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태그의 글 목록 (2 Page) :: 록키의 나만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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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은 최치원님의 호이기도하지만

우리 고운산악회를 창립하기전 제가 영주의 고찰 고은사을 방문하고

느끼는바가 있어

산악회 이름을 [고운산악회] 명했슴을 알려 드립니다.

2011년안에 꼭 우리 고운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방문할 마음입니다.

출처 : n 고운산악회
글쓴이 : 겨울바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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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스쳐 지나가는 이세상

...주막에 들러 술한잔 나누며

...세상사 입방아나 찧어보세나

...어차피 덧없는것이 인생이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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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奚琴)을 읽다/임경묵]

 

    다시 읽어보는 오늘의 좋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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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금奚琴*을 읽다 거추장스럽구나! 발모가지 위의 것들 댕강 자르고 뿌랭이만 남은 오반죽烏斑竹 도드라진 마디가 바람을 듣네 꽝꽝한 적막을 조금 구부려 슬근슬근 목울대 당기는가 잠시 숨 고르더니 뿌연 어둠을 켜네 뜨거운 방언方言이 물큰 쏟아지네 풀숲에서 다람쥐눈물버섯을 찾다가 길 잃은 고라니 한 마리 부드럽게 고부라진 외길에 서서 헛헛한 종아리로 밤새 달빛을 헤집네 고라니 꼬랑지는 자꾸 안개를 뿌리쳐 산벚, 산벚은 허리춤에서 분분히 꽃잎을 놓아주었네 길은 한껏 길어지다 멀어지는가 봉분처럼 어두운 달의 뒤편에는 굽이굽이 아흔아홉 길도 들어 있다고 대숲에 기댄 늙은 안개가 마을로 내려가는 외길을 다독이는 밤 허공을 베어 먹은 활의 허리에 지금쯤 설화說話가 무르익었을까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 해금: 향악기에 속하는 찰현擦絃악기의 하나. 詩/임경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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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빚지지 않고 살려는 이에게

         

         권정우

         

        다람쥐는 참나무에게

        빚진 것 없다고 말하지 않는다

        빚지지 않으려 도토리를

        식단에서 빼지도 않는다

        빚을 도토리로 갚지도 않는다

        참나무에게 갚는 것도 아니다

         

        적당한 빚은 사는 이유가 된다

        갚을수록 느는 빚

        자식이란 이름의 사랑스런 빚처럼

         

        다람쥐는

        이 나무 저 나무에 빚지고도 잘 산다

         

        빚지지 않고 살려는 것만큼

        큰 빚을 지는 일이 없다는 걸

        알고 있는 것 같다

         
        권정우<허공에지은집>애지

        출처 : 서봉교시인의서재입니다
        글쓴이 : 만주사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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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차를 기다리며

         

         

                        천양희

         

         

        기차를 기다려보니 알겠다

        기다린다는 것이 얼마나 긴 길인지

        얼마나 서러운 평생의 평행선인지

        기차를 기다려보니 알겠다

        기차역은 또 얼마나 긴 기차를 밀었는지

        철길은 저렇게 기차를 견디느라 말이 없고

        기차는 또 누구의 생에 시동을 걸었는지 덜컹거린다

        기차를 기다려보니 알겠다

        기차를 기다리는 일이

        기차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며 쏘아버린 화살이며 내뱉은 말이

        지나간 기차처럼 지나가 버린다

        기차는 영원한 디아스포라, 정처가 없다

        기차를 기다려보니 알겠다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기차역이 있는지

        얼마나 많은 기차역을 지나간 기차인지

        얼마나 많은 기차를 지나친 나였는지

        한번도 내것인적 없는 것들이여

        내가 다 지나갈 때까지

        지나간 기차가 나를 깨운다

         

         

        - 『열린시학』2010.겨울호

        출처 : 서봉교시인의서재입니다
        글쓴이 : 만주사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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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사파이어사랑
        글쓴이 : 늘예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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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래를 기다리며

        안도현


        고래를 기다리며
        나 장생포 바다에 있었지요
        누군가 고래는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 했지요
        설혹 돌아온다고 해도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고요,
        나는 서러워져서 방파제 끝에 앉아
        바다만 바라보았지요
        기다리는 것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지치는 게 삶이라고
        알면서도 기다렸지요
        고래를 기다리는 동안
        해변의 젖꼭지를 빠는 파도를 보았지요
        숨을 한 번 내쉴 때마다
        어깨를 들썩이는 그 바다가 바로
        한 마리 고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요

        출처 : 삶을 시처럼 시를 삶처럼
        글쓴이 : 유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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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박노해

         

         

         

        안데스 산맥의 만녈설산

        가장 높고 깊은 곳에 사는

        께로족 마을을 찾아가는 길에

         

        희박한 공기는 열 걸음만 걸어도 숨이 차고

        발길에 떨어지는 돌들이 아찔한 벼랑을 구르며

        태초의 정적을 깨뜨리는 칠흑 같은 밤의 고원

         

        어둠이 이토록 무겁고 두텁고 무서운 것이었던가

        추위와 탈진으로 주저앉아 죽음의 공포가 엄습할 때

         

        신기루인가

        멀리 만년설 봉우리 사이로

        희미한 불빛 하나

         

        산 것이다

         

        어둠 속에 길을 잃은 우리를 부르는

        께로족 청년의 호롱불 하나

         

        이렇게 어둠이 크고 깊은 설산의 밤일지라도

        빛은 저 작고 희미한 등불 하나로 충분했다

         

        지금 세계가 칠흑처럼 어둡고

        길 잃은 희망들이 숨이 죽어가도

        단지 언뜻 비추는 불빛 하나만 살아 있다면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세계 속에는 어둠이 이해할 수 없는

        빛이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거대한 악이 이해할 수 없는 선이

        야만이 이해할 수 없는 인간정신이

        패배와 절망이 이해할 수 없는 희망이

        깜박이고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그토록 강력하고 집요한 악의 정신이 지배해도

        자기 영혼을 잃지 않고 희미한 등불로 서 있는 사람

        어디를 둘러 보아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 시대에

        무력할지라도 끝끝내 꺾여지지 않는 최후의 사람

         

        최후의 한 사람은 최초의 한 사람이기에

        희망은 단 한 사람이면 충분한 것이다

        세계의 모든 어둠과 악이 총동원되었어도

        결코 굴복시킬 수 없는 한 사람이 살아 있다면

        저들은 총체적으로 실패하고 패배한 것이다

         

        삶은 기적이다

        인간은 신비이다

        희망은 불멸이다

         

        그대, 희미한 불빛만 살아 있다면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출처 : ironcow6200
        글쓴이 : ironcow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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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서봉교시인의서재입니다
        글쓴이 : 만주사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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