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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결혼

                                -서 정 주

 

"우물가에서 김칫거리를 씻고 있는 그애를

사랑방에서 생솔가지 울타리 사이로 보아하니

어떻게나 찬찬히는 고부라져 씻는지

어떻게나 거듭거듭 깨끗이는 씻는지

그만하면 쓰겠어서 정혼해 버렸다.

그러니 아뭇소리 말고 장가들 작정을 해라"

내 아버지는 내 안 가음을 이렇게 골으셔서,

 

그것이 맞나 안 만나를 점치기 위해

나는 화투로 페를 한번 떼어 봤더니

공산(空山) 넉 장도 잘 맞아 떨어지고,

홍싸리 넉 장도 또 잘 맞아 떨어졌노라.

공산달은 님이요, 홍싸리는 뚜쟁이니,

이 색시를 얻으라는 卦가 분명했노라.

국화 넉 장 술이니, 단풍 넉 장 근심도

한꺼번에 떨어지긴 떨어졌지만

이거야 어디서나 재기중(在其中)인 것이고.....

하여, 장가드는 날 나귀 등에서 느껴 보자니

과학이니 연애결혼이니 무어니보다도

요것이 아무래도 상급생만 같았노라.

 

*나의 이 결혼은 1938년 3월 즉 내 나이 스물세 살 때 첫 봄에 있었다.

 

출처:<미당시전집 2>.-민음사

 

출처 : 서봉교시인의서재입니다
글쓴이 : 만주사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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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동글 한편 -  10 월 17 일 동아일보에 게제되었던 작자미상의 글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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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어머니의 말씀


아들아!
결혼할 때 부모 모시겠다는 여자 택하지 마라.
너는 엄마랑 살고 싶겠지만
엄마는 이제 너를 벗어나
엄마가 아닌 인간으로 살고 싶단다.
엄마한테 효도하는 며느리를 원하지 마라.
네 효도는 너 잘사는 걸로 족하거늘….

네 아내가 엄마 흉을 보면
네가 속상한 거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그걸 엄마한테 옮기지 마라.
엄마도 사람인데 알면 기분 좋겠느냐.
모르는 게 약이란 걸 백 번 곱씹고
엄마한테 옮기지 마라.

내 사랑하는 아들아!
나는 널 배고 낳고 키우느라 평생을 바쳤거늘
널 위해선 당장 죽어도 서운한 게 없겠거늘…
네 아내는 그렇지 않다는 걸 조금은 이해하거라.
너도 네 장모를 위하는 맘이 네 엄마만큼은 아니지 않겠니.

혹시 어미가 가난하고 약해지거든 조금은 보태주거라.
널 위해 평생 바친 엄마이지 않느냐.
그것은 아들의 도리가 아니라 사람의 도리가 아니겠느냐.
독거노인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어미가 가난하고 약해지는데 자식인 네가 돌보지 않는다면
어미는 얼마나 서럽겠느냐.
널 위해 희생했다 생각지는 않지만
내가 자식을 잘못 키웠다는 자책이 들지 않겠니?

아들아!
명절이나 어미 애비 생일은 좀 챙겨주면 안되겠니?
네 생일 여태까지 한 번도 잊은 적 없이
그날 되면 배 아파 낳은 그대로
그때 그 느낌 그대로 꿈엔들 잊은 적 없는데
네 아내에게 떠밀지 말고 네가 챙겨주면 안되겠니?
받고 싶은 욕심이 아니라
잊혀지고 싶지 않은 어미의 욕심이란다.

아들아 내 사랑하는 아들아?
이름만 불러도 눈물 아릿한 아들아!
네 아내가 이 어미에게 효도하길 바란다면
네가 먼저 네 장모에게 잘하려무나.
네가 고른 아내라면
너의 고마움을 알고 내게도 잘하지 않겠니?
난 내 아들의 안목을 믿는다.

딸랑이 흔들면 까르르 웃던 내 아들아!
가슴에 속속들이 스며드는 내 아들아!
그런데 네 여동생 그 애도 언젠가 시집을 가겠지.
그러면 네 아내와 같은 위치가 되지 않겠니?
항상 네 아내를 네 여동생과 비교해 보거라.
네 여동생이 힘들면 네 아내도 힘든 거란다.
내 아들아 내 피눈물 같은 내 아들아!
내 행복이 네 행복이 아니라 네 행복이 내 행복이거늘
혹여 나 때문에 너희 가정에 해가 되거든 나를 잊어다오.
그건 어미의 모정이란다.
너를 위해 목숨도 아깝지 않은 어미인데
너의 행복을 위해 무엇인들 아깝겠느냐.
물론 서운하겠지 힘들겠지 그러나 죽음보다 힘들랴.

그러나 아들아!
네가 가정을 이룬 후 어미 애비를 이용하지는 말아다오.
평생 너희 행복을 위해 애써 온 부모다.
이제는 어미 애비가 좀 편안히 살아도 되지 않겠니?
너희 힘든 건 너희들이 알아서 살아다오.
늙은 어미 애비 이제 좀 쉬면서 삶을 마감하게 해다오.

너희 어미 애비도 부족하게 살면서 힘들게 산 인생이다.
그러니 너희 힘든 거 너희들이 헤쳐가다오.
다소 늙은 어미 애비가 너희 기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그건 살아오면서 따라가지 못한 삶의 시간이란 걸
너희도 좀 이해해다오.

우리도 여태 너희들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니.
너희도 우리를 조금,
조금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면 안 되겠니?
잔소리 같지만 너희들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렴. 우린 그걸 모른단다.
모르는 게 약이란다.

아들아!
우리가 원하는 건 너희들의 행복이란다.
그러나 너희도
늙은 어미 애비의 행복을 침해하지 말아다오.
손자 길러 달라는 말 하지 마라.
너보다 더 귀하고 예쁜 손자지만
매일 보고 싶은 손자들이지만
늙어가는 나는 내 인생도 중요하더구나.
강요하거나 은근히 말하지 마라.
날 나쁜 시어미로 몰지 마라.

내가 널 온전히 길러 목숨마저 아깝지 않듯이
너도 네 자식 온전히 길러 사랑을 느끼거라.
아들아 사랑한다. 목숨보다 더 사랑한다.
그러나 목숨을 바치지 않을 정도에서는
내 인생도 중요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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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분들께 특별히 권해드리는 글 :  

     아버지는 누구인가 ? 이글은 동아일보에 2002년 9월 역시 작자미상으로 올려졌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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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9일 수요일 라헬의아침인사~★

 

아버지라는 나무 / 이민숙

한 그루 나무가 있었다
그 나무 밑에는 뿌리가 다섯 개 달렸었고
옆에는 자신과 비슷한 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힘들고 아파서 쓰러질 지경이 되어도
참아야 했고
허덕이는 고통이 와도
묵묵히 이겨내야 했던 것은
바로 밑에서 자라는 그 나무만 바라보며
옹기종기 모인
나무 일부분인 뿌리라는 큰 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있는 힘껏 피처럼 붉은 나무의 모든 것을
다섯 개 달린 뿌리에 나눠주고
자신과 이젠 똑 닮은 나무에도 영양을 공급해 줬다

나무는 매일 매일 쉬지 않고 일했고
그 아래서 자라는 뿌리는 아무것도 모른 체
나무가 주는 영양분만 야금야금 받아먹었다

세월이 흐르고 뿌리를 위해
일한 나무는 커다란 병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혹시나 밑에서 자라는 뿌리들이 알까 봐
전보다 더 열심히 영양을 공급했고
모든 것을 주고 난 나무는 후회 없다고 말했다

세상을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일은
자신의 밑에서 자라는
가장 아꼈던 뿌리들이 다섯 그루의 나무로 자라서 자신의 옆에서
자신을 바라보았던 것이 가장 행복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 나무 아래서 자란 나무들은
그 나무에서 주는 영양분이 참 달고 맛있었다고
그 나무가 죽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 나무의 영양분은 바로
나무의 생명이었던 것을 알았다

한 번도 고맙다고
한 번도 감사하다는 말도 한마디 못하고
그 흔한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한
뿌리 다섯 개는
하늘 향해 외쳐 본다
사랑합니다
아버지라는 그 커다란 나무를

 

첨부이미지

 

아버지라는 커다란 나무가

늘 나에곁에 있음을 잊고 살아갑니다

그 나무가

나에게 얼마나 큰 쉼이 되여주고

생명이 되여주고 있음을 잘 알면서도

그 나무의 고마움을 미쳐 알지 못하고 지냅니다.

늘 자식의 잘되는길을

바라시고 그 가는길을 묵묵히 지켜보시는

아버지...

 

아버지라는 큰 이름을

기억하는 소중한 하루가 되였으면 합니다.

 

2009년 12월9일 수요일 라헬의아침인사

 

첨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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