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옥룡 장을 가는 날이다.
백운산을 타고 넘어야 한다.
진달래는 어머니를 따라서 딱 한번 가보았다.
오늘은 열 이와 둘이서 가야한다.
아침부터 서둘렀다.
송이버섯을 상품 가치가 나가도록 손을 보고 걸망에 열 이가 지고 진달래도 머리에 이고 가기로 했다.
"열씨 오늘 좀 고생을 하게 생겼어요."하며 웃는다.
"원래 저는 산을 타기를 좋아하고, 진달래님과 함께 가는 것이니 행복하기만 합니다."
두 사람은 아침 일찍 식사를 마친 후 길을 떠났다.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 길이 불편하였으나 옥룡 장을 향하여 걸어갔다.
산속은 조용하다.
간혹 새들의 소리와 짐승들의 부시럭 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토끼와 노루를 종종 볼 수도 있다.
열 이는 길을 가면서 옥룡 장에 가서 사 올 책을 생각해 본다.
한 봉 치는 책을 사오고 싶었다.
송이버섯 키우는 책도 사오고 싶었다.
고사리 키우는 책도 사오고 싶었다.
백운산 풍부한 자연을 이용하면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은 것이다.
우선에는 자연산 고사리와 송이버섯만 체 취 하여 옥룡장이나 구레장이나 황전 장에 내다 팔아도 진달래와 함께 쓸 돈을 얼마든지 마련 할 수가 있다.
그러나 깊은 산속에서도 도시보다도 더 많은 소득을 올리고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양지바른 터에 송이 버섯 키우는 집과 넓은 집을 짓고 밭과 논도 많이 만들고 싶었다.
말 그대로 에덴동산을 만들고 싶었다.
진달래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며 옥룡장을 향하여 산길이여서 조심스러우면서도 부지런히 걸어간다.
2시간쯤 걸어왔다고 싶은때에 "열씨 우리 좀 여기서 쉬었다 갈까요?"한다.
열이도 "네 그러죠."
진달래의 이마에서 땀이 흐른다.
손수건을 꺼내어 진달래의 이마에 흐른 땀을 닦아준다.
진달래의 눈이 너무나 초롱초롱하다.
진달래의 입술도 붉으스럼하며 뽀뽀를 하고 싶다.
열은 손수건으로 자신의 이마에 흐른 땀을 닦은 후 곧 바로 진달래의 어깨를 잡고 뽀뽀를 한다.
아무도 보는 사람은 없다.
이미 뽀뽀를 해본 사이이기에 거침이 없다.
진달래도 저항하지 않는다.
진달래의 입술은 쫀득쫀득하며 따스하다.
한 봉 끌 맛이다.
진달래도 열 이의 입술은 달콤하고도 화끈한 맛이다 고 느낀다.
장에 가는 길에 휴식 시간에 나누는 뽀뽀는 어떤 간식보다도 달콤하고 피로를 싸악 가시게 해준다.
열 이와 진달래의 온 몸이 뜨거워지고 숨이 가빠졌으나 여기서 절제하고 다시금 송이버섯을 이고 지고 옥룡 장으로 걸어간다.
걸음이 가뿐하다.
이제는 내리막길이다.
"열씨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가요."
"진달래씨도 조심해서 따라 오세요"]
옥룡 마을들이 군데군데 보인다.
옥룡 마을길을 따라서 이윽고 옥룡 장으로 들어섰다.
한복을 차려입은 아저씨 아주머니와 아이들까지 시장은 시끌벅적하고 맛있는 소고기 국 끌이 는 냄새와 음식 냄새가 구수하다.
"열씨 이리 따라오세요. 어머님이 거래하던 집으로 가요. 우리"
송이버섯을 도매로 장사하는 집이다.
주인아주머니는 "아- 진달래 아닌가? 아유- 이렇게 처녀가 되어서야 우리 집을 오는군. 어서 이리로, 내가 받아 줄께"라고 수선을 떨면서 진달래의 머리에 있는 송이버섯을 내려 논다.
열이도 "안녕하세요. 처음 뵙습니다."하면서 짐을 내려놓는다.
50대의 주인아주머니는 "누구야? 진달래의 신랑이야?"라고 묻는다.
진달래는 미소만 흘리면서 고개를 그 덕 끄덕한다.
주인아주머니는 "아유- 참 총명하고 미남자로 생겼네"하며 열 이에게 아부를 한다.
가격은 거래를 해보지 않아서 얼마인지는 잘 모르나 주는 대로 받아서 먼저 국밥집으로 함께 간다.
송이버섯 가격은 큰돈이다.
서울에서 성인 남자의 한 달 치 월급만큼 되었다.
국밥집 의자에 앉은 후 진달래는 돈을 뚝 반으로 갈라서 열이에게 내밀면서 "이 돈은 열 씨 거 에요.
열 이 씨도 살 것이 많을 거 에요. 그 돈으로 사세요. 만일 쓰다가 돈이 부족하면 저에게 말하세요. 제가 또 드릴게요."라고 웃음을 띠고서 부드럽게 말한다.
열 이는 "아- 살 것은 많으나 이렇게 많은 돈은... 그래요."라며 진달래에게는 고개를 꾸벅하고는 받는다.
진달래도 열 이에게 고개를 숙이면서 . "송이버섯 따고 여기까지 지고 오시느라 수고가 많으셨어요"라고 말한다.
"여기 소고기 곱창하고 순대 3인분으로 주세요."진달래의 고운 목소리다.
"서점에 가서 한 봉 꿀 치는 법에 대한 책을 사고 파요."
열 이의 말이다.
"그러세요." 진달래의 경쾌한 대답이다.
두 사람은 손을 잡고 서점으로 간다.
서점은 옥룡 장에는 없고 광양 농고를 지나서 광양읍으로 가야 한다.
그리 멀지는 않다.
10분쯤 걸어가니 서점이 나온다.
서점으로 열 이와 진달래는 들어가서 한 봉 치는 법이란 책을 사고 송이버섯 재배법이란 책도 사서 나온다.
열 이는 진달래의 손을 잡고 놓치 않는다.
광양 읍 거리는 사람들이 분주히 오간다.
열 이는 진달래 손을 잡고 의상실로 향한다.
꽃님 의상실이란 간판이 예쁘다.
열 이와 진달래가 손을 잡고 의상실로 들어가자 30대의 여인이 정답게 맞아준다.
"어서 오셔요."
"진달래씨 제가 진달래씨에게 흰색 바탕에 익은 포도 색 갈 물방울 브라우스와 곤 색 주름치마를 사주고 싶어요."
라고 말한다.
"어머, 저도 열씨에게 옷을 사주려고 마음 먹었는데요."
진달래가 좋아하며 하는 말이다.
마끔 꽃님 의상실에는 곤 색 주름치마와 익은 포도 색 갈 브라우스가 많이 있었다.
주인 여인은 "여기 아가씨 체형과 비슷한 옷들이 많은데 한번 입어보실래요?"라고 상냥하게 묻는다.
"어서 입어보아요."열 이의 재촉에 못 이겨 하듯이 탈의실로 가서 옷을 입고 나온다.
"우와- 하늘에서 하강한 선녀님이다!" 열 이의 외침이다.
"진달래 씨 이대로 그 옷으로 입고 다녀요. 넘 예쁘네요."라고 말하여 진달래는 열 이가 원 하는 대로 한다.
열 이가 돈을 계산하고 의상실을 진달래 손을 잡고 나온다.
진달래는 "저도 열씨 옷을 사주고 싶어요."라고 말하고는 열이 손을 이끌고 남성 의류점으로 간다.
광양 젤 큰 의류점이라는 간판이 붙었다.
청색 봄 남방 두개와 바지 두개를 골라서 사주었다.
열 이도 새 옷으로 입고 그대로 나왔다.
이제는 광양읍에서 제일가는 선남선녀로 보였다.
이때 열 이가" 진달래 씨! 날씨도 화창하고 꽃도 만발한데 우리 기차를 타고 어디든지 돌아다녀 보아요."라고 말한다.
진달래는 잠시 생각하더니, "그럼 열씨가 원하는 대로 해요."
열 이는 진달래의 손을 잡고 광양역으로 간다.
광양역으로 가는 길가에는 아직도 벗 꽃이 만개하다.
일제 36년 식민지 기간에 일본 사람들이 심어둔 벗꽃이다.
두 사람은 표를 끊어서 기차를 탔다.
진해로 가는 기차표인데 마산에서 진해가는 차로 갈아타야 한다.
진달래와 열 이는 서로 마주 바라보고 자리에 앉아서 호호 하하 하며 행복해 한다.
기차에 탄 많은 손님들도 열 이와 진달래의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덩달아 행복한 듯 웃는다.
"우리 가위 바위 보를 해요. 진 사람은 팔뚝 맞기를 해요?"
열이가 제안한다.
진달래는"좋아요. 살살 때리세요 네?"라고 애교를 부린다.
두 사람은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하면서 팔뚝을 때리고 맞으며 즐거워한다.
지나가는 판매원 아저씨로부터 사이다와 김밥을 사고 계란도 사서 나누어 먹는다.
천국이란 따로 없다.
*사후에 가는 천국이 없다는 의미가 아님, 지금 순간 순간을 행복하게 살아가야한다는 의미임*
현재가 천국이다.
지금이 천국이다.
순간이 천국이다.
순간만이 나의 것이며 우리의 것이다.
이 순간이 지나가면 두 번 다시 이 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기차는 오던 길을 또 다시 올 수가 있으나 우리들의 순간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열이는 진달래에게 김밥을 먹여주고 달걀도 까서 먹여준다.
진달래도 마찬가지다.
열어둔 창문에서 시원한 봄바람이 불어온다.
기차 여행은 창 밖 구경이 일미이다.
스쳐 지나가는 자연 경관들이 한 폭의 그림들이다.
마산역에서 내려 진해가는 기차로 갈아탔다.
진해 벗 꽃 구경 가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두 사람은 어디든지 손을 놓치지 않았다.
진해 벗 꽃은 하얀 나비들이 하늘을 뒤 덮은 듯하였다.
꽃구경도 좋으나 사람 구경도 좋았다.
울 그 불긋한 오 색 찬란한 옷들을 입은 남녀노소의 모습은 보고 보아도 실증이 나지 않았다.
얼마 구경하지 않아서 해가 어두워지고 밤 벗 꽃 구경을 하기로 했다.
진달래와 열 이는 저녁 식사를 인근 식당에서 마치고 밤 벗 꽃 축제에 참여하였다.
전깃불을 환하게 대낮처럼 밝히고 호수에는 분 수 물이 하늘을 치솟고 이미자의 노래가 들려오는 환상의 밤이다.
일본인들도 많이 왔다.
쌍쌍이 많았다.
20대 30대 40대 끼리 끼리 손에 손을 잡고 벗 꽃 축제에 참여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