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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등산과 건강.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내 얘기 잠시 하고 넘어가자.
나는 왜 등산을 하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이제 중년에 접어드니 건강을 챙기려는 이유도 조금 있긴 하였지만
그 보다는 그냥 심심해서 산을 찾은 거 같기도 하다.
작년 초여름까지 내 몸은 이러 하였다.
어려서 부터 봄, 겨울 환절기 마다 거르지 않고 꼬박꼬박 감기 한 번씩 걸려 주었고
30대 후반 까지 체중 62kg, 허리둘레 29인치 였던 몸이 마흔을 넘기자 67kg, 32인치가 되었다.
복부 비만 때문에 책상 밑에 떨어진 볼펜 한 자루 줍기가 버거워지고,
샤워 후 거울을 보면 팔다리 가늘고 배만 뽈록 나온 ET가 한 마리 있었다.
십여 년 전 생긴 목 디스크가 몇 년 전 재발하여 가끔씩 눕지도 앉지도 못 하였으며
한두 달에 한번 꼴로 찾아오는 극심한 편두통 때문에 사무실과 집에는 항상 진통제를 두고 살았다.
건강검진 받을 때 폐활량 측정을 하다 하늘이 노래졌고 "담배 좀 끊으시죠?"하는 비아냥 섞인 충고도 들어 보았고…….
지금도 생활 습관이 크게 바뀐 것은 없지만,
등산 시작 한 지 3개월 만에 체중과 허리둘레는 제자리로 돌아 왔다.
몸짱은 아니지만 적어도 거울 속 ET는 사라진 거다.
십년 넘게 달고 살던 목 디스크의 고통도 사라졌고, 편두통 약은 잊은 지 오래다.
송년회 모임 때 대부분 눈이 빠지도록 애써도 한 뼘도 불지 못한 꽈배기 풍선을 별로 힘들이지 않고 한 큐에 가득 채워 버렸다.
그냥 심심해서 오르기 시작한 산이 내게 준 선물이다.
그리고 그것은 극히 일부일 뿐.
*
식물영양소(탄수화물, 지방) + 산소 -> 이산화탄소 + 물 + 에너지
저자는 이 낯익은 공식으로 [제1장 등산과 건강]을 시작한다.
등산(운동)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쉬지 않고 일어나는 우리 몸 안의 화학반응이다.
학교 때 배운 기억이 희미하게 남아 있는 저 한 줄의 공식엔 건강한 등산에 있어서 중요한 여러 지점의 의미를 품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운동을 하면 지방이 연료로 사용된다.
지방을 연소시키기 위해서는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호흡, 순환계를 활발하게 자극한다.
이렇게 음식물을 산소로 연소시켜 에너지를 생산하는 운동을 유산소 운동이라고 한다.
신체에 큰 부담을 주지 않고 낮은 강도로 장시간 지속 할 수 있으며 등산은 전형적인 유산소 운동이다.
등산의 경우에는 등에 짐을 지고 경사진 길을 걷기 때문에 천천히 걸어도 평지에서 빠르게 걷는 워킹 또는 조깅에 상당하는 운동 강도가 된다. - 本文 中
비슷한 유산소 운동인 워킹, 조깅, 마라톤과 비교하여 등산의 매력은 멋진 대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 단조로움 없이 꾸준히 운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분당 10리터 정도의 공기를 마시지만 등산할 때는 최대 150리터 까지 들숨을 쉬게 된다.
게다가 매연에 찌든 도시의 공기가 아닌 숲이 정화해 주는 맑은 공기를!
등산은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한다.
시간당으로 비교하면 마라톤 보다 아주 낮은 에너지를 사용하지만, 등산은 운동시간이 비교적 길기 때문에 그렇다.
초보자의 천천히 오르는 산행도 마찬가지이며, 본격 등반의 경우는 마라톤의 3~4배 칼로리를 소비하게 된다.
그래서 특히 등산은 먹는 게 중요한데, 여기서 위의 공식을 상기하며 아래의 그래프를 주목해 보자.
등산 금언 중 "먹은 만큼 간다"라는 말이 있다.
내 짧은 경험에 비추어 봐도 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전제해야 할 것은 바로 "탄수화물"이다.
인체는 지방과 산소를 연료로 태워 에너지를 얻지만, 탄수화물이 없으면 지방 혼자 타지 않는다.
특히 [그래프B]에 나타나듯이 운동 시작 초기에는 탄수화물이 주연료로 사용 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진적으로 지방의 연소 비율이 올라간다.
저자는 여러 실험 데이터를 제시하며 꾸준한(!) 등산이 여타 운동에 비해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임을 말하고 있다.
또한 그런 목적이 주가 되어 등산을 한다해도 밥은 먹고 올라야 효과를 볼 수 있으며,
무엇보다... 굶으면 산에서 개고생 한다.
단지 배가 고파서 고생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애써 키워 놓은 근육을 갉아 먹고, 하산 길에서 하체 후달림과 무릎 부담, 더 나아가 사고로 이어 질 수도 있기 때문인데...
다음 시간, [제2장 등산과 피로]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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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생물학적으로 시속 64km까지 달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누가 됐든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우사인 볼트(23·자메이카)보다 시속 19km 이상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와이오밍대학의 생체역학 전문가인 매튜 번들 박사 연구팀은 ’응용 생리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인간은 근육수축 스피드를 이용해 시속 56~64km의 달리기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말하자면 올림픽과 세계 챔피언인 100m 세계기록(9초58) 보유자 볼트가 60m에 도달했을 때 6.67초만에 100m 결승선을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번들 박사 연구팀은 체내 근육이 생물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를 계산해 최대한 가능한 달리기 속도를 산출해봤다.
과거 연구들에서는 속도를 내는 데 가장 큰 장애로 우리의 팔다리가 땅을 박차고 나갈 때의 힘 중 일부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근육수축이 관건이라는 점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매 발걸음에 의해 지면에 가해지는 힘의 정확한 크기를 기록하기 위해 시속 64km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고속 러닝머신을
사용했다.
그리고 조사 대상자들에게 여러 자세로 빠른 속도로 달리게 했다.
그 결과 한 다리로 최고 속도로 발을 구르면서 지표면에 가해지는 힘은 최고 속도로 앞으로 달려나가는 도중에 적용되는 힘보다
30% 이상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사 대상자들 다리 내부의 활동성 근육에 의해 생성되는 힘이 한 다리로 발을 구르는 자세에서보다 대략 1.5~2배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결과는 달리기 속도의 한계치가 근육섬유 자체의 속도 한계치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근육섬유 스피드는 달리는 사람의 다리가 얼마나 빨리 힘을 지면에 가해줄 수 있느냐는 한계치를 좌우한다는 얘기다.
엘리트 단거리 선수가 뛰는 걸음마다 다리 하나에 800~1000파운드(363~454kg)의 최고 힘을 가할 수 있으면
자신의 근육 및 다리의 힘 한계치 또는 그 한계치에 가까운 힘으로 뛴다고들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달리는 힘이 아무리 크다고 할지라도 생물학적으로나 이론적으로 보면 인간의 다리는 최고 속도로 앞을 향해 달릴 때의 힘보다 훨씬 더 큰 지표면 힘을 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10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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