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I MUA I KA NOA-8 :: 록키의 나만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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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2월3일
L.A에서 새로운 선수 세명이 왔다.

잘 생겼다.
멋있다.

게다가 어리고 싱싱하다.

모든 테이블에 인사를 들어 갔다.

반응도 죽인다.
하지만 난 그들에게 결코 질 수가 없다.
그래서 오늘은 ALAMOANA를 지나 부둣가까지 미친듯이 뛰었다.

 

2003년 12월6일
그녀는 집에 들어 오질 않는 날이 더 많다.
술에 취해 집에 들어 오면 요즘은 늘 혼자다.

 

2003년 12월8일
L.A에서 새로운 온 식구들 모두 대순이 형을 잘 안다고 한다.
요즘은 L.A에서도 아주 알아 주는 약쟁이가 되었다고 한다.
전에 있던 가게에 마담으로 그대로 남아 있긴 한데 누구도 형을 마담으로 인정하질 않는다고 한다.

언제나 약에 젖어 헛소리를 하며 돈을 빌리러 다니는 형을 다들 피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옛생각도 나고 기분이 묘했다.
잘 살았으면 좋겠는데,그냥 계속 기분이 묘했다.

 

2003년 12월14일

나는 도현이를 사랑하는 것일까?

 

예전부터 그들은 내게 다른 세상에서 사는 약간은 두려움의 존재들이였다.

언제나 무섭고 두렵웠지만 항상 궁금하고 정복하고 싶었던 그 마지막 영역.

 

겪어 보니 똑같은 사람이다.

겪어 왔던 그 어떤 부류보다 훨씬 순수한 사람들이다.

그냥 나랑 너랑 우리랑 똑같은 인간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라는 범주에서 난 이미 탈락된 건가?

도대체 나의 뇌는 언제부터 '우리'를 구분짓게 세뇌당해 왔던 것인가?

과연 '우리'는 누구인가?

 

참 복잡하게도 얽혀 있는 이해관계의 집합들이다.

부분집합,교집합,합집합.

도대체 어느 그룹이 진짜인가?

 

나는 그녀에게 돌을 던지고 싶었을까?

아니면 그녀가 되기를 원했을까?

 

머리가 깨어질 것 같다.

 

2003년 12월19일

이주일이 좀 넘었는데 L.A에서 온 선수들이 모두 떠났다.

Size가 안 나온다는 이유였다.

솔직히 이곳은 내게 참 과분한 곳이다.

그들은 무엇을 바랬던 것일까?

또 다른 세상이 있는 걸까?

 

 

2003년 12월25일

어제도 오늘도 그녀는 집엘 들어 오질 않았다.

제프리에게 전화를 했다.

받질 않았다.

가게나 나가 봐야 겠다.

 

 2003년 12월26일

어제는 정말 가게 나가길 잘했다.

하와이에 사는 외로운 여자들은 모두 다 모인것 같다.

Africa라는 이 가게는 여느 일반 호스트바가 카라오케식 룸으로 되어 있는 것과 달리 넓은 홀에 띄엄띄엄 테이블이 있고 중앙에 작은 무대가 있는 극장식 구조이다.

예전에 무슨 나이트 클럽이였다는데 어느 순간 호스트바가 된 모양이다.

그래서 이곳은 손님이 선수들의 노출된 동선을 자연스럽게 관찰한다.

그래서 누가누가 잘 나가고 누가 어떻게 일을 하는지 알고 싶지 않아도 다 알아 버리게 되는 정말 재미있는 곳이다.

게다가 자기가 지명한 선수를 좀더 자기 테이블에 앉혀 놓기 위해 손님들간의 경쟁도 빈번하게 일어 난다.

일본의 호스트바가 이와 똑같은 풍경이라고 한다.

 

어제는 정말 나의 날이였다.

만석 13개의 테이블중 5개가 나를 보러 온 손님들이였다.

그들이 나를 앉혀 놓기 위해 터트린 샴페인 병수가 도합 50병은 족히 넘지 싶다.

한쪽에서 두병을 터트리면 다른쪽에서 또 세병을 더 주문하는 그런 재미있는 장면의 연속이 어젯밤이였다.

가게와 내가 반반씩 먹는 시스템.

병당 기본 200불로만 계산하여도 5000불을 훌쩍 넘긴 스코어가 예상된다.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네.

이런 큰 돈은 처음 만져 본다.

내일은 꼭 한국에 송금을 하여야 겠다.

이런 분위기라면 어서어서 빚청산하고 고향으로 돌아 갈 수 있을 것 같다.

 

 
 

2003년 12월31일

도현이에게 미친듯이 욕을 퍼부었다.

해서는 안 될 말들까지 모두 동원해 가며 그녀의 가슴을 갈갈이 찢어 놓았다.

미친놈같았다.

그만 해도 될텐데 좀더 좀더 악을 쓰고 있는 내자신을 느꼈을때 갑자기 내 중학시절 한장면이 떠올랐다.

중3때 일이다.

나는 사람들이 모여 들면 들수록 그 조그마한 아이를 더욱 심하게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렸다.

소위 잘나가는 아이들까지 구경꾼에 합세하자 나는 급기야 의자를 들어 그 조그마한 아이의 등을 찍고 또 찍었다.

그저 나 이런 악랄한 놈이라고 나 미친놈이라고 나 가까이 오지 말라고,나 무서운 놈이니까 나 그냥 내버려 두라고.

흡사 덩치 컴플렉스에 시달리던 작은 고슴도치가 가시를 돋우고 또 돋우고 있는 그런 모습이였다고 할까.

도현이에게 점점 악랄하게 기를 쓰며 욕을 퍼붓는 내 모습이 중3때 그모습과 똑같이 닮아 있어 정말 깜짝 놀랐다.

나는 그녀에게도 엄청난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었음을 자인한 날이다.

하지만 그 실체를 모르겠다.

형체가 너무 일그러 져서 도대체 무엇인지를 모르겠다.

 

이렇게 결국은 또 후회의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된 더티한 2003년의 마지막 날.

 

 

 

 

 

 

to be continue...

 

 

 

 

 

 

출처 : CLUB OSHALE LION
글쓴이 : OSHALE LION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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