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봉교시인의 서재' 태그의 글 목록 :: 록키의 나만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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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의 법칙/서봉교

 

*산에 가면

고함지르지 마라

 

나무들도

스트레스 받는다

 

*인제군 숲 해설가 방철수씨 말에서 인용

 

『형상21제15집』2013년 조선문학사에서

출처 : 서봉교시인의서재입니다
글쓴이 : 만주사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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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갤럭시 노트 / 차영한

 

 

 

카카오톡 역광을 보내는 글로벌 아파트

비주얼 그림자를 밟고 다가가는 내 발끝 만족도를

발끈시키는 조명발을 받으며 백포도주 색깔을 띤

스웨이드 소재'엠포리오 아르마니' 구두끈

앗! 가장 작은 얼굴을 내미는 사마귀

 

 

아주 가볍고 화려한'프라다의 카나파' 가방을

앙증맞게 메고 '펜다'의 시계 속으로 날아가다

아웃도어에 있는 파워윈드브레이커 재킷 거미에

흘려 열을 받는다 나를 사냥할 듯

문을 연다 그 안으로 들어가

유리눈알로 감시하며 내 파토스를 토해내고 있다

 

 

 

 

『캐주얼 빗방울』차영한 시집 2012.11

출처 : 서봉교시인의서재입니다
글쓴이 : 만주사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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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는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대던 헬리콥터들이
고라니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나는 결코 옷자락을 보이지 않으리


아름다운 한계령에 기꺼이 묶여
난생 처음 짧은 축복에 몸둘 바를 모르리

 

 

- 문정희 시집 『 남자를 위하여 』 1996

 

 

 


 

 

 

 

출처 : 淸韻詩堂, 시인을 찾아서
글쓴이 : 동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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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한 병/서봉교

 

일주일을 혹사한 몸들이

금요일 저녁 회식을 하는데

사람은 여럿이라도 소주는 꼭

한 병만 시킨다

한 병 돌려봐야 일곱 잔 반인데

추가 할 때도 또 한 병이다

이른 초가을 새벽 샆속의 민물고기들처럼

손님들은 오글오글 하고

홀에서 심부름 하는 사람들도 널 뛰듯 죽겠다는데

너도 나도 한 병, 한 병이다

아니 두병씩 시키면 안되냐고요

 

밤술은 홀수라고

먼 귀신 닭다리 뜯는 소리여.

 

  출처:2012년 시인정신 여름호 발표작

 

 

 

 

 

 

 

 

 

 

 

 

 

 

 

 

 

 

출처 : 서봉교시인의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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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周 別曲 1/서봉교
-송골에서-

 

*송골(松)에 봄이 오면
산 철쭉은 절로 피고

 

 

응달 밑 도랑 가에
찔레꽃 필 때

 

 

짝을 찾는 산 꿩이
보리밭 머리에서
마른기침으로 울다 가는 곳


*톡실 보또랑에 물꼬 터지면
 못자리 할 볍씨 담그고

버드나무 가지마다 물이 올라
밤이 그리워 강물을 부르면

 

 

여울 살에 *청꼬네 잡아서
*퉁바구 *보쌈을 놓으리라.

 

 

자료 출처: 서 봉교 시인의 시집 <계모같은 마누라>2007년 조선문학사에서  

 

 

 

 

 

출처 : 서봉교시인의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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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혀버섯이라고... 

 

 

 

 

 

 

 

 

 

 

 

 

비는 그치고  아직 젖은 벤취에

노란 혀가 나무틈을 타고 있다

 

절반 정도 찾아낸 그리움이며

숨어 있던 노란색은  선명하다

 

 

 

 

 

 

 

 

 

 

 

 

 

 

 

 

 

 

 

 

 

 

 

 

문 / 임경림


오래 닫아만 둔다면
그건 문이 아니야.
벽이지.
열기 위해
잠시 닫다 두는 게 문이야.
벌서는 아이처럼
너무 오래
나를 세워두지 말았으면 좋겠어.
본래 하나였던 세상.
나로 인해 나누어진다는 건
정말 슬픈 일이야.
안과 밖이
강물처럼 만나
서로 껴안을 수 있게
마음과 마음이
햇살 되어
따뜻이 녹여줄 수 있게
이제 그만
나를 활짝 열어주었으면 좋겠어.

 

 


 

 

 

 

 

 

 

 

 

 

 

 

 

 

 

 

 

 


 Harem - Sarah Brightman


 

 

 

출처 : 다다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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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순 애인과 라면 끓이기/김륭

 

 

 

 


퍼지면 맛이 없다

날계란 같은 설움도 쫄깃쫄깃해야 제 맛이 난다

당신은 아니라고 우기지만

그거야 질質보다 양量을 따지고 살아온 한평생을 부글부글

끓어 넘친 눈물 탓, 나는 잽싸게

밑이 새까맣게 탄 양은냄비 뚜껑을 열고

그녀를 집어넣는다

 

 

펄펄 끓는 물에 4-5분 더

라면공장 조리법은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목구멍을 조여 놓기 위한

고도의 상술 꼴까닥, 바닥난 성욕까지 우려낼 가능성이 높고

불과 물이 함께 허리 비틀며 뒤엉키는 시간은

십중팔구 불륜이다

면발보다 굵은 그녀의 주름살이 거품을 무는 순간

고물냉장고 문을 연다


훅- 너무 뜨거우면 숨통을 놓치는 법!

찬밥 한 덩이 먼저 마는

칠순 애인의 쭈그렁 이마 위로 식은땀을 내딛는

바로 그때다

강원도 어느 산간지방을 달음박질해온

초록빛 발소리 용두질로 묵힌 홀아비 총각김치 한 조각

덥석, 베어 물고 휘휘 젖는다

 


울컥

목덜미 근처로 팔다리 감아오는 그녀

식으면 맛이 없다

맛이 없는 건 라면이 아니라 고래심줄보다 질긴 세월이라고

라면 봉지 속에서 혓바닥이 뛴다

펄쩍펄쩍, 칠순 홀어머니

덩달아 뛴다

 

 

 

 

 

 

 

 

 

 

출처 : 오늘의 좋은시
글쓴이 : 카두세우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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