며 능선 끼고

소나무 푸르름 기개를 만끽하면서

멧돼지가족 산양 고양이 개도 보고

 

추운 날씨였지만 눈길 얼음길 헤쳐

등허리 목덜미 이마에 땀을 훔치며

굳어진 허벅지 장딴지 위안이 된다.

 

---------- 록키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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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구길 들어서서 용평가는 초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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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행복한 중년들
글쓴이 : 군산 (털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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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종격투기
글쓴이 : 내면이약할수록 오프라인에서공격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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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 / 임보

 

 

섬에 배가 닿자

맨 먼저 달려와 반기는 이는

한평생 수평선만 이고 살던

수염이 긴 흑발의 노인

 

 

* 섬에 사는 짐승들은 선하다.

   사람에게 엉금엉금 다가온다.

   수염이 긴 염소는 노인 같다.  

 

 

 

 

 

 

 

염소 / 문신

 

 

하나의 낭설인지도 몰라
날카로운 내 뿔이 우주로 향한 안테나라는 거

 

검은 구름은 풀밭 상공을 낮게 흘러가고
나는 비로소 축축한 무릎을 펴고 일어선다
어디선가 초록 이끼의 냄새가 맡아진다
그러나 바람은 불지 않는다
모든 쓸쓸했던 것들의 아픔을 느낀다
어쩌다가 이곳까지 흘러오게 되었던가!
기억은 가끔씩 부러지기도 하면서
내가 그어놓은 둥근 금 안으로 상형문자 같은
무거운 구름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얼마나 많은 날들이 흘러갔는지
얼마나 많은 죽음들이 별로 환생했는지 내 뿔은
기억하지 못한다
젖은 바람이 속눈썹 끝에서 불어온다
검은 구름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우주선처럼
허공에 긴 꼬리를 떼어내며 불시착한다
풀들이 창살처럼 단단하게 일어선다
나는 우주를 향해 열린 안테나를 세워
유배 일기를 타전한다
나는 이미 말뚝의 중심에 길들여졌으므로
지상에서의 생활은 즐거운 나날뿐이라고

그리하여 불구의 꼬리가 한 뼘쯤 자라난 것 같기도 하다고
그러나 오늘도 접속이 거부되는 내 운명이여! 

 

하나의 낭설임에 틀림없어
날카로운 내 뿔 속에 우주의 비밀이 들어 있다는 거

 

  

 

 

   

 

 

 

 

흑염소의 만트라 / 고진하

 

 

늙으면 너나없이 말이 많아진다.
제 몸에서 죽음이 자라는 소리가 들리기 때문일까.
산책이나 좀 나가려고 일어서는데,
무릎 관절에서 똑, 똑, 삭정가지 부러지는 소리.

묵언기도 사흘째,
무슨 성상(聖像) 따위도 방 안에 없지만
잠잠히 엎드려 있으려 했으나
멍머구리 들끓듯 안의 소음은 가라앉지 않았다.

풀밭 위 사람들 발자국이 낸 오솔길을 따라 걷다가
방죽 밑에 풀어놓은 흑염소들,
한가로이 풀 뜯어먹기에 여념이 없는 놈들 옆에
똥 누는 폼으로 쭈그린 나도
민들레, 질경이, 토끼풀 몇 잎씩 뜯어 꼭꼭 씹어본다.
헌데, 왜 이렇게 쓴 거야...... 퉤, 퉤!
난 무심코 며칠 공들인 묵언을 깨버리고 만다.
그 순간, 늙은 흑염소가 우스꽝스럽게 구부러진 뿔을 흔들며
들이받을 둣 가까이 다가오다가
지가 무슨 구루(Guru)라도 되는 양 만트라 하나 획 던져준다;
음, 메에에에...... 음, 메에에에에......

그 떨리는 소리의 여운(餘韻)은 산책길에 또 만난,
무뚝뚝한 기차의 기적 소리로 시원스레 이어진다.
침묵의 연인이고 싶어 스스로 재갈 물린 묵언 사흘
그래, 이쯤에서 작파(作破)해버리자...... 
 

 

 

 

 

 

  

 

 

염소 / 문정희 

저 염소도 아는가 보다
온 몸을 쥐어짜는 그의 울음에
벌판의 풀들이 흔들리는 것을 보니
네 발로 딛고 있는 이 지상을
곧 떠나리라는 것을
저 지렁이도 아는가 보다
꿈틀댈 때마다
온 몸으로 모래를 떨구는 것을 보니
흐린 날이 아니어도
하늘 가득히 검은 새들은 날아가고
서둘러 씨방을 만들어
꽃들은 몸 속 가장 은밀한 곳에
시간을 소중히 간직하는 것을 보니
염소도 지렁이도 새들도 꽃들도
다 알고 있나보다
길은 어디든 있을 뿐이며
지금 이 순간이 전부라는 것을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염소와의 촌수 / 복효근 

 

 

햇살 짱짱한 봄날
팔순 어머니와 나와 내 딸 선혜, 인혜와
산모퉁이 돌아가며 냉이를 캔다
저 쪽 언덕엔
겨우내 새끼를 낳았나 보다
삐쩍 마른 어미 염소가 새끼들 데불고 나왔다
염소와 사람 촌수가 이렇게 가깝구나
풀과 나물이 한 끗 차이듯
초식의 유습을 공유한
한 끗 차이도 안 되는 짐승으로
우리는 새순을 뜯으며
함께 햇살을 나누고 있구나
오늘은 전생과 내생도 한 뼘 차이로 가까워서
어머니는 전생의 기억을 더듬으며
손녀들에게 자꾸자꾸 풀이름을 가르치는데
아무래도 나는
저 염소에게 가서
댁의 성씨가 어떻게 되느냐고 물어봐야 되겠다 

 

 

 

염소 울음이 세상을 흔든다 / 박완호

 

 

새끼 염소가 죽었다
난 지 사흘만에 나선 첫 산책길
아카시아 향기에 취해 길을 잃었을까
누구의 귀에도 가 닿지 못한
울음 한 조각 물고
똥통에 빠져 죽은
염소의 검은 등을 밟고
수의라도 덮어주려는 듯
구더기들 하얗게 몰려든다

 

목덜미 털이 벗겨지도록
종일 새끼를 찾던 어미는
모르는 척 허겁지겁 밥그릇을 바닥까지 핥는다

물기 젖은 염소의 눈길 가 닿는
사발 속 허공 

어미 염소의 허기가
세상의 저녁을 흔든다  

 

 

 

 

  

 

언덕 위의 염소 / 박유라 

 

- 사진 2  

 

가도 가도 그 자리
풀밭 벽에서 반야를 되새김질하는 염소들

눈조리개 몽롱히 열어 옴쭉옴쭉 방정맞게
여기서도 옴 저기서도 옴 옴을, 오물거리며

 

해가 가마솥 풀빵만큼 부풀어오른 정오
라디오에서는 흘러간 옛노래가 메들리로 나온다
손가락 장단을 한 번씩 퉁겨 올릴 때마다
부드럽게 흐르는 턱과 턱 능선에서
침에 섞여 노래와 풀들이 잘게 으깨지고
한나절 언덕이 잘 반죽되고 있다
부풀어 올라라 부풀어 올라라 풀 풀 풀
해가 서쪽 목책에 종잇장처럼 가볍게 걸릴 때까지
내일 아침 한 통 하얀 젖이 흘러나올 때까지

 

산사나무꽃은 하염없이 지고
부는 바람 하루, 이틀, 사흘,......
내가 매일 목을 놓아먹이는 것은 무엇일까
옴,마,니,밧,메,훔,아,주,공,갈,염,소,똥,십,원,에,열,두,개,떽,떼,굴,
염소 엉덩이께에서 흘러나오는 따끈한 구름들

  

 

 

 


  

 

염소를 찾아서 1 / 임영조 

 

 

사시장철 검은 망토
하관은 빨아 박복한 턱에
재래식 수염 기르고, 종종
풍월을 읊는 소문난 음치
그 한심한 건달을 아시는지요
남이야 바쁘든 말든
자고 새면 들녘이나 냇가로 나가
유유자적 하루 해를 축내는 行者
해지면 제 그림자 밟고 돌아와
절망절망 고독을 씹는
그 하릴없는 축생을 아시는지요
참으로 딱한 한량이, 실은
먼 옛날 大國에서 흘러 들어온
글줄이나 했다는 귀족의 후예
여말에 남포현 외딴 섬
竹島로 귀양갔다 풀려나, 그 길로
羊角山 기슭 박토에 말뚝 박고
대대로 농사짓고 달빛 받아 글 읽던
청빈한 백면서생의 후예
그를 아시는지요
뿔은 세우되 冠으로 쓸 뿐
수염은 기르되 뽐내지 않고
식사 때는 으레 어깨부터 낮추는
누추한 처소도 탓하지 않는 샌님
억지로 목줄을 당기면
오히려 완강히 저항하는 외고집
개같이 아부할 줄 모르고
돼지같이 과욕 할 줄 모르고
고양이같이 교활할 줄 모르는
그래서 늘 외롭고 검소한 축생
그를 이젠 아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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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를 찾아서 3 / 임영조  

 

 

고2 때 기말시험 보던 날
납부금 안 냈다고 쫓겨난 나는
고향집에 내려가 식구들 몰래
새끼 밴 염소를 내다 팔았다 

 

간재재 넘어 삼십여 리 길
팔려가는 낌새를 알아차린 듯
거품 물고 버티며 울부짖던 염소를
판교장에 끌고 가 헐값에 팔았다

 

삼십 년 지난 오늘
이제야 비로소 깨닫느니
내가 염소를 내다 판 게 아니라
염소가 나를
대처에 판 걸 알았다

 

이 고달픈 生을
어디에 안녕히 뿌려놓지 못하고
세월의 볼모처럼 덜미잡힌 채
날마다 헐레벌떡 끌려온 내가
굴레 쓴 염소임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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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를 위한 기도 / 박정석  

 

 

선한 어둠이 그려진다 수도修道같은 되새김질 쓸쓸해 질 때, 너에게
도 영토는 있구나, 해는 져 내린다 검게 무리지어 향하는 곳, 애초에
廢家였다 속에 들어서면 훅 끼치는 분뇨의 훈기, 달라진 것은 없다
진드기에 제 몸 내어주고 어둠 한켠 차지한 네 조상 중 채독菜毒앓
은 여인에게 바쳐지던 몸 있었다 고삐 끌어다 아버지에게 인도한

나, 공모의 흔적으로 쓴다
앞 뒷발 묶여 모 누워 붉은 피 내 준, 잠시간은 사람처럼 두 발로

둥거려본, 짱짱 내리박는 태양 아래 금박 씌운 몸 환호하며 달리던

밭으로 너는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무릎 세워, 선착순 뛰어,로 이룬 무릎 보호대 장기壯氣로 달고

바위 뛰넘던 갈라진 네 발굽의 야성, 피 묻은 스테인리스 그릇, 쇠와

피가 열정과 냉정의 슬픔으로 떠오를지라도
매에, 매에 콩알 같은 네 똥, 온갖 풀을 새겨 만든 환, 풀밭에다

뿌린 네 수치까지 먹고 자란 억새밭을 돌아서 저 감감한 廢家, 먹물

풀어 놓은 칠흙 속으로 매에, 저승꽃 잔뜩 뜯어 달고 네 거느리던

식솔들 보러 다각다각 뛰어가고 있을 것인데

  

 

 

 

 

 

   

염소에게 / 유강희 

 

 

해질 녘이나
바람 부는 날엔
아기 염소들은 비탈진 언덕에 발을 딛고
學習하듯 쓴 풀을 뜯으며
매애매애 하고 울음을 짠다.
필시 우는 기술 하나는 기막히게 타고난 듯
애잔하고도 애닮게 그것들은
울음도 한꺼번에 크게 쏟지 않고
조금씩 찔찔 흘리며 눈물을 아껴 운다.
눈물이 잘 나오지 않을 때는 저이들끼리
생뿔을 부딪쳐 쩔쩔 피 흘리며
매애매애 울기도 한다.
매일 누가 죽는지, 슬픈 일이 있는지
검은 상복을 입고 그렇게 속세의 언덕을 누비는 것이다.

  

 

 

 

 

 

 

염소의 저녁 / 안도현  

 

 

할머니가 말뚝에 매어놓은 염소를 모시러 간다
햇빛이 염소 꼬랑지에 매달려
짧아지는 저녁,
제 뿔로 하루종일 들이받아서
하늘이 붉게 멍든 거라고
염소는 앞다리에 한번 더 힘을 준다
그러자 등 굽은 할머니 아랫배 쪽에 어둠의 주름이 깊어진다
할머니가 잡고 있는 따뜻한 줄이 식기 전에
뿔 없는 할머니를 모시고 어서 집으로 가야겠다고
염소는 생각한다 

 

 

 

 

   

 

 

울다 염소 / 조현석

 

 

비어 있던 속, 기름기 없던 뱃속으로
푹 삶아진 염소가 갈기갈기 찢겨져 들어왔다
술 몇 잔과 더불어 신선한 공기도 몇 됫박
소독되지 않은 단양 하선암 생수도 몇 컵
해체된 염소 몸이 남긴 갖은 부속물을
소주 반 잔과 함께 목구멍으로 넘기어
배 속 깊은 곳에 가두었다
밤새 되새김질하는 염소가 운다
울음이 깊을 때마다 몸이 요동쳤다
속 편해지려고 되지도 않은 되새김질을
나도 여러 번, 하고 또 했지만
날카로운 뿔에 받혀 상처가 난 듯 꾸르르륵…
더부룩했다, 밤새 염소가 풀밭이 아닌
융단 같은 위 속에서 이리저리 뛰어놀았다
낮에 몸 부딪는 축구를 해서인지
왼쪽 어깨가 아파 오른쪽으로 돌아눕고
등이 배겨 배를 깔고 돌아누웠던, 아침이
다가오는 몇 시간 동안 쉬지 않고 그 놈이 울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먼동 무렵에
잠 깨어 물안개 피어오른 계곡을 거닐 때
예전에 잠시 그곳에서 뛰놀던 염소가
세차게 방파제를 때리던 태풍 속 파도처럼 요동쳤다
빠르게 달려간 구식 화장실에 엉덩이를 까고 앉아
시끄럽게 괴롭히던 염소를 끄집어냈다
쫘르르 쏴아아아아아… 자신이 놀던 곳으로 염소는
회오리 물살에 묻혀 돌아가려던 것이다
찬바람 불고 찬비 내리는 단양 하선암 계곡
물가에 자리 잡고 앉아 몇몇이 두런거렸던 그날

 

  

 

 

 

 

 

염소 / 이정록  

 


그라목손이라는 제초제
깨진 병 모가지에 뱃가죽을 꽂고
허물을 벗은 뱀을 본 적이 있다

그가 떠난 뒤 홀로 남은 염소는
매년 벌초를 해주겠다며
그의 육촌이 끌고 갔다

벌초를 하다가
뱀의 허물도 종종 만난다는데
올해는 산딸기나무며 쑥부쟁이가 너무 뒤엉켜서
제초제를 쳤다고 했다

죽은 지 다섯 해 만에
또 한번 약을 먹인 꼴이라며
늙은 그의 육촌이
뱀 껍질 같은 손등으로 눈가를 훔쳤다

세상을 뜬 지 삼 년이 넘은 그의 염소가
빈집을 자꾸 돌아다보며
서쪽 하늘로 걸어가고 있었다

노을 속에는
염소의 긴 울음소리가 산다 


  

 

 

 

 

  

 

염소와 풀밭 / 신현정 

 

 

염소가 말뚝에 매여 원을 그리는
안쪽은 그의 것
발을 넣고 깨끗한 입을 넣고 몸을 넣고
줄에 매여 멀리 원을 그리는 안쪽은
그의 것
염소가 발을 넣고 뿔을 넣고 그리는 원을 따라
원을 그리는 하늘도 안쪽은 그의 것
그 안쪽을 지나가는 가슴 큰 구름이며, 새들이며
뜯어먹어도 또 자라는 풀은 그의 것, 그러하냐.

 

 

 

 

 

  

 

나는 염소 간 데를 모르네 / 신현정 

 

 

연두가 눈을 콕콕 찌르는
아지랑이 아롱아롱 하는 이 들판에 와서
무어 할 거 없나 하고 장난기가 슬그머니 발동하는 것이어서
옳다, 나는 누가 말목에 매어 놓고 간 염소를
줄을 있는대로 풀어주다가
아예 모가지를 벗겨 주었다네
염소 가네
어디로인가 가네
나는 모르네
어디서 음메에가 들리네
하늘 언저리가 파랗게 젖어 있는 것으로 봐서
거기서 잠시 울다 간 거 같으네
아 저기저기 뿔 쬐그맣게 달고 가는 흰구름이 저거 �소 맞을 거네
나는 모르네
이 봄, 팔짝 뛰고 뒤로 나자빠질 봄이네
정말 모르네  

 

 

 

 

 

  

 

흑염소 / 박종국   

 

 

우리가, 말뚝 박아놓고 매어놓은 고삐만큼

자유가 허락된 흑염소는

우리에게,

책임과 의무의 멍에를 씌워놓고

저를 묶은 밧줄 당기고 당긴다

 

풀밭에서 목메어 우는 건 우리다

  

 

 

 

 

 

 

 

뒤안을 나오며 / 정병근

 

 

버둥거리는 염소의 입에 소금을 먹이고
목을 따자,
몇 번 몸을 떨던 염소는 곧 조용해진다
노파가 양은솥을 대고 피를 받아낸다
염소의 뜬 눈이 광속으로 허공을 가른다
영감이 버너불로 염소를 그으른다
불똥 속에 드러나는 염소의 얼굴
어금니를 꽉 다문 저 무표정이 무섭다
털을 다 그을린 영감이 담배를 피워문다
담배를 빠는 볼이 대추꼭지처럼 쪼글쪼글하다
염소보다 영감의 팔자가 더 세서
염소는 죽어서도 영감을 저주하지 못할 것이다
평생을 기억하며 사는 인간만이 불행할 뿐,
기억이 짧은 염소는 그 짧은 기억의 힘으로
죽으면 죽었지 미련하나 남기지 않는다
오후의 설핏한 해가 힘 센 허기를 몰고 온다
허기는 얼마나 골똘한 망각인가
뒤안을 나오는데 우리 속의 염소들이
누구시냐는 듯 멀뚱멀뚱 쳐다본다  

 

 

 

with my kid, jaisalmer

  

 

 

고집 센 염소 / 이창수

 

 

몇 년 만에 고향에 돌아와 보니
한 마리 염소만 남아 빈집을 지키고 있다
근처 풀밭으로 염소를 몰고 가는데
콩밭이며 고구마밭 눈에 보이는대로 달려든다
여린 잎사귀부터 기시돋힌 아키시아 줄기까지
닥차는 대로 집어 삼켜야 직성이 풀리는
욕망의 관을 쓴 염소
이놈의 고삐를 팽팽하게 당기다 보니
나를 고집 센 염소로 비유하던 어머니 생각이 난다
껍질부터 뿌리까지 송두리째 던져주고도
게걸스럽게 자신을 먹어치우는
내 욕망의 관 용케도 받아주시던
언제나 가슴 속 푸른 풀밭으로 남아있는 어머니
자꾸만 벼이삭을 향해 달려드는
저 한 마리 고집 센 염소
회초리로 내려치며 운다
용서해다오 용서해다오  

 

 

 

  

 

 

흑염소 공양 / 김용락

 

 

영천 사는 이중기 시인이 세 번째 시집을 냈다고

흑염소를 잡아 출판 기념회를 열었다

20대 광풍노도를 함께 보냈다는

부산의 최영철 시인도 부인이 운전하는 티코를 타고

영천에 왔다

앞마당에 양은 백솥을 걸어놓고

염소를 삶는 장작불 앞에 앉아서 최 아무개 시인이 말했다

착한 염소를 배에 묻어야지 어떻게 땅에 묻노?

가난한 시인들의 밥이 되기 위해 기꺼이 순교한

염소의 사망을 그런 식으로 문상할 때

갑자기 그가 시인으로 보였다

그래 염소를 더러운 인간들이 먹어치워야지

어떻게 땅에 묻노?

누군가의 먹이 감이 된다는 것은

살아서 최대의 공양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그의 어깨 너머로 薄暮에 젖어드는 

노란 무꽃이 환하게 등을 켜고 있었다 

 

 

  

  

 

 

    염소 젖에 초승달이 떴다 / 한규동  

                                              

1

나와 같이 살고 있는 염소가 흑백 사진 한 장을 내민다. 별자리 사진

같은 엑스레이 흑백 사진에 흰 별이 희미하게 떠있다. 염소와 같이

탄 시내 버스유리창으로 들어온 도심의 오후 햇살에 염소 얼굴의

실핏줄까지 보인다.


2

버스는 세종로 모퉁이를 지나간다. 모퉁이를 지난 버스는 사진 속

별을 찾아 날아 들어간다. 도로 공사 중에 차가 막힌다. 운전사들이

머리를 빼고 두리번거린다. 도로에 핏 물이 흥건하다. 동맥이 지나

자리, 굴착기는 아스팔트 두피를 벗겨 내고 있다. 두꺼운 두피가

걷어진 자리 속살이 보인다. 속살 사이로 혈관에서 진한 흙물이

바닥을 적시고 있다. 칼집을 내놓은 자리를 포크레인이 깊이 손을

넣는다. 퇴적층 같은 아스팔트 속살 살점들이 밖으로 떨어진다.

시간이 갈수록 주변은 피로 흥건하게 적시고 삽날이 깊어질수록

수압을 이기지 못한 물줄기가 세차게 용솟음친다. 인부들은 끊어진

광케이블 신경들을 옮겨 가며 접합수술을 한다. 이미 몇 가닥의

신경이 끊어져 다리를 절고 있다. 동맥에서 뿜어져 올라오는 핏물을

통통거리며 양수기가 연실 길바닥에 토악질 해 논다. 쉽게 지혈이

되지 않는다. 출혈이 심하다.


3

몸속으로 파고 들어온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하여 전신 마취를 한다.

경쟁 하듯 수술 칼들이 임파선 줄기를 잘라 낸다. 연결고리를 자른다.

언제 들어 왔는지 세포 줄기에는 또 다른 세균들이 자리싸움을 한다.

깊이 뿌리를 뻗고 있는  잔가지를 좀처럼 잘라 낼 수가 없다. 내 몸의

균형을 흔드는 뿌리, 그 뿌리를 뽑는다. 마음까지 스며든 뿌리를 제거

한다.

4

그녀는 우주정거장 암 병동 침실 칸에 누워 있다. 빵빵하던 왼쪽 젖무덤

이 바람이 빠져 버렸다. 그 위에 보랏빛 초승달이 문신처럼 떠있다.

우주의 한 모퉁이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The ring

  

 

 

각축 / 문인수  

 

 

어미와 새끼 염소 세 마리가 장날 나왔습니다.
따로 따로 팔려갈지도 모를 일이지요. 젖을 뗀 것 같은 어미는

말뚝에 묶여 있고
새까맣게 어린 새끼들은 아직 어미 반경 안에서만 놉니다.
2월, 상사화 잎싹만 한 뿔을 맞대며 톡, 탁,
골 때리며 풀리그로
끊임없는 티격태격입니다. 저러면 참, 나중 나중에라도 서로

잘 알아 수 있겠네요.
지금, 세밀하고도 야무진 각인 중에 있습니다.

 

 

 

 

The Queen

  

 

 

 

산양 / 이건청  

 

 

아버지의 등 뒤에 벼랑이 보인다. 아니, 아버지는 안보이고 벼랑만 보인다.

요즘엔 선연히 보인다. 옛날, 나는 아버지가 산인 줄 알았다. 차령산맥이거나

낭림산맥인 줄 알았다. 장대한 능선들 모두가 아버지인 줄만 알았다.

그때 나는 생각했었다.

푸른 이끼를 스쳐간 그 산의 물이 흐르고 흘러, 바다에 닿는 것이라고. 그때

나는 뒷짐 지고 아버지 뒤를 따라갔었다. 아버지가 아들인 내가 밟아야 할

비탈들을 앞장서 가시면서 당신 몸으로 끓어 안아 들이고 있는 걸 몰랐다.

아들의 비탈들을 모두 끌어안은 채, 까마득한 벼랑으로 쫓기고 계신 걸

나는 몰랐었다.

 

나 이제 늙은 짐승 되어 힘겨운 벼랑에 서서 뒤돌아보니 뒷짐 지고 내 뒤를

따르는 낯익은 얼굴 하나 보인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쫓기고 쫓겨 까마득한

벼랑으로 접어드는 내 뒤에 또 한 마리 산양이 보인다. 겨우겨우 벼랑 하나

발 딛고 선 내 뒤를 따르는 초식 동물 한 마리  

 

  

 

 

 

 

 

출처 : 淸韻詩堂, 시인을 찾아서
글쓴이 : 동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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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봉산 봄..*

 

팔당역~남서릉~예봉산~철문봉~남서릉~팔당2리~팔당역

 

*이제 5월의 푸르름은 예봉산을 덮기 시작하고..*

 

 

게으름에 아침 잠자리에서 눈을 떳지만 몸은 계속 자리를 지키다 보니 어느덧 10시가 넘어버린 시간..

오늘.. 가평 호명산으로 두팀의 산행 제의를 받았지만

마음이 내키지 않아서 모른척 외면한 상태..

일어나 컴앞에 앉아 5월 산행 예정지 정보를 한번 살피다 보니 오늘은 토요일이 아닌 금요일이다,

원래 주말이니 공휴일이니 하는 개념과는 멀리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몸..

사실 오늘을 토요일로 생각하고 주말 번잡함이 싫어 사람들과 동행을 모른척 외면 했었는데..

 

기왕 이렇게 된 상황..

가까운 용마산이나.. 하다가..

예빈산 봄맞이나 가자 싶었지만.. 거기가 거기..

한동안 걸음길을 하지않은 예봉산이나 짧게 돌아오자 싶어 집을 나서니 오후 1시가 가까운 시간이다,

 

MT 가는 학생들로 번잡한 상봉역에서 나는 중앙선으로..

이어 도착하는 용문행 전철을 타고 팔당역에 내렸다,

 

날씨는 높게 구름이 걸리고 전날 살짝 내린 비로인한 박무가 낀 흐린날씨..

조용한 팔당역에서 아침과 점심을 겸해 자판기 커피로 몸을 달랜후 느긋하게 예봉산을 향해 걸음을 시작한다,

 

 

팔당역을 나오며 신록에 덮혀가는 검단산 올려보고..

 

아직은 앉은뱅이 수준 라일락 이지만 짙고 화사한 봄향기를 내뿜고..

 

역을 돌아 팔당마을에 들어서니 이제 온갖 봄꽃들이 화사하게 마을을 꾸미고 있다,

산으로 오르는 이는 거의 없고..

이제 하산을 마친 사람들과 더러 마주치며..

마을 언저리 봄꽃들을 살펴가며 예봉산으로 걸음길을 시작한다,

 

이제 신록에 덮혀가는 예봉산..

아직 신록은 정상에는 이르지 몿하고 있다,

 

팔당마을을 돌아보고..

 

 

조팝나무 하얀꽃과 은은한 향기도 맞아보고..

 

율리고개로 오르는 계곡길을 버리고 왼쪽으로 능선길을 따르기로..

 

등산로 초입부터 복사꽃이 화사하게 반겨준다,

 

제비꽃도..

 

 

 

 

 

 

산벚나무 꽃도 한창이다..

 

 

능선에 오르니 살살 바람이 불어주고..

더원진 몸을 식히려 쪼끼를 벗었다,

 

숲 사이이 진달래는 이제는 마무리 인사를 하고있고..

 

신록에 가려지기 시작하는 숲길은..

이제 이따금 전망바위에 서야 눈길을 보내볼수 있다,

 

 

산벚꽃이 소담 스럽고..

 

산중턱 진달래는 빛이 바래기 시작하며 땅을 향해 꽃잎을 떨구기 시작한다,

 

박무로 청명하게 눈길이 열려 있지는 않지만..

열린 틈마다 눈길을 보내보고..

 

연두빛 신록과 또 연분홍 진달래 봄색깔이 어우러진 산길을 연신 땀을 훔치며 오른다,

 

산기슭에는 가출한 흑염소가 한가하게 먹이를 찾고있고..

 

그 기슭에 산벚꽃도 화사한 자태를 한껏 뽐내고 있다,

 

전망데크에 올라 옆 예빈산과..

그리고 검단산..

팔당대교와 하남시..

강건너 미사리를 본다..

 

 

 

오름중 숲 사이로 걸음할 철문봉과 남서능을 보고..

 

 

 

예봉산 정상에 올랐다,

 

박무에 흐릿한 고래산 문안산 마석 방면과..

운길산과 청계산..

예빈산과 정암산..

검단 용마산..

 

양수리를 함 당겨담고..

 

하남과 한강..

그리고 철문봉..

 

 

이적이 거의 없는 예봉산 정상 주막에서..

주인 내외와 30분을 넘게 막걸리 두어잔으로 빈속을 채우며 담소를 나누다가..

이제 철문봉을 향해 걸음을 옮겨간다,

 

 

 

안부에 내려서고..

 

검단산과..

 

예봉산을 돌아보고..

 

철문봉에 올랐다,

 

철문봉에서 잠시..

진달래 꽃길을 따라 남서릉 하산을 시작한다,

 

철문봉 남서릉은 진달래꽃이 절정을 맞고있고..

 

 

숲 사이로 적갑산으로 이어진 능선을 보고..

 

 

 

올봄.. 처음으로 철쭉을 맞났다,

주능선 철쭉은 아직도 겨우 꽃몽우리를 키우려고 시작하고 있는데..

 

 

철문봉 하산길에는 곳곳에 전망대가 산재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이 코스 산길도 걸어 본적이 수년..

겨울 잿빛 산릉을 따라 내려 섰는데..

 

 

 

 

 

 

 

 

 

전망대 마다 기웃꺼리며 내려선다..

 

 

 

호명산에 갔던 감자바위님께 전화가 오고.. 호평역이라나..

오늘밤 다시 대간길을 떠나실 금곡님과도 안부를 묻고..

혹~ 안떠나심.. 한잔 생각이 있었는데..

 

이제 상당히 고도를 낮추니 철쭉이 다시 반겨준다,

 

 

 

올봄..

누구처럼 예측 할수없이 변덕스럽던 4월..

그리고 이제 5월..

통상 경험으로 예봉산 주능선 철쭉은 지금 한창 꽃을 피우기 시작해야 하는데..

올 봄 철쭉은 그 시기를 종잡기 어렵다,

 

남부지역에선 다소 빨랐던 봄꽃 소식이..

중부지역에선 확 늦어져 버렸다,

고려산 진달래도 그렇고..

 

통상 진달래꽃이 지고 일주일에서 열흘이 철쭉꽃 철인데..

사람들과 약속한 서리산 철쭉제는 대체적으로 5월 10일경..

그렇지만 올 서리산은 지금의 상황으로는 15일경이 될뜻 싶고..

 

 

 

 

 

숲길을 벗어나 마을 어귀에서 또 올 처음 찔래꽃과 맞나고..

잠시 찔래꽃 향기에도젖어보고..

 

 

 

마을 축대에도..

산이나 들에선 꽃.. 밭에선 잡초라고..

 

 

 

 

 

마을을 지나 철길아래 굴다리를 지나고..

 

 

 

 

이제다시 팔당역으로 되돌아 오고..

그리고 모처럼 예봉산 나들이를 마쳤다,

 

 

 

*2013년 5월 3일 예봉산 봄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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