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I MUA I KA NOA-17 :: 록키의 나만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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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2월2일

우리가 뿌린 명함을 받은 손님 둘이 오늘 처음으로 우리 가게에 왔다.

유끼짱과 수희.

재일교포인 유끼짱은 지오 파트너가 되었고,나는 수희라는 거유의 파트너가 되었다.

호스트바는 처음이라는 그들.

수익은 별로였지만 그간 노력의 성과가 나타나는 것 같아 그저 기쁘고 기뻤다.

가게에서도 깜짝 놀라는 눈치다.

그밖에도 오늘은 오래간만에 새로운 민간인 손님들이 와서 초이스로도 한방을 보았다.

오래간만에 신나고 행복한 하루였던 것 같다.

 

2004년 12월5일

오늘도 유끼짱과 수희가 우리 가겔 찾았다.

아침부터 내린 비가 하루종일 그치지 않는 오늘.

지오옆에 앉아 있던 유끼짱이 갑자기 나에게 물었다.

"달콤한 비의 냄새를 맡아 봤니?"

충격이였다.

저런 감성은 처음 느껴 보았다.

난 그자리 한동안 얼어 붙어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2004년 12월7일

초초형과 처음으로 둘이서 떨을 피웠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참 다방면에 박학다식한 사람이라 저번 영어사건 이후로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내 지난 이야기를 마치 천직이 카운셀러인양 너무도 성심으로 되받아 주길래 감동,또 감동 먹었다.

그리고 초초형이 풀린 눈으로 나에게 말했다.

"태무야,난 사람을 잘 봐.넌 큰 일을 하게 될거다.두고봐라,넌 그렇게 태어 났어."

매일 손님이 없는 동생에게 격려의 말이였을지 몰라도 기분은 은근히 좋았다.

앞으로 떨 생길 때마다 나눠 줘야 겠다.

 

2004년 12월13일

레오형이 내게 냉장고와 화장실을 부탁하며 다시 L.A로 떠났다.

이 집에서 정이 많이 들었나 보다.

가슴이 횅하다.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괜히 싱숭생숭해진다.

GYM에 가서 실컷 당기다 와야 겠다.

 

2004년 12월25일

초초형에게서 성탄 카드를 받았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받은 유일한 카드이다.

4절지에 크레파스로 커다란 사자의 얼굴을 그리고 그밑에 단 한줄의 글귀.

U can control everything LION

그렇게 나는 LION이라는 닉네임을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게 되었다.

썩 마음에 든다.

 

2004년 12월29일

와신상담(臥薪嘗膽).
난 이 고사성어를 참 좋아한다.
섶 위에서 잠을 자고[臥薪], 항상 곁에다 쓸개를 놔두고 앉으나 서나 그 쓴맛을 맛보며[嘗膽] 회계의 치욕[會稽之恥]을 상기한다는 뜻의 와신상담.

지난 몇일동안 고독을 맛보았다.
능력의 부재에서 출발한 고독.

다들 손님에 손님이 줄을 잇는 연말대목.

난 우리 식구들 테이블의 깍두기로만 이번 시즌을 마감해야 할 것 같다.
예감은 했었다.

하지만 두렵지도 않았고 아주 기분좋을 만큼의 씁쓸함이라 그것도 기분이 괜찮았다.

고독에 끝에 주어진 마지막 학습.

크리스마스에 우리가게에 자기네 가게 식구들과 함께 놀러온 도현을 보았다.

나만 빼고 우리 식구들까지 모두 그 테이블에 들어 갔다.
난 그 느낌들을 배신이나 소외라는 악한 기분으로 정의 짓지 않았고 무너지지 않았다.

고백한다.
내가 너무 자만했었고 겸손하지 못했고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지도 않은 것 같다.

아직까지 못난 치기에 휩쌓여 있었다.
난 이렇게 아직도 많이 모자르고 모자란 사람이다.
마음을 준 사람들을 진정 내 속에 담고 싶다면 난 아직도 더 몇천개 쓸개의 쓴맛을 더 봐야 할 것 같다.

이번 성탄시즌을 전후로한 이곳 아프리카에서의 뼈져린 학습의 결론은 여전한 내 그릇의 빈약함이라는 것이다. 
좀더 깊고 좀더 넓고 좀더 강해져야만 한다. 
그리고 댓가없이 끊임없이 베푸는 마음과 내 주변 모두에게 항상 성심으로 감사하는 마음만은 결코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MAHALO 2004

 

 

 

 

 

 

 

 

 

 

to be continue...

 

 

 

 

 

 

 

 

 

 

 

 

 

출처 : CLUB OSHALE LION
글쓴이 : OSHALE LION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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