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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관계>>

 

                                                        - 장용철시인/강행복목판화

 

벌은 꽃의 꿀을 따지만

 

꽃에게 상처를 남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꽃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 줍니다.

 

 

사람들도 남으로 부터 자기가

 

 필요한 것을 취하면서

 

상처를 남기지 않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내 것만을 취하기 급급하여 남에게 상처를 내면         

 

그 상처가 썩어         

 

결국 내가 취할 근원조차 잃어버리고 맙니다.         

 

 

사람과 사람사이에도

 

꽃과 벌같은 관계가 이루어진다면

 

이세상엔 삶의 향기가 가득하지 않을까요

 

 

- 풍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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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라이브북입니다.



 
- 대한민국 만화문화대상 수상
-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한국의 책 100’ 선정
-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을 사로잡은 단 하나의 원작!



1. 1592년 임진왜란, 혼란의 시대! 서자로 태어나 각기 다른 운명을 따라간 세 명의 검객

불평등의 시대에 태어나 삐뚤어진 권력과 소외된 아픔에 끝까지 저항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견자의 저항과 슬픔, 분노와 한은 오늘날 우리들이 불평등한 사회를 향해 느끼는 그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아버지 딛고 서면 사람 같은데 어머니를 딛고 서면 개야!”(견자)
“진짜 자유는 자존심과 오기라는 한계가 깨어질 때 얻는다!”(황정학)
“나를 옭아맨 현실부터 뒤엎어 자유로워질 테다!”(이몽학)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의 가장 큰 장점은 작품이 담고 있는 철학적 메시지가 글과 그림의 완벽한 조화로 전달되는 것이다. 때문에 ‘만화’라는 예술 장르의 강점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반복, 과장의 기법과 원근법으로 표현된 선문답 장면, 와르르 무너지는 기왓장으로 표현한 남녀 간의 사랑 등 읽을 때마다 새로운 감동과 여운을 선사하는 장면 장면이 그득하다.

2.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을 사로잡은 단 하나의 원작

“세월이 흐를수록 빛나는 원작에 감독으로서 경의를 표합니다.”

‘사극의 왕’이라 불리는 이준익 감독의 손끝에서 5년간의 기다림 끝에 탄생한 <구름을 버서난 달처럼>. 2010년 한국 영화의 최고 기대작으로 원작의 감동과 이야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이준익 감독의 사극은 역사의 재현에 머무르지 않고, 과거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한다. 이것은 박흥용 원작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의 주제의식과 많이 닮아 있다.
격주간 만화잡지 [영챔프]에 연재됐던 이 작품은 상업 잡지라는 지면의 성격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인 독자층을 형성하면서 작가의 주제의식을 반영하는 데 성공했다. 조선시대 전설적인 한 검객의 이야기지만 지극히 사회적이고 사실적인 시각을 보여 준다. 조선 후기의 난세를 조명함과 동시에 그 시대의 권력과 계급의 불평등, 소외된 이들의 아픔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3. 세상을 엎어야 바뀌는가? 나를 베야 바뀌는가?

박흥용이 보여주는 작품 속 유머에는 항상 뼈가 들어 있다. 그리고 이 유머는 철학적인 담론과 함께 반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주인공 견자와 스승 황정학이 나누는 문답이 그러하다. 주인공 견자는 문득문득 자신에게 던져지는 스승의 질문을 따라 자아를 찾아간다. 때문에 스승 황정학이 무심히 던지는 지극히 철학적인 질문은 스토리 진행의 중요한 축으로 작용한다.

“그럼 스승님이 말씀하시는 본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그럼 네가 알고 있는 안 보인다는 것이 무엇이니???
“스승님은 보시니까 잘 아시겠네요. 본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본다는 것은 안다는 것이다.??
“무엇을 알아요???, “내가 장님이라는 걸.??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사람이 있고, 한 인간의 삶을 다루고 있지만 그 안에는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시간이 있다.

 

박흥용 [저]
충북 영동 출생. 1981년 [돌개바람]으로 만화계에 데뷔했으며 1986년 [백지]로 [만화광장 신인만화 공모]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이때부터 깊이 있고 자아 성찰이 엿보이는, 한국 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작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명실상부한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파격적인 연출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 그림으로 표현한 철학적인 메시지 등 독창성과 예술성에 있어 탁월함을 보여준 작품으로 평단과 독자의 전폭적인 찬사를 받았다. 매 작품마다 오랜 준비 기간을 거치고 철저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한,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가장 한국적인 정서와 이야기로 보는 이에게 감동을 전하는 ‘작가주의 만화’의 대표자로 알려져 있다. 대표작으로는 [무인도][백지]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내 파란 세이버][경복궁 학교][그의 나라][호두나무 왼쪽 길로]등이 있다.

수상 약력
1996년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문화관광부 주최 ‘대한민국 만화문화대상 저작상’ 수상
1999년 [내 파란 세이버] 문화관광부 주최 ‘제 1회 오늘의 우리 만화상’ 수상
2005년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한국의 책 100’ 선정.
2007년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프랑스 최대 출판사 ‘꺄스테르만(Casterman)'에서 불어판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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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직원이 회사를 살린다...묵묵히 일하면서 회사를 이끄는 숨은 영웅들의 41가지 이야기

책 소개
회사를 먹여 살리는 건 상위 20%의 인재들일까, 아니면 80%의 평범한 직원들일까? 야후 코리아 임원을 거쳐 현재 대기업 부장으로 재임하며 많은 직원들의 회사 내 활동을 유심히 관찰해 온 저자는 기업 역량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일반적 사고와는 다르게 '보통의 평범한 직원들'이라고 주장한다.

회사 구석구석에서 기업의 비전을 실현시키고, 독특한 기업 문화를 만들어 내고, 심지어 내부고객이 되기까지 하는 80%의 평범한 직원들, 그들 모두가 하는 일은 눈에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그들 없이는 회사는 굴러가지도 뻗어나가지도 못한다.

지금까지 이들은 핵심인재의 그늘에 가려 기업 경쟁력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부분으로 폄하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저자는 바로 이 부분에 인재 경영의 허점이 있다고 지적하며, 핵심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가 위기에 처한 수많은 기업가들의 사례를 보여준다. 아울러 핵심인재론의 한계를 극복하고 기업 역량을 최대화할 수 있는 대안을 평범한 직원들을 통해 제시한다.  

  
저자소개
전경일(저자): 1964년에 태어나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하였고, 서른 무렵엔 미국으로 건너가 텔레비전과 라디오 경영학 분야를 공부하였다. 사회에 나와서는 삼성전자 미디어 부문에서 근무하였고, IMF시기에는 회사를 나와 경영자의 길을 걷기도 하였다. 서른다섯 무렵엔 계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했지만 밥벌이의 바쁨을 핑계로 한편의 시도 쓰지 못했다. 지은 책으로는 자기계발서인「위대한 CEO 세종대왕」「진정한 성공을 자기경영」「성공학 책은 모두 버려라」「10초 내에 승부하라」를 비롯하여, 자전적 생활일지인「당신이 웃으면 세상이 웃는다」와 어른을 위한 동화「아름다운 사막여행」등이 있다. 현재 야후 코리아 임원으로 있다.



- 프롤로그
  회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 마지막까지 함께할 직원이 있는가?

1장 리더의 고민, 다음에 승진시킬 사람은 누구일까?
     ; 회사의 미래를 책임질 진짜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

  ★  2080 주술의 종언
    경영미신 하나, 핵심인재 1명이 평범한 직원 1만 명을 먹여 살린다
   경영미신 둘, 똑똑한 인재를 확보하라
   경영미신 셋, 최상의 인재 구성으로 드림팀을 만들어라


   누가 조직의 진정한 드라이버인가
   회사를 자기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직원인가
   5년 후, 10년 후에 꽃피울 수 있는 인재인가
   동료들의 평판이 좋은 사람인가
   공을 나누는 사람인가
   이런 사람은 절대 중용하지 마라
   보통인재 풀은 핵심인재 공급원

♣ 2장 챔피언은 따로 있다
    ; 업력이 높은 장수 기업의 비밀
  
    회사 구석구석을 아는 사람은 누구인가
    최고의 로열티를 가진 충성 직원
    자기 몫은 꼭 해낸다
    기업 내부의 고객은 보통 직원들
    평범한 직원들은 자기 역량에 맞는 일을 한다
    조직문화를 만들어 내는 보통 직원들
    모자람 때문에 더 열심히 묵묵히 일했다
    산소 같은 존재들
    평범의 진실을 실천하는 사람들  
    업력이 높은 장수 기업의 비밀



♣ 3장 가치 지향적 직원은 어디에 있는가
    ;진정한 프로는 눈에 띄지 않는다

★  인재를 알아보는 방법
      진정한 프로는 눈에 띄지 않는다
      사회는 성적순이 아니다
      노는 것을 뒤로 미루는 것은 분명 뛰어난 능력이다
      삼중인三重人을 중용하라
      눈에 보이지 않지만 지속적 성장에 반드시 필요한 가치
      누가 진정한 챔피언인가
      조직 내 철통 수비수들
      보통이란 말은 어느 분야만 그렇다는 것
      평범한 직원들의 감춰진 탁월성을 찾는 비법

♣ 4장 탁월한 리더는 보통의 직원들과 함께한다
     ;평범한 직원에게서 비범함을 끌어내는 비결
      협동이 가져오는 힘
    ★  천리마를 볼 줄 알아야 리더다
      현장의 직원을 스승으로 섬겨라 
     스스로 노력하게 만드는 열정의 기폭제
     조직을 죽이는 세 가지, ‘삼겹-살殺’
     애써 키워놓으면 떠나버리는 게 직원?
    ★  관리자들의 와이셔츠 소매를 잘라버려라
     부하직원과 공을 다투지 마라
     보통 직원들의 실패를 후원하라
     삶의 가치를 일에서 찾게 하라
     노하우를 공유하라
     평범한 직원을 비범한 인재로 만드는 방법


- 에필로그
  

    더 작고 세세한 곳에서 숨어 있는 비범함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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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인류의 운명을 놓고 벌이는 신들의 게임이 펼쳐진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준비에서 출간까지 9년에 걸쳐 완성한 소설『신』제1권.

<개미>, <뇌>, <천사들의 제국>, <파피용> 등의 작품을 통해 독특한 소재와 상상력을 선보였던 베르베르가

이번에는 인류의 운명을 놓고 신 후보생들이 벌이는 게임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내었다.

저마다 개성 넘치는 신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 세상을 유머러스하게 풍자한다.

<타나토노트>에서는 영계 탐사단, <천사들의 제국>에서는 수호천사로 활약했던 미카엘 팽송이

이번 소설에서는 신 후보생으로 등장한다. 신이 되기 위한 후보생으로 뽑힌 미카엘 팽송.

그를 비롯한 144명의 후보생들은 그리스 신화의 열두 신으로부터 신이 되기 위한 수업을 받는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가운데 몇몇 후보생이 의문의 공격으로 죽고, 미카엘 일행은 올림포스 산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한밤의 탐험을 계속하는데...

소설은 신이 되기 위한 경쟁을 펼치는 미카엘 팽송의 이야기, 신 후보생들이 만든 18호 지구 속 인간들의 이야기,

미카엘이 천사 시절 돌보았던 세 인간이 환생하여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라는 세 개의 큰 줄기로 전개된다.

특히 미카엘이 돌보았던 세 인간 중 한 명은 은비라는 이름의 한국인으로 환생하는데, 미카엘은 천사가 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인간으로 환생하기를 청한 그 소녀에게 더욱 관심을 기울인다.

작품 조금 더 살펴보기!
이번에 출간된 1권과 2권은 프랑스에서 100만 부 가까이 팔린 히트작인『신』3부작 가운데 제1부인

 <우리는 신>에 해당된다. 베르베르는 기독교, 불교, 그리스 로마 신화, 유대교 카발라 신앙 등 다양한

종교와 신화를 하나로 모아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냈다.

작품 활동 초기부터 '삶과 죽음 너머'에 대해 탐구해온 베르베르식 우주의 완성을 엿볼 수 있다.

저자소개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은이 베르나르 베르베르 Bernard Werber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일곱 살 때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한 타고난 글쟁이이다. 1961년 툴루즈에서 태어나 법학을 전공하고 국립 언론 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별들의 전쟁> 세대에 속하기도 하는 그는, 고등학교 때 만화와 시나리오에 탐닉하면서 만화 신문 '유포리Euphorie'를 발행하였고, 이후 올더스 헉슬리와 H. G. 웰스를 사숙하면서 소설과 과학을 익혔다. 대학 졸업 후에는 '르 누벨 옵세르 바퇴르'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과학 잡지에 개미에 관한 평론을 발표해 오다가, 드디어 1991년 120여 회의 개작을 거친『개미』를 발표,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단숨에 주목받는 <프랑스의 천재 작가>로 떠올랐다.
이후에도 세계 밖에서 세계를 들여다보게 하는『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죽음과 삶을 넘나드는 영계 탐사자를 다룬『타나토노트』, 명상을 통해 자기 내면세계로의 여행을 안내하는『여행의 책』, 인류 진화의 수수께끼를 본격적으로 탐구한 과학 스릴러『아버지들의 아버지』, 천사들의 관점을 통해 무한히 높은 곳에서 인간을 관찰하고 있는『천사들의 제국』, 허를 찌르는 반전으로 우리의 상식을 깨는 『나무』, 희망을 찾아 거대한 우주 범선을 타고 우주로 떠나는 14만 4천 명의 이야기 『파피용』 등으로 짧은 기간 내에 프랑스에서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 중의 한 사람으로 자리를 굳혔다. 그의 작품들은 이미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1천 5백만 부가 넘게 판매되었다.
베르베르는 현재 파리에서 살며 왕성한 창작력으로 작품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2008년 10월 프랑스에서 출간된 소설집 『파라다이스Paradis sur mesure』 역시 열린책들을 통해 2009년 국내에 소개될 예정이다.

옮긴이 이세욱
이세욱 1962년에 태어나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하였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인간』, 『나무』,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뇌』( 전2권),

『타나토노트』(전2권), 『개미』(전5권), 『아버지들의 아버지』(전2권), 『천사들의 제국』(전2권),

『쥐의 똥구멍을 꿰맨 여공』, 『여행의 책』, 움베르토 에코의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 전2권),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무엇을 믿을 것인가』(카를로 마리아 마르티니 공저),

장클로드 카리에르의 『바야돌리드 논쟁』, 미셸 우엘벡의 『소립자』, 미셸 투르니에의 『황금구슬』,

카롤린 봉그랑의 『밑줄 긋는 남자』,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 파트릭 모디아노의 『발레 소녀 카트린』,

장 자끄 상뻬의 『속 깊은 이성 친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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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어려운 시절을 견뎌낸 김훈만이 말할 수 있는 삶에 대한 이야기!

김훈 신작 에세이 『바다의 기별』.

'칼의 노래', '현의 노래' 등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글로 표현해낸 소설가 김훈이 4년 만에 새롭게 펴낸 에세이집이다.

지나온 세월을 회상하며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털어놓음으로써, 간접적으로 작가의 속내를 드러내었던 소설과는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세상에 대한 깊은 사유와 명석한 판단력 그리고 통찰의 언어로 독자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던 김훈의 내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수록된 13편의 작품들은 치열한 삶을 살아낸 작가 김훈, 그리고 인간 김훈의 내면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힘겨웠던 어린 시절의 기억과 추억들, 작가로서의 고뇌, 죽음에 대한 사유 등 그간 드러내지 않았던 속내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내면의 갈등과 싸우며 시대와 부딪히며 격렬한 인생을 살아온 김훈, 그가 지나쳐온 삶의 여정을 직접 들려준다.

『바다의 기별』은 온몸을 다바쳐 글쓰기에 혼신의 힘을 다해온 작가 김훈의 내면 세계와 삶의 모습 그리고 그가 살아온

시대와 가족 이야기를 소개한다. 김훈에 대한 이해의 폭을 한층 더 깊게 해줄 것이며, 만만치 않은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있는

 이들에게 깊은 위안과 힘찬 용기를 선사해 줄 것이다. <양장본>

이 책의 구성
13편의 에세이와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3편의 산문은 치열한 삶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김훈의 이야기입니다.

부록에는 그간 김훈이 펴냈던 저작물들의 서문을 모아 실었습니다. 또한 서문 모음과 함께 수상소감들도 함께 수록하였습니다.

 

저자소개

김훈 김훈

자전거레이서.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오랫동안 신문기자 생활을 했다. 지은 책으로 독서 에세이집 『내가 읽은 책과 세상』 『선택과 옹호』, 여행 산문집 『문학기행 1, 2』(공저) 『풍경과 상처』 『 자전거 여행 1, 2』 『원형의 섬 진도』, 에세이집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밥벌이의 지겨움』『공차는 아이들』, 장편소설 『빗살무늬 토기의 추억』 『칼의 노래』 『현의 노래』 『개 : 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남한산성』과 소설집 『강산무진』 이 있다.

목차

머리말

Ⅰ 바다의 기별
바다의 기별
광야를 달리는 말
무사한 나날들
생명의 개별성
칠장사 기행
글과 몸과 해금
시간의 무늬

Ⅱ 기다려라, 우리가 간다
기다려라, 우리가 간다
1975년 2월 15일의 박경리
고향과 타향
무너져가는 것에서 빚어지는 새로운 것

Ⅲ 말과 사물
회상
말과 사물

부록 서문과 수상소감
ㆍ칼의 노래/현의 노래/남한산성/개/빗살무늬토기의 추억/강산무진
ㆍ공차는 아이들/밥벌이의 지겨움/풍경과 상처/자전거 여행/자전거 여행2
문학기행/원형의 섬 진도/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내가 읽은 책과 세상/선택과 옹호
ㆍ다시 임화를 생각함/스스로 두려운 마음으로/지표가 된 약봉투

오치균의 그림

리뷰

미디어 서평

출판사 서평

김훈의 격정에 찬 산문은
참담함과 쓸쓸함으로 가득 찬 삶의 안과 바깥을
두루 내다보는 자의 비극적 탐미의 결과물이다.


100만부를 돌파한 『칼의 노래』와 『현의 노래』, 『남한산성』 등 걸출한 장편소설을 펴내며 이 시대 최고의 소설가로

우뚝 선 김훈이 『자전거 여행1?2』,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에 대하여』에 이어 4년 만에 에세이집을 펴냈다.
올해 예순을 맞이한 김훈은 건국 60주년과 맞먹는 생애를 살아온 사실을 새삼 깨달으며 회상에 잠겼다.

지난날을 떠올리며 그간 털어놓지 않은 내밀한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눈과 발로 쫓아 사실에 입각한 글쓰기의 치열함과 죽음에 대한 사유, 악과 폭력을 바탕으로 한 약육강식의 세계에 대한

날 선 시선, 힘겨웠던 유년시절 등 그간의 삶과 문학과 시대를 눈부신 미문으로 묘파해 놓았다.

한 개인으로, 아버지로, 아들로, 소설가로서 겪은 삶의 비릿한 진실을 풀어놓아 소설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대작가 김훈의 속살을 엿본다
김훈이 처음으로 내면의 풍경과 정신의 심연을 들여다볼 수 있게 맨살을 드러냈다.

대형 장편소설과 세상을 향해 쏟아낸 말과 사람살이의 풍경을 담은 에세이집을 내긴 했지만 작가 자신을 드러낸 적은 없었다.

이 책에는 김훈의 내면을 엿볼 수 있는 지난날의 일화들이 삽화처럼 들어가 있다.

김훈을 말할 때 허무주의자, 탐미주의자, 마초 등의 수사들이 따라다닌다.

작가는 작품으로 말한다고 하지만 작품을 통해 드러난 이런 추상적, 관념적 모습이 아닌 진정성이 담긴 삶과,

시대와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김훈은 이 책에 풀어놓았다.
김훈은 그 누구보다 지극히 비루한 일상을 살아가는 낙담한 인간을 눈과 발로 쫓은 디테일로 전달하는 작가다.

그가 온몸으로 써내려간 디테일이 삶의 구체성이 되어 산다는 것의 도저한 본질을 꿰뚫게 한다.

검박하고 담담한 듯 보이는 문장은 오히려 더 절절하게, 치열하게, 웅숭깊게 읽는 이의 마음을 뒤흔든다.

극도로 감정을 절제한 문장은 오히려 심장을 터뜨릴 정도로 강렬함을 남긴다.

선과 악이 혼돈되고 전도되는 시대와 부딪히며 살아온 김훈이 그간의 내면 풍경과 삶, 시대, 가족 이야기를

소설이 아닌 에세이로 펼친 이 책에 더욱 눈길이 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훈의 신작 에세이 『바다의 기별』은 읽는 이로 하여금 김훈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힘과 동시에 우리 자신의

기갈난 삶에 깊은 위안과 힘찬 용기를 주는 글들이 담겨 있다.
경제난으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우리들. 각자의 삶에 주름살이 늘어가는 요즘,

 영화나 소설이 현실보다 더 심오하고 극적일 수 있을까. 하루하루 견디며 살아가는, 먹고살기 위해

치욕을 견뎌야 하는 나날이 늘어가는 이때 삶을 치열하게 견뎌낸 김훈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 반갑다.

영화나 문학작품과 같은 서사예술의 감동이 극중 인물들의 행위와 감상자 개인의 주관적 체험과 기억이

교차될 때 발생하는 화학작용이라 한다면 이 책은 온전히 공감하기에 충분한 것이다.
13편의 산문이 실려 있는 이 책은 김훈이 차린 소박한 성찬이다. 작지만 알차서 그가 살아온 삶의 무늬들을 그려볼 수 있다.

살갗으로 읽어낸 엄정한 삶의 진상
『바다의 기별』에서 김훈은 사적인 차원의 구체적 회억을 처음으로 진술한다.

그가 들려주는, 빈한했던 유년시절과 시대와 불화했던 아버지, 그리고 헌신적이던 어머니의 이야기는

신파적이지 않으면서도 읽는 이로 하여금 애틋함을 자아낸다.

그는 비루한 것을, 그 어떤 감상도 보태지 않고 다만 비루하다고 말하면서 그 비루함이 유도할지도 모르는

동정과 연민을 차단한다. 동정과 연민을 원천봉쇄하는 그의 강직과 직설이 오히려 마음에 파문을 일으킨다.

이것은 김훈의 허무주의의 요체를 이룬다. 참담하고 참혹하지만 마주볼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삶이라는,

김훈의 간명한 세계관과 수미의 쌍을 이룬다. '꾸역꾸역 이어지는 삶의 일상성'이야말로 경건하고 진지한 것이며,

삶은 단단하고 무참한 생계의 연쇄라는 일관된 생각을 송곳처럼 명료하게 보여준다.

"아버지를 묻던 겨울은 몹시 추웠다. 맞바람이 치던 야산 언덕이었다. 아버지는 오래 병석에 누워 계셨고,

가난은 가히 설화적이었다. 병장 계급장을 달고 외출 나와서 가끔씩 아래를 살펴드렸다.

죽음은 거역할 수 없는 확실성으로 그 언저리에 와 있었다. 아래를 살필 때, 아버지도 울었고 나도 울었다."

                                                                                -「광야를 달리는 말」중에서

"어머니는 거칠고 사납고 과장된 말을 무척 싫어하셨다. 몇 살 때였던가. 제헌절 날 어머니는 새 옷을 주셨다.

어머니가 주신 새 옷은 새로 산 게 아니라 입던 옷을 빨고 깁고 다려서 주신 옷이었다.

 "법을 만든 날이다. 새 옷을 입어라"고 어머니가 말씀하신 것으로 나는 지금도 기억한다.

어머니에게 헌법은 과연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하면 나는 지금도 눈물겹다." -「고향과 타향」중에서

딸아이가 공부를 마치고 취직해서 첫 월급을 받았다. 딸아이는 나에게 휴대폰을 사 주었고 용돈이라며 15만 원을 주었다.

그 아이는 아마 월급쟁이로서 평생 살아가게 될 것이었다. 진부하게, 꾸역꾸역 이어지는 이 삶의 일상성은 얼마나 경건한 것인가.

 그 진부한 일상성 속에 자지러지는 행복이나 기쁨이 없다 하더라도, 이 거듭되는 순환과 반복은 얼마나 진지한 것인가.

나는 이 무사한 하루하루의 순환이 죽는 날까지 계속되기를 바랐고, 그것을 내 모든 행복으로 삼기로 했다.

                                                                                                                  - 「무사한 나날들」중에서

김훈에겐, 감상을 거부한 분노와 사랑이 곧 문법이며 문체다.
3부에 들어간 최근에 행한 강연원고에서 김훈은 최초로 자신의 문학적 자의식과 문학론, 그리고 작가로서의 세계관을

매우 명료하면서도 단호하게 드러내고 있다. 2001년 『칼의 노래』를 상재하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작가로

우뚝 선 김훈은 일급의 좋은 작가임에 분명하지만, 대개의 좋은 작가들이 그런 것처럼 천의무봉의 재능에 기대는

작가의 자리를 스스로 거역한다. 그는 치열한 자기부정의 방식으로 자기합리를 꾀하는 아찔하고 절대적인 모순성으로

가까스로 작가의 길에 서 있을 뿐이다. 그는 그 모순으로 삶이 매순간 만들어내는 애매한 국면의 진상을 꿰뚫는다.

인문성에 매몰된 정신주의자이기보다는 순결한 감각주의자이기를 자처하는 김훈은 다만 자신의 몸이 반응하고

지각하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절대적 숙명을 긍정할 뿐이다. 거기에서 독특한 김훈만의 스타일이 만들어진다.

"쓴다는 것은 불완전한 언어로 불완전한 세계에서 사는 불완전한 인간에 대해서 쓴다는 것이다." -본문에서

익히 알려진 것처럼 그의 허무주의는 해명되지 않는 삶의 기저를 투시한다.

그래서 그의 말이 빚어내는 풍경은 참혹하고 쓸쓸하기 이를 데 없다. 그는 악과 폭력이 이 세상의 근본 바탕이며

그것을 지배하는 형식이 바로 약육강식이라고 말한다. 그가 그렇게 말할 때, 그의 심연에서 지각변동과 삼투압을

일으키는 분노와 사랑은 수사의 문법을 뛰어넘어 그것 자체가 곧 명백한 수사가 된다.

다시 말해, 김훈의 문법은 곧 분노와 사랑인 것이다.

보여지는 김훈과 보여지지 않는 김훈 사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부록
이 에세이집은 13편의 에세이와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동안 김훈이 펴낸 저작물들의 서문을 모두 모아 부록으로 실었다.

특별히 부록을 실은 데는 이유가 있다. 그가 쓴 서문은 당대의 지식인으로, 문장가로, 작가로서 그가 살아낸 시대와

치열한 소통을 보여주는 더할 것도 없고 덜할 것도 없는 명백한 증물이다.

서문들을 읽다보면 시대와 늘 서늘하게 불화했던 김훈의 복잡하고 아름다운 내면 풍경이 어느덧 질서의 구조를 가지면서

오롯하게 드러난다. 서문 모음과 함께 김훈이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행한 수상소감들도 모았다. 한자리에 모아놓고 읽으면

개별적으로 읽을 때와 달리 김훈의 삼엄한 문학정신, 그 진정성을 더욱 깊이 음미할 수 있게 된다.

서문과 수상소감은 김훈이 쓴 본문의 이야기를 보완하는 2차 텍스트라 할 수 있는데, 이를 읽으면 보여지는 김훈과

보여지지 않는 김훈 사이에서 여러 겹을 이루고 있는 미세하고 구체적인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책속으로

아버지를 묻던 겨울은 몹시 추웠다. 맞바람이 치던 야산 언덕이었다. 아버지는 오래 병석에 누워 계셨고,

가난은 가히 설화적이었다. 병장 계급장을 달고 외출 나와서 가끔씩 아래를 살펴드렸다.

죽음은 거역할 수 없는 확실성으로 그 언저리에 와 있었다. 아래를 살필 때, 아버지도 울었고 나도 울었다. -22쪽

"요사스럽다. 곡을 금한다." 내 아버지한테서 배운 말투였다. 여동생들은 질려서 울지 못했다.

아버지의 관이 내려갈 때 나는 비로소 내 여동생들의 '오빠'라는 운명에 두렵고도 버거운 충만감을 느꼈다. - 23쪽

삶은 살아 있는 동안만의 삶일 뿐이다. 죽어서 소멸하는 사랑과 열정이 어째서 살아 있는 동안의 삶을 들볶아 대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진부하게, 꾸역꾸역 이어지는 이 삶의 일상성은 얼마나 경건한 것인가. 그 진부한 일상성은 얼마나 경건한 것인가.

그 진부한 일상성 속에 자지러지는 행복이나 기쁨이 없다 하더라도, 이 거듭되는 순환과 반복은 얼마나 진지한 것인가.
-32쪽

중모리 문장은 편안하다. 사유는 문장 속에 편안하게 실린다. 휘몰이 문장을 쓸 때는 사유가 문장을 몰고 가지만,

중모리 문장을 쓸 때는 문장이 사유를 이끌고 나가는 것 같다. 그래서 중모리 문장을 쓸 때 내 몸은 아늑하다.

그 아늑함이 한가하고 또 부질없이 느껴질 때, 나는 다시 휘몰이 쪽을 넘보는데 휘몰이 문장을 불러오려면,

사유의 질감을 바꿔야 한다. 이 전환은 쉽지 않다. -59쪽

교도소 정문 맞은편 야트막한 언덕 위에 웬 허름한 여인네가 포대기로 아기를 업은 채, 추위 속에서 웅크리고 있었다.

그 아이의 아버지 김지하가 검거되었던 것이다. 어쩌자고 생후 10개월 미만의 어린것을 업고 영하 12도의 강추위 속에

교도소 앞 광장으로 나온 것인지 나는 알 수가 없었다. 그날 밤 신문사로 돌아가 마지막 기사를 작성했다.

나는 박경리에 관하여 쓸 수가 없었다. 나는 어쩐지 그것이 말해서는 안 될 일인 것만 같았다.

새벽 두 시께 집으로 돌아와 잠자다 일어나 아내에게 그날의 박경리에 관해서 말해주었다.

아내는 울었다. 울면서 "아기가 추웠겠네요"라고 말했다. 춥고 또 추운 겨울이었다. -94쪽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나에게 사명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의 아름다움과 고귀함을 언어로써 증명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아름다움은 세상의 악과 폭력과 야만성과 함께 존재할 수밖에 없다. -1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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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 아쿠타가와상 수상작가 다나베 세이코의 섬세하고 리얼한 장편연애소설


     서른한 살, ‘사치에 눈을 뜬 여자의 드라마틱한 비밀이 시작된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이라는 작품으로 국내에 많은 팬을 갖고 있는 다나베 세이코는 일본에서 ‘국민작가’로 불린다.
  •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왕성한 창작 활동을 하며 아쿠타가와상을 비롯하여 화려한 수상경력을 갖고 있는 이유도 있지만,

    시대를 뛰어넘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살 만한 이야깃거리를 늘 들고 나오기 때문이다.


    『아주 사적인 시간』도 제법 오래 전에 태어난 작품이지만 결코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 그녀의 감각을 느낄 수 있다.

    그건, 다나베 세이코가 선택하는 ‘평범한 소재’ 때문이다.

    그녀에게 있어서 ‘남자와 여자의 관계’는 끊임없이 흥미를 자극하는 원천이라 할 수 있다.

    파란만장한 운명보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마음이 변해가는, 그런 종류의 드라마가 자신의 마음을 유혹한다는 것이다.

    이는 작가뿐만이 아니라 이 세상에 남자와 여자로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 해당이 되는 부분일 것이다.
    『아주 사적인 시간』에서는 평범한 일상을 드라마틱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사람의 ‘변심’이라 보고,

    이로 인하여 남자와 여자의 관계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보여주고 있다.


    변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사람’ - 영원한 로맨스는 없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고 묻는 남자가 있었다. 사람들은 말한다. 변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한때는 심한 열병과도 같고, 목숨을 걸 만큼 절절했던 사랑은 시간이 지나면 색이 바래고 연기처럼 사라져버린다.

    또한 사랑으로 구멍 난 자리는 다른 누군가로 채워지게 마련이다. 강물처럼 흘러가버리는 사람의 마음을 그 누가 탓하겠는가.
    『아주 사적인 시간』은 ‘노리코’라는 여자가 펼치는 한 편의 연극이라고 봐도 좋다.

    결혼과 동시에 상류층에 발을 디딘 노리코는 금방 사치스런 생활에 익숙해진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온한 듯하며 완벽한 결혼생활인 듯하다. 하지만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노리코는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 가졌던 마음이 변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과거를 돌아보며 자신의 옛 남자와의 관계가 어떻게 변해갔는지 생각하게 된다.

    한때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가 친구의 남편이 되어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을 보며 그저 ‘아저씨’라는 생각만 들고 결혼 후 짜릿한 사랑을 했던 남자는 이제, 중후한 ‘중년남자’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리고 지금, 그녀의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노리코의 ‘변심’이, 남편 고와의 관계에 변화를 낳고, 그녀의 결혼생활을 뒤흔들고 마는 것이다.
    시대와 장소 변해도 남자와 여자 사이의 관계는 별반 다르지 않다.

    다나베 세이코는 바로 이러한 부분에 초점을 두고 영원할 수 없는, 하지만 영원하길 바라는 ‘로맨스’에 대해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줄거리

    노리코, 31살. 남자 같은 짧은 머리에 여름이든 겨울이든 바지에 티셔츠 차림. 화장도 안 하고 어딜 봐도 누가 봐도 그냥 ‘여자아이’ 같은 여자다. 이런 노리코 앞에 돈 많고 섹시하고 능력 있고 나이까지 어린 ‘고’라는 남자가 나타난다.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며 소박하게 살아가던 노리코에게는 인생의 판을 뒤집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그가 초호화 맨션을 들이대며 청혼을 했기 때문이다. ‘별것’ 있을 것 같던 노리코. 하지만 그녀도 지극히 평범한 여자이기에 그의 청혼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상위 1%의 ‘상류층’이라는 무대에, ‘부잣집 사모님’이라는 역할을 부여받고 화려하게 등...  

     

     

      

     

    여자란 것은 그림 같은 인생을 사는 동물로, 근경은 크게 보이고 원경은 작고 희미해져버리기 때문에, 지금의 나에게는 고의 존재가 가장 강렬하고 과거의 남자는 잊혀지고 마는 것이다.
    과거란 이 얼마나 쉽게 사라져버리는 것인가? 인간이 자칫 잘못된 병에 걸리면 금방 죽는 것처럼, 아름다운 시집도, 곤란한 일기장도 허무하게 금방 연기로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 p.121

    사랑했던 남자와 여자 사이에 냉혹한 말이 처음으로 오갔을 때의 충격은 세상의 그 어떤 사건에도 필적할 만하다.
    만일 한쪽이 꿈에도 생각지 못하고 있을 때, 다른 한쪽이 그런 말로 상처를 준다면 그것은 범죄나 마찬가지다.

    -저자 다나베 세이코

     

    다나베 세이코 [저]

    소설가, 수필가. 1928년 오사카에서 태어나 쇼인여자전문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64년 『감상여행』으로 제50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고, 1987년 『꽃 같은 옷 벗으니 휘감기네』로 여류문학상, 1993년 제10회 일본문예대상, 1993년 <비뚤어진 일차一茶>로 제28회 요시카와에이지문학상, 1994년 제42회 기쿠치칸상, 1998년 <도돈보리에 비 내리는 날 헤어지고 처음>으로 요미우리문학상, 이즈미교카문학상, 이하라사이카쿠상을 수상한 일본 문단을 대표하는 국민 작가다. 그 밖의 작품으로 『옛날. 새벽』 『여자의 해시계』 『부처의 마음은 아내의 마음』 『물고기는 물로, 여자는 집으로』 등이 있다. 인간에 대한 날카로운 관찰과 뛰어난 지성을 유머로 승화하여 소설과 평전, 수필, 고전문학 번역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김경인 [역]

    조선대학교 경영학과와 일본외국어전문학교 통․번역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전남 보성에서 일본어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봄 안개 피어나는 아침으로 가다』『바다의 선인』『서른 살의 그녀, 인생을 논하다』『야심만만 심리학』『렉서스, 도요타의 도전』『여자 20대를 멋지게 사는 법』『20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즐거운 불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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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me > 도서  > 소설  > 외국소설  > 일본소설

     

         상세정보

     

       

    • '연애 소설의 여왕' 야마다 에이미 소설집. 문학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작가로 평가받는 저자는 이번 소설집에서도 특유의 경쾌하고 도발적인 시선으로 다양한 남녀관계의 메커니즘을 들여다본다. 각기 다른 시점에서 여성의 성을 당당하고 아름답게 그려낸 세 편의 단편을 수록했다.

     

         

    • BAD MAMA JAMA
      캔버스관
      입냄새
      모놀로그

           

     

     

      야마다 에이미 [저]

    • 1959년 도쿄에서 태어났고, <메이지 대학>을 중퇴했다. 1985년 '베드타임 아이즈'를 발표하며 데뷔했다. 1987년 '소울 뮤직 러버즈 온리'로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그 밖의 작품으로 '열혈 폰짱', '트러쉬', '애니멀 로직', '4U' 등이 있다. 단편소설집으로 '매그넛', 에세이집으로 '에이미 쇼즈', '에이미 세즈'가 있다.

     

    김난주 [역]

    • 1958년에 태어나 경희대학교에서 우리 문학을 공부한 후,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문학을 공부하였다. 현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역서로는 에쿠니 가오리의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 『반짝반짝 빛나는』, 『낙하하는 저녁』, 『울 준비는 되어 있다』,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웨하스 의자』,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홀리 가든』, 시게마츠 키요시의 『비타민F』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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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어머니는 안녕하신가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라는 충격적인 첫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생일상을 받으러 서울로 상경한 노모를

    서울역 구내에서 잃어버린 사건을 담고 있다. 이 비극적인 사건의 후 가족들은 사라진 엄마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엄마의 행적을 엄마의 삶을 추적하는 한다. 원고를 탈고한 후 가장 먼저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신경숙은 이 소설에서

    어머니 존재의 무게와 실재성을 날카롭고 섬세한 언어로 다루고 있다.

    출판사 서평

    우리 어머니의 삶과 사랑을 절절하고 아름답게 그려낸 역작
    신경숙 문학의 오랜 흐름을 한곳으로 모아놓은 소설적 결정(結晶)!


    한국문학사에 한 획을 그으며 소설계의 중심에 자리잡은 작가, 2007년 겨울부터 2008년 여름까지 <창작과비평>에 연재되어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바 있는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출간되었다. <리진> 이후 펴내는 여번째 장편이다.

    연재 후 작가는 4장으로 구성된 연재원고를 정교하게 수정하고 100여매에 달하는 에필로그를 덧붙였다.
    늘 곁에서 보살펴주고 무한정한 사랑을 주기만 하던, 그래서 당연히 그렇게 존재하는 것으로 여긴 엄마가 어느날

    실종됨으로써 시작하는 이 소설은 도입부부터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지하철역에서 아버지의 손을 놓치고 실종된

    어머니의 흔적을 추적하면서 기억을 복원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추리소설 같은 팽팽한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한다.

    엄마는 사라짐으로써 가족들에게 새롭게 다가오고 더욱 소중한 존재가 된다.

    전단지를 붙이고 광고를 내면서 엄마를 찾아헤매는 자식들과 남편, 그리고 엄마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각 장은 강한

    흡인력을 가지고 독자를 사로잡는다. 딸(1장)-큰아들(2장)-아버지·남편(3장)-어머니·아내(4장)-딸(에필로그)로

    이어지는 시점의 전환은 각자가 간직한, 그러나 서로가 잘 모르거나 무심코 무시했던 엄마의 인생과 가족들의 내면을 절절하게 그려낸다. 각 장은 그 자체로 완성도 높은 모놀로그를 보는 듯한 극적인 효과를 지닌다. 각자의 내면에 자리잡은 어머니의 상은 각각 남다른 감동을 선사하기도 하지만 서로가 연결되고 스며들어 탁월한 모자이크화로 완성된다.

    큰아들의 졸업증명서를 직접 들고 기차를 타고 난생처음 서울에 올라온 어머니가 아들의 숙소인 동사무소 숙직실에서

    잠들면서 들려주는 이야기다. 그 동사무소가 첫 직장이었다는 것도 잊은 채 바쁘게 살다가 어머니를 잃어버린 뒤에

    큰아들이 떠올리는 어머니에 대한 기억의 일부인 것이다. 아들이 기억하는 어머니는 이처럼 눈물겹고 안타깝도록

    자식만을 바라보는 존재이다. 그동안 앞만 바라보고 성공가도를 달려오면서 정작 가장 가깝고 소중한 어머니를 등한시했다는

    때늦은 깨달음은 아들에게 통한의 눈물을 안겨준다. 딸들이 기억하는 어머니의 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어머니는 과연 우리에게 어떤 존재일까, 어머니로서 아내로서 한 여성으로서 어머니는 어떻게 인생을 살아왔을까,라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지만 애써 외면해온 쉽지 않은 질문에 대해 이 소설은 가슴 아프게 응답한다.

    갈피마다 서려 있는 이 슬프고도 아름다운 어머니의 에피쏘드들은 읽는이로 하여금 독서를 멈추고 회한의 눈물을

    흘리게 할 정도로 먹먹한 감동을 선사한다.

    빠르게 읽히지만 중간중간 독서를 멈추고 가슴을 쓸어내리지 않고는 다음 장면으로 넘어갈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세밀한 문체와 내면묘사는 신경숙 소설의 정점이라 할 만큼 뛰어나다.

    어머니라는 보편적인 소재뿐만 아니라 추억을 환기하며 물흐르듯 이야기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섬세한 문체와 묘사는

    읽는이에게 소설 속 화자의 고백이 완벽하게 자신의 것과 일치되게 하는 흔치 않은 경험을 선사한다.

    때문에 독자로 하여금 소설이 아니라 ‘나’의 이야기로 착각하게끔 해서 소설에서 헤어나기 어렵게 만든다.

    소설 속 어머니는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다. ‘어머니들의 인생이 어느 만큼이라도 사회적인 의미를 갖기를 바라는 것’이

    ‘소박한 희망’이라고 작가는 말하지만 이 소설의 사회적 의미와 파장력은 엄청나게 크다 할 수 있다.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최첨단 기술문명을 사...

    작가의 낮고 깊은 목소리는 우리 모두에게 뜨거운 반성과 눈물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우리문학사에 이 소설처럼 본격적으로 어머니와 가족의 정을 체감하도록 한 작품은 아주 드문만큼

    “요즘 세상에선 거의 멸종 위기에 처한 희귀종 소설”(백낙청)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 늘 배경으로 묻혀 사라진,

    엄마이기 이전에 한 여자로서의 삶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주문하는 작가의 간곡함은 읽어가면서

    곧 우리 모두의 소망으로 바뀌게 된다.

    이 소설이 일깨우는 것은 단지 가족간의 정이나 어머니의 사랑에만 머물지 않는다. 사람으로 태어난 모든 이들을

    자기 생의 근원과 존재에 대한 깊은 사유로 이끌어가는 작품이다.

    그 근원적인 질문 뒤에는 아픈 반성과 뉘우침을 던져주기도 한다. 또한 사라진 엄마는 지상의 모든 상처와 슬픔을

    위로하고 쓰다듬는 사랑의 화신으로 귀환한다. 각 장에서 실종된 어머니를 목격한 이들의 증언을 통해 드러나는

    환영 같은 어머니의 모습―소눈 같은 눈과 파란색 슬리퍼를 신고 발등에 파인 상처를 지닌 어머니―이 일관되게 연상시키는,

    한없이 연약하나 투명하고 선한 이미지는 때로 비현실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작가는 에필로그를 사라진 어머니를

    끝까지 지상에 붙들어놓으려는 노력으로 완성한다.

    어머니는 그래서 세상 어디에나 존재하는, 그러나 성스러운 손길로 지상의 상처를 쓰다듬어주고 원죄에 대한 고해를

    들어주는 성모 마리아와도 같은 이미지를 띤다. 화자가 피에타상을 보고 난 뒤에 “엄마를, 엄마를 부탁해―”라고

    어렵게 이야기하면서 소설을 마무리짓는 것은 우리 모두의 어머니상이 지니는 사랑의 상징을 품어안고 되새기게 하는 탁월한 결말이다. 이 소설은 신경숙 소설 중에서도 ‘확실한 성공작’(백낙청)이며 ‘세상의 모든 자식들의 원죄’(이적)에 대한 이야기이다.

    소설을 읽다보면 우리는 문득, 우리의 어머니는 어떤 어린 시절을 살고 어떤 꿈을 꾸며 자식들과 남편에게 왜 그렇게 헌신했는지,

    또 차마 말할 수 없는 어떤 사랑의 비밀을 가슴에 담고 있는지 궁금해하고 어머니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작가는 어머니의 부재로 시작한 이야기를 통해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늦지 않았음을, 아직 사랑할 시간이 많이 남았음을

    통절하게 깨우쳐주는 것이다.

    <엄마를 부탁해>는 신경숙의 작품 중에서도 확실한 성공작이지만 요즘 세상에선 거의 멸종 위기에 처한 희귀종 소설이다.

    피붙이 식구들의 끈끈한 정을 이렇듯 절절하고 아름답게 그려낼 작가가 오늘날 몇이나 될까.

    더구나 세련된 현대작가가 ‘눈물 없이 못 읽을’ 장편을 써낼 엄두조차 내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놀라운 것은 신경숙이 이런 위태로운 작업을 촌티 없이 멋지게 해냈다는 사실이다. 시골서 올라온 엄마가 서울의

    지하철역에서 어이없이 실종됨으로써 시작되는 이야기는 마치 추리소설 같은 긴장감을 유지하며 진행된다.

    딸, 아들, 남편 등으로 관점을 바꾸면서 한 장 한 장 펼쳐질 때마다 평생을 자신들을 위해 헌신해온 어머니의

    모습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그러나 소설은 ‘남편과 자식밖에 모르고 산 옛날 어머니’를 복원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그 어머니에게도 엄연히 실재했던 자신만의 욕구와 고뇌와 방황을 드러내는 마지막 한 방의 충격을 선사하고야 끝나는 것이다.
    -백낙청 문학평론가, 서울대 명예교수

    세상 모든 자식들의 원죄에 대한 이야기.
    엄마에게 기대며 동시에 밀어낸 우리 자신의 이야기.
    아직 늦지 않은 이들에겐 큰 깨달음이 되고, 이미 늦어버린 이들에겐 슬픈 위로가 되는, 이 아픈 이야기.
    - 이적 대중음악가, <지문사냥꾼> 저자

    본문중에서

    오늘의 우리들 뒤에 빈껍데기가 되어 서 있는 우리 어머니들이 이루어낸 것들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

    그 가슴 아픈 사랑과 열정과 희생을 복원해보려고 애썼을 뿐이다.

    이로 인해 묻혀 있는 어머니들의 인생이 어느 만큼이라도 사회적인 의미를 갖기를 바라는 것은 작가로서의 나의 소박한 희망이다.
    (/ 작가의 말중에서)

    너는 내가 낳은 첫애 아니냐. 니가 나한티 처음 해보게 한 것이 어디 이뿐이간? 너의 모든 게 나한티는 새세상인디.

    너는 내게 뭐든 처음 해보게 했잖어. 배가 그리 부른 것도 처음이었구 젖도 처음 물려봤구. 너를 낳았을 때 내 나이가

    꼭 지금 너였다. 눈도 안 뜨고 땀에 젖은 붉은 네 얼굴을 첨 봤을 적에…… 넘들은 첫애 낳구선 다들 놀랍구 기뻤다던디

    난 슬펐던 것 같어. 이 갓난애를 내가 낳았나…… 이제 어째야 하나 (…) 고단헐 때면 방으로 들어가서 누워 있는 니 작은

    손가락을 펼쳐보군 했어. 발가락도 맨져보고. 그러구 나면 힘이 나곤 했어. 신발을 처음 신길 때 정말 신바람이 났었다.

    니가 아장아장 걸어서 나한티 올 땐 어찌나 웃음이 터지는지 금은보화를 내 앞에 쏟아놔도 그같이 웃진 않았을 게다.

    학교 보낼 때는 또 어땠게? 네 이름표를 손수건이랑 함께 니 가슴에 달아주는데 왜 내가 의젓해지는 기분이었는지.

    니 종아리 굵어지는 거 보는 재미를 어디다 비교하겄니. (…) 봐라, 너 아니믄 이 서울에 내가 언제 와보겄냐.
    (/ pp.93~94)

    이젠 당신을 놔줄 테요. 당신은 내 비밀이었네. 누구라도 나를 생각할 때 짐작조차 못할 당신이 내 인생에 있었네.

    아무도 당신이 내 인생에 있었다고 알지 못해도 당신은 급물살 때마다 뗏목을 가져와 내가 그 물을 무사히 건너게 해주는 이였재.

    나는 당신이 있어 좋았소. 행복할 때보다 불안할 때 당신을 찾아갈 수 있어서 나는 내 인생을 건너올 수 있었다는 그 말을 하려고 왔소.(…)…… 나는 이제 갈라요.
    (/ pp.236~237)

    나는 엄마처럼 못사는데 엄마라고 그렇게 살고 싶었을까? 엄마가 옆에 있을 때 왜 나는 이런 생각을 한번도 하지 않았을까.

    딸인 내가 이 지경이었는데 엄마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얼마나 고독했을까.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한 채로 오로지 희생만

    해야 했다니 그런 부당한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어.


    언니. 단 하루만이라도 엄마와 같이 있을 수 있는 날이 우리들에게 올까? 엄마를 이해하며 엄마의 얘기를 들으며 세월의 갈피

    어딘가에 파묻혀버렸을 엄마의 꿈을 위로하며 엄마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내게 올까? 하루가 아니라 단 몇시간만이라도

    그런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엄마에게 말할 테야. 엄마가 한 모든 일들을, 그걸 해낼 수 있었던 엄마를,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엄마의 일생을 사랑한다고. 존경한다고.
    (/ p.262)

    너를 도시에 데려다주고 다시 시골집으로 돌아가는 밤기차를 탔던 그때의 엄마의 나이가 지금의 네 나이와 같다는 것을

    너는 아프게 깨달았다. 한 여자. 태어난 기쁨도 어린 시절도 소녀시절도 꿈도 잊은 채 초경이 시작되기도 전에 결혼을 해

    다섯 아이를 낳고 그 자식들이 성장하는 동안 점점 사라진 여인. 자식을 위해서는 그 무엇에 놀라지도 흔들리지도 않은 여인.

    일생이 희생으로 점철되다 실종당한 여인. 너는 엄마와 너를 견주어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한 세계 자체였다.

    엄마라면 지금의 너처럼 두려움을 피해 이렇게 달아나고 있지 않을 것이다.
    (/ p.275)

    저자소개

    신경숙 [저]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졸업했다. 1985년 『문예중앙』 신인상에 중편 「겨울 우화」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한 뒤, 내면, 욕망, 일상, 여성 등의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일상적이고 사소해 보이는 세계에

    대한 탐구, 자신의 존재를 쉬이 드러내지 못하는 미세한 존재들에 대한 애정, 그들의 흔들리는 내면에 대한 섬세한 성찰 등을

    담은 작품들을 발표했다. 소설집 『겨울 우화』 『풍금이 있던 자리』 『감자 먹는 사람들』 『딸기방』 『종소리』,

    장편 『깊은 슬픔』 『외딴 방』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바이올렛』 『리진』(전2권)과 산문집 『아름다운 그늘』

    『자거라, 내 슬픔아』 등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만해문학상, 이상문학상 오영수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신작 장편 『엄마를 부탁해』는 특유의 탁월한 감성과 문체로 다시 한번 독자의 심금을 울리는 작가의 저력을 확인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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