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통' 태그의 글 목록 :: 록키의 나만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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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는
어장관리도 잘하시고
맛낭거도 마니 드시고
몸도 맘도 따시게
잘 나눠 쓰고 살아보자구요~~~♡♡♡


출처 : 행복한 중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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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깨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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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DOTAX]카오스&LOL#연구&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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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속에 호랑이 / 최정례



나는 지금 두 손 들고 서있는 거라

뜨거운 폭탄을 안고 있는 거라


부동자세로 두 눈 부릅뜨고 노려보고 있는 거라 빠빳한 수염털 사이로 노랑 이그르한 빨강 아니 초록의

호랑이 눈깔을


햇빛은 광광 내리퍼붓고

아스팔트 너무나 고요한 비명 속에서


노려보고 있었던 거라, 증조할머니 비탈밭에서 호랑이를 만나, 결국 집안을 일으킨 건 여자들인 거라,

머리가 지글거리고 돌밭이 지글거리고, 호랑이 눈깔 타들어가다 못해 슬몃 뒤돌아 가버렸던 거라, 그래

전재산이었던 엇송아지를 지켰고, 할머니 눈물 돌밭에 굴러 싹이 나고 잎이 나고


그러다가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하는 식의 호랑이를 만난 것이라


신호등을 아무리 노려봐도 꽉 막혀서


――다리 한 짝 떼어놓으시지

――팔도 한 짝 떼어놓으시지


이젠 없다 없다 없다는데도

나는 증조할머니가 아니라 해도


――머리통 염통 콩팥 다 내놓으시지

――내장도 마저 꺼내 놓으시지


저 햇빛 사나와 햇빛 속에 우글우글

아이구 저 호랑이 새끼들



- 시집『햇빛 속에 호랑이』(세계사, 1998)

..............................................................

 

 사람들은 운전하다가 신호등에 걸리면 어떤 행동이나 생각을 할까? 물론 잠깐이다. 아주 잠깐일 수도 있겠고 간극이 더 벌어질 수도 있겠다. 고개를 돌려 옆 차선에 정거한 차 안의 낯선 이성을 훔쳐보기도 하겠으며, 듣고 있던 라디오의 채널을 변경할 수도 있겠다. 대체로 갈 길 바쁜 경우에는 푸른 신호가 바뀌기만을 기다리면서 앞만 응시하게 되는데, 그렇다 해서 사정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 짧은 시간 안에 별의별 생각을 다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그 시간이고 공간이다. 어떤 이는 곧 만나게 될 사람에게 걸 근사한 말을 궁리하고, 또 어떤 이는 조금 전 만났던 사람에게 했던 말을 복기하며 ‘아니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닌데’ 하며 반성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붉은 신호등을 보면서 최근 부쩍 피곤을 자주 느끼는 자신의 몸에 대한 적신호로 읽는 중년이 있는가 하면, 맨드라미 같은 꽃을 연상하는 감성의 여인도 있으리라.

 

 그러나 최정례 시인은 시인 아니랄까봐 그 연상과 공상의 진도가 상당히 나간 것 같다. 우선 신호에 걸린 자신의 처지를 '두 손 들고 서있는 거라'며 벌을 서는 형국인양 표현했으며, 붉은 신호등을 '뜨거운 폭탄'이라 하며 그것을 뜨겁게 안고 있는 중이라 했다가, '부동자세로 두 눈 부릅뜨고 노려보고 있는' '호랑이 눈깔'로 보기도 한다. 그리고 그 '눈깔'은 찬란한 대낮에 시인을 잡아먹을 듯 '노려보고' 있다.

 

 그러다가 '호랑이 눈깔'이 빌미가 되어 기억의 파편 하나를 끄집어낸다. 증손녀에게 구전될 정도의 증조할머니라면 대단했을 게 분명한 데 아마도 그 할머니는 '비탈밭에서' 만난 호랑이에게 기죽지 않는 담력과 초롱초롱한 정신을 가졌겠다. 그래서 '전 재산이었던 엇송아지를 지켰고' '결국 집안을 일으킨' 여자로 가문에 오래도록 기록되었다.

 

 하지만 시인은 그 가문의 증손녀임에도 불구하고 ‘신호등(호랑이 눈깔)을 아무리 노려봐도 꽉 막혀서’ 여차하면 급출발이라도 할 요량으로 가속페달에 올려놓은 발을 ‘다리 한 짝 떼어놓으시지’ 한마디에 내려놓고, 운전대를 꽉 잡고 있는 팔도 ‘팔도 한 짝 떼어놓으시지’ 묵직한 저음 한 방에 제압당하고 만다. 이제 더는 내어줄 것도 없다며 통사정 하는데도 '머리통 염통 콩팥 내장' 까지 '마저 꺼내 놓'으라고 협박하는데 아마 시인은 갈 길은 멀리 있고 꽉 막힌 도로에서 애간장이 다 녹아 내렸던 모양이다. 게다가 시내 곳곳에 '우글우글' '햇빛 속에 저 호랑이 새끼들'이라니...

 

 

권순진

 

출처 : 詩하늘 통신
글쓴이 : 제4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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