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스크랩' 태그의 글 목록 (2 Page) :: 록키의 나만의 세상
728x90

 

화창한 토요일 오전

오늘은 군위로 떠난다.

삼국유사의 저자 일영스님이 주석하셨다는 인각사를 찾아서

의성 고운사 팻말을 지나고

금성면 삼한시대 조문국고분군을 지나

 

1. 인각사(고로면 화북리 612)

보물 제428호인 보조국사 일연의 승탑과

일연스님의 행적과 추모의 정을 담은 보각국사비, 일연선사 생애관등 참배하고

2. 학소대

위천을 끼고 인각사 맞은편에 병풍처럼 둘러쳐진 아름다운 절벽바위

3. 일연공원

금암절벽에 100M의 국내최대의 인공폭포와 야생화단지, 군위군민을 위한 체육시설이 있는곳

4. 군위댐

2010년 12월에 건설된 군위댐

 

5. 석산리 산촌생태마을(고로면 석산리 121)

마을에서 3대째 내려온다는 석산 한약방, 숲속의 자연약바람을 타고 산속을 50분 동안 모노레일을

타고 청정한 산소를 맘껏 마실 수 있는 기회와 주변 은광산(7개소중 1개소)도 함께 체험할 수 있음.

 

6. 신비의 소나무(고로면 학암리 산33-2)

수령 약50년, 둘레 4.5M, 수고가 7M인 신비의 소나무는 소나무의 소원을 이루워주는 영험함이

있다 하며 소나무를 만져보고 기도를 올리면 소원성취한다는 전설이 있고,

이 소나무에 마을청년들이 매년 음력7월 풍년기원재를 지낸다.

7. 아미산(737M)

팔공산의 산세가 끊어질듯 이어져 맺은 아름다운 산세와 정상에 있는 5개의 기암들이

아름다움을 더하는 산이다.(주차장에서만 감상함/ 아미산 정상까지는 왕복 8KM 4시간 소요)

 

1. 인각사(고로면 화북리 612)

 

 

 

 

 

 

 

2. 학소대

 

 

3. 일연공원

 

4. 군위댐

 

 

 

5. 석산리 산촌생태마을(고로면 석산리 121)

 

 

 

 

 

 

 

 

 

 

 

 

 

 

 

 

 

 

 

 

 

 

 

 

 

6. 신비의 소나무(고로면 학암리 산33-2)

 

 

 

 

7. 아미산(737M)

 

 

 

출처 : n 고운산악회
글쓴이 : 겨울바다 원글보기
메모 :
반응형
LIST
728x90

 

 

 

詩論, 입맞춤 / 이화은

 

여자는 키스할 때마다 그것이 이 生의 마지막 입맞춤인 듯

눈을 꼭 감고, 애인의 입 속으로 죽음처럼 미끄러져 들어간다는데

 

남자는 군데군데 눈을 떠

속눈썹의 떨림이며 흘러내린 머리카락이며

풍경의 변화와 춤추는 체온의 곡선까지 꼼꼼히 체크한다고 하니

 

누가 시인일까

 

독자는 여자 편에 설 것이고

시인은 당연히 남자 편에 설 것이다

몰입의 바닥에는 시가 없다

불타는 장작을 뒤집어 불길의 이면을 읽어야 하는 남자여

불쌍한 시인이여

 

키스가 끝날 때까지 한 번도 눈을 뜨지 않은 시인이거든

그대 당장 독자의 자리로 옮겨 앉아야 하리

그러나 시인의 발바닥은 완전 연소의 재 한 줌도 함부로 밟지 않는다

 

- 《현대시학》2008. 5월호

...................................................................

 

 아인슈타인은 키스에 관한 두 가지 명언을 남겼다. 좀 더 쉽게 ‘상대성 이론’을 설명해줄 것을 요구한 학생에게 그는 “사랑하는 여인과 키스를 하면 3분도 3초처럼 짧게 느껴지지만, 난로 위에 손을 얹어 놓으면 3초도 3분처럼 길다”라며 시간의 상대성을 말했다. 또 하나, 키스를 하며 운전하는 연인을 본 아인슈타인이 혀를 차며 “예쁜 여성과 키스를 하면서 안전하게 운전하는 것은 키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한 말이다. 서로의 애정을 표현하며 최상의 느낌을 교감하는 짜릿한 순간에 몰입하지 않고 주의를 산만시키는 건 키스에 대한 모독이란 것이다.

 

 그런데 남자는 때때로 그런 행동을 하나보다. 눈을 뜨고 키스하면 초점이 잘 맞지 않음에도 여자가 자신의 키스에 만족하는지 굳이 알고 싶어 한다든가, 본 게임에 앞선 예비단계 쯤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많은 남성들은 키스할 때 눈을 뜨고 껌뻑거린다. 당연히 키스의 질은 여성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 키스가 ‘이 生의 마지막 입맞춤인 듯 눈을 꼭 감고, 애인의 입 속으로 죽음처럼 미끄러져 들어’가는 여자의 키스와 어찌 같으랴. 그런데 맥박이 빨라지며 혈압은 오르고,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며 부신은 아드레날린을 배출하는 강열한 화학반응을 실눈 뜨고 확인하는 남자의 치사한 짓거리가 ‘시론’에 비유되다니.

 

 시가 무슨 연구대상이고 실험의 대상이란 말인가. 아니지만 종종 끈질긴 추적에서 시가 생성되기도 하며, 구체적인 곳에서부터 끈질기게 붙드는 흔적이 필요하긴 하다.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의 저자 나탈리 골드버그는 ‘시는 삶의 현장인 동시에 꿈의 현실이고, 예술인 동시에 현실’이라면서 ‘두려움이나 벌거벗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도 무조건 더 깊이 뛰어들라’고 했다. 그 에너지를 시각화시키는 것이 시라면, 키스할 때 ‘몰입의 바닥’에 빠지지 않고, ‘불타는 장작을 뒤집어 불길의 이면을 읽어야 하는’ 남자는 ‘불쌍한 시인’에 견줄 만하다.

 

 절경은 시가 되지 않듯 황홀경에선 시가 필요치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것에 탄복하고 빠져들기 보다는 르포기자처럼 타버린 재까지 들쑤시는 존재가 시인이다. 생활 속의 자아 말고 취장 언저리에 예술적 자아를 하나 더 키우라는 주문이다. 하지만 ‘시인의 발바닥은 완전 연소의 재 한 줌도 함부로 밟지 않는다.’는 점 명심해 주기를.

 

 

권순진

 


출처 : 詩하늘 통신
글쓴이 : 제4막 원글보기
메모 :
반응형
LIST
728x90

 

  

햇빛 속에 호랑이 / 최정례



나는 지금 두 손 들고 서있는 거라

뜨거운 폭탄을 안고 있는 거라


부동자세로 두 눈 부릅뜨고 노려보고 있는 거라 빠빳한 수염털 사이로 노랑 이그르한 빨강 아니 초록의

호랑이 눈깔을


햇빛은 광광 내리퍼붓고

아스팔트 너무나 고요한 비명 속에서


노려보고 있었던 거라, 증조할머니 비탈밭에서 호랑이를 만나, 결국 집안을 일으킨 건 여자들인 거라,

머리가 지글거리고 돌밭이 지글거리고, 호랑이 눈깔 타들어가다 못해 슬몃 뒤돌아 가버렸던 거라, 그래

전재산이었던 엇송아지를 지켰고, 할머니 눈물 돌밭에 굴러 싹이 나고 잎이 나고


그러다가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하는 식의 호랑이를 만난 것이라


신호등을 아무리 노려봐도 꽉 막혀서


――다리 한 짝 떼어놓으시지

――팔도 한 짝 떼어놓으시지


이젠 없다 없다 없다는데도

나는 증조할머니가 아니라 해도


――머리통 염통 콩팥 다 내놓으시지

――내장도 마저 꺼내 놓으시지


저 햇빛 사나와 햇빛 속에 우글우글

아이구 저 호랑이 새끼들



- 시집『햇빛 속에 호랑이』(세계사, 1998)

..............................................................

 

 사람들은 운전하다가 신호등에 걸리면 어떤 행동이나 생각을 할까? 물론 잠깐이다. 아주 잠깐일 수도 있겠고 간극이 더 벌어질 수도 있겠다. 고개를 돌려 옆 차선에 정거한 차 안의 낯선 이성을 훔쳐보기도 하겠으며, 듣고 있던 라디오의 채널을 변경할 수도 있겠다. 대체로 갈 길 바쁜 경우에는 푸른 신호가 바뀌기만을 기다리면서 앞만 응시하게 되는데, 그렇다 해서 사정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 짧은 시간 안에 별의별 생각을 다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그 시간이고 공간이다. 어떤 이는 곧 만나게 될 사람에게 걸 근사한 말을 궁리하고, 또 어떤 이는 조금 전 만났던 사람에게 했던 말을 복기하며 ‘아니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닌데’ 하며 반성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붉은 신호등을 보면서 최근 부쩍 피곤을 자주 느끼는 자신의 몸에 대한 적신호로 읽는 중년이 있는가 하면, 맨드라미 같은 꽃을 연상하는 감성의 여인도 있으리라.

 

 그러나 최정례 시인은 시인 아니랄까봐 그 연상과 공상의 진도가 상당히 나간 것 같다. 우선 신호에 걸린 자신의 처지를 '두 손 들고 서있는 거라'며 벌을 서는 형국인양 표현했으며, 붉은 신호등을 '뜨거운 폭탄'이라 하며 그것을 뜨겁게 안고 있는 중이라 했다가, '부동자세로 두 눈 부릅뜨고 노려보고 있는' '호랑이 눈깔'로 보기도 한다. 그리고 그 '눈깔'은 찬란한 대낮에 시인을 잡아먹을 듯 '노려보고' 있다.

 

 그러다가 '호랑이 눈깔'이 빌미가 되어 기억의 파편 하나를 끄집어낸다. 증손녀에게 구전될 정도의 증조할머니라면 대단했을 게 분명한 데 아마도 그 할머니는 '비탈밭에서' 만난 호랑이에게 기죽지 않는 담력과 초롱초롱한 정신을 가졌겠다. 그래서 '전 재산이었던 엇송아지를 지켰고' '결국 집안을 일으킨' 여자로 가문에 오래도록 기록되었다.

 

 하지만 시인은 그 가문의 증손녀임에도 불구하고 ‘신호등(호랑이 눈깔)을 아무리 노려봐도 꽉 막혀서’ 여차하면 급출발이라도 할 요량으로 가속페달에 올려놓은 발을 ‘다리 한 짝 떼어놓으시지’ 한마디에 내려놓고, 운전대를 꽉 잡고 있는 팔도 ‘팔도 한 짝 떼어놓으시지’ 묵직한 저음 한 방에 제압당하고 만다. 이제 더는 내어줄 것도 없다며 통사정 하는데도 '머리통 염통 콩팥 내장' 까지 '마저 꺼내 놓'으라고 협박하는데 아마 시인은 갈 길은 멀리 있고 꽉 막힌 도로에서 애간장이 다 녹아 내렸던 모양이다. 게다가 시내 곳곳에 '우글우글' '햇빛 속에 저 호랑이 새끼들'이라니...

 

 

권순진

 

출처 : 詩하늘 통신
글쓴이 : 제4막 원글보기
메모 :
반응형
LIST
728x90













성공은 최고의 복수다.























어떤 사람들은 18세에 늙고


어떤 사람들은 90세에도 젊다...





시간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개념일 뿐이다.























당신이 사랑하는 삶을 살아라.


당신이 사는 삶을 사랑해라.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강하다!























사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당신이 나에게 중요한 사람이 될 지 전혀 생각치 못했어요.























최고의 꿈은 당신이 깨어있을 때 일어난다.























매일매일이 새로운 시작이다.


일어났을 지도 몰라 이런 생각은 접고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보아라























삶은 아름다움으로 가득차 있다.























희망을 가지고, 기회를 잡고, 기회를 만들어라























내 자신을 더 사랑하세요























당신이 항상 생각하는 삶을 꿈꿔라























당신은 때론 사라지기를 원한다.


하지만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당신의 존재가 발견되어지는 것이다.























당신의 최고의 삶에 온 것을 환영해























적어도 1년에 한 번 쯤은 생전 가보지도 못한 곳으로 떠나자























나는 특별한 재능이 없다.


나는 단지 열정적으로 궁금했을 뿐이다.





- 아인슈타인-























걱정은 아무것도 해결해 주지 않는다.























당신은 존재하지만 진짜로 살고 있는가?























자유, 책, 꽃 그리고 달만 있다면 행복하지 않을 사람이 어딨겠는가?























삶에서 가장 큰 기쁨은


사람들이 너에게 하지 못할 것이라 말했던 것을 했을 때이다.























물건이 아닌 순간을 모아라























더 생각하고 적게 말해라























기회를 잡아라 그리고 뒤를 돌아보지 말아라























생각을 바꿔라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변한다























가장 좋은 버전의 당신이 되어라


최선을 다해라























미소로 세상을 변하게 해라.


세상이 너의 미소를 변하게 두지 말고.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ivDRg






출처 : 이종격투기
글쓴이 : vc231 원글보기
메모 :
반응형
LIST
728x90

     정말 을 찾으려면.....  

                                                                /  금해스님

 

 

생각대로 됩니다.

원하는 대로 됩니다.

마음 먹은 대로 됩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원대한 꿈을 꾸세요!! 

.......................

 

제가 항상 하는 말입니다.

그랬더니,

꿈만 찾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꿈을 찾아야하는데

못찾아서 아무것도 못하겠다고 고민합니다.

 

꿈은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

생기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

꿈이 생길 수가 없지요.

 

열심히 살아야

이것도 해 보고 싶고, 저것도 해 보고 싶은

그런 간절한 마음이, 꿈이 생기지요.

 

 

매일 빈둥거리는 이에게

어떻게 꿈이 생기겠습니까?

 

공부를 죽도록 해 보고 난 뒤에야

공부가 어렵고 나한테 맞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공부도 안하면서 안맞다고 말하는 것은

그냥 공부하기 싫은 것일 뿐입니다.

 

공부하기 싫어서 나중에 떡뽂이 장사를 한다해도

음식을 잘 만드는 것 뿐 아니라

설거지, 청소도 부지런히 해야하고

싫은 사람과도 마음 잘 다스리며 잘 지내야 하거든요.

그런데 매일 놀고 먹는 사람이

 어떻게 장사를 잘 하겠습니까?

 

 

남을 도와주는 것도

스스로 공부하고 열심히 살아야 남을 도와줄수 있지요.

어리석은 사람은 남을 도와주는 것도 어리석기 때문에

남을 잘못 도와줘서 오히려 더 힘들게 하거든요.

그런데 자신도 게으르면서 어떻게 남을 잘 도와주겠어요?

 

꿈 찾는다고

지금 열심히 살아야 할 시간을 다 버리고

매일 게으르고 놀면서

꿈 찾는 이야기는

세상에서 제일 황당하고 허왕된 말입니다.

 

지금 자신이 해야할 일을

정말, 열심히 부지런히 하다보면

꿈은 그때서야 저절로 찾아올 것입니다.

 

 

 

 

 

 

 

 

 

출처 : 금해스님과 마음 나누는 행복한 도량 관음선원
글쓴이 : 금해 스님 원글보기
메모 :
반응형
LIST
728x90

 

 

 

 

어느 날 구글 검색을 하다가 / 이상국

 

 

이 손바닥만 한 땅덩이에서

아버지는 일생을 소와 함께 살았고

나는 월급봉투로 살았다

지금 나의 자식들은 카드로 산다.

카드의 마그네틱 자성은 원래

빅뱅 때 우주에서 날아온 것이고

하늘에는 아직 반짝이는 별이 많다

언젠가 텍사스에서 카드를 긁고

서울에서 결재하며 금전이

하늘을 어떻게 오가는지

오래 바라보았다

사는 게 도깨비놀음이다

그러나 지피에스로 찍고

내비게이션만 있으면 사실

이 세계라는 것도

별게 아니긴 하지만

어느 날 구글지도 검색을 하다가

바다로 떨어질까 봐

대륙의 가파른 등짝에

한사코 매달린 내 땅을 보니까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사는 게 다 용하다

 

 

 

 

 

 

 

출처 : 淸韻詩堂, 시인을 찾아서
글쓴이 : 동산 원글보기
메모 :
반응형
LIST
728x90

 

 

장미란과 무쇠 씨/ 문인수

 

장미란은 그만 바벨을 놓치고 말았다.

잠시 망연하게 서 있었으나 곧

꿇어앉아 감사의 기도를 올리고, 오른 손을 입술에 대

그 키스를 청춘의 반려, '무쇠 씨'에게 주었다.

그러자 마침내

오랜 무게가 한 잎 미소로 피어났다. 손 흔들며 그렇게

그녀는 런던올림픽 역도경기장을 떠났다.

 

장미란 모두 활짝 마지막 시기를 들어 올리는 것,

마지막 시기가 참 가장 붉고 아름답다.

 

- 중앙일보 2012년 8월 7일자 체육면

...............................................................

 

 시인이 지난해 런던올림픽 고별전 경기를 TV로 지켜본 뒤 ‘장미란의 향기에 취해 있다가 쓴 시다. 시인은 “내가 목격한 가장 아름다운 엔딩 장면”이라면서 “아름다웠다. 가슴이 벅찼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시인은 2009년 ‘창작과 비평’ 여름호에 <장미란>을 발표한 바 있어 이 작품은 ‘장미란2’라고 할 수 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외국 언론이 장미란 선수를 ‘가장 아름다운 챔피언’으로 꼽은 사실을 보고 미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며 썼다고 한다.

 

 “장미란 뭉툭한 찰나다./ 다시는 불러 모을 수 없는 힘, 이마가 부었다./ 하늘은 이때 징이다. 이 파장을 나는 향기라 부른다. 장미란,/ 가장 깊은 땅심을 악물고,/ 악물고 빨아들인 질긴, 긴 소리다, 소리의 꼭대기에다 울컥, 토한/ 한 뭉텅이 겹겹 파안이다. 그/ 목구멍 넘어가는 궁륭,/ 궁륭 아래 깜깜한 바닥이다.// 장미란!// 어마어마하게 웅크린 아름다운 뿌리가,/ 움트는 몸이 만발,/ 밀어올린 직후가 붉다.”

 

 장미란 선수도 이 시를 읽었다. 그는 “되새길수록 한 구절 한 구절 가슴이 벅찼다. 시처럼 뿌리를 잘 내려서 제대로 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런던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쳤지만 그 어떤 금메달리스트보다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연말 서울메트로가 시민 780명을 대상으로 역대 올림픽대표 중 최고의 선수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1위로 뽑혔다. 피겨여왕 김연아, 체조요정 손연재, 마린보이 박태환 등 스타선수들을 모두 제쳤다. 지금 장미란을 빛낸 건 그가 따낸 메달의 빛깔도, 그가 들어 올린 바벨의 무게도 아니다. 그의 몸이 만발하여 내뿜는 찰나의 감동과 그의 몸짓이었다.

 

 그가 패배를 받아들이는 이 절제된 모습에 관중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모두가 승부에 몰입해 있는 그 극도의 긴장이 일순 녹아내렸다. 그의 이런 모습이 신기록을 들어 올렸을 때보다 더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긴 것이다. 그래서 문인수 시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보았다”고 했고, 프로야구 김성근 감독은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패자의 얼굴”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이미 기록과 승패의 경계를 뛰어넘는 충분히 큰 선수였다. 지금 대한민국 사람에게 ‘장미란’은 별도의 수사가 필요치 않는 인물이다.

 

 그러나 이제 시처럼 아름답게 매순간 절정으로 피어나는 자랑스럽고 사랑스런 장미란의 모습을 더는 볼 수 없게 되었다. 15년간 함께했던 '청춘의 반려' 무쇠 씨를 텅! 내려놓았다. 아마 그것이 절정을 오래 지속시키는 길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국민들이 그의 목에 걸어 준 금메달이 더 없이 빛나 보인다. ‘마지막 시기가 참 가장 붉고 아름답다.’

 

 

권순진

 



출처 : 詩하늘 통신
글쓴이 : 제4막 원글보기
메모 :
반응형
LIST
728x90

 

 

 

미필적 고의/ 윤지영



그가 서 있다
그와 그가 서 있고, 그와 그 사이 그녀가 서 있다
한시도 시선을 돌리지 않는 눈이 있고, 그 눈과 눈 사이에 형형한 눈이 있고
초조가 서 있다. 초조와 불안이 나란히 서 있고,

초조와 불안 사이에 또 다른 초조가 시계를 보며 서 있다.
초조와 불안, 또는 초조와 초조 사이, 한 가닥 긴장이 슬그머니 기어들어
시린 듯 눈을 감는다. 그녀만 남고
일제히 사라진다.

 

- 시집「물고기의 방」(황금알, 2006)

....................................................

 

 일요일 저녁 <개콘>에서 새롭게 선보인 코너 '미필적 고의'가 눈길을 끌었다. 택배기사가 물건을 배달하고 착불료 3천원을 고객께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고객이 의도한 지체는 아닌듯하지만 이런저런 핑계거리가 연이어 발생해 결과적으로는 돈을 제때 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코믹하게 그렸다. 현실에서 있을 수 있는 에피소드를 코미디 소재로 부풀려 설정하였다. 그런데 그 상황이 미필적 고의에 해당하는지는 선뜻 동의하기 어려웠다.

 

 ‘미필적 고의’란 자신의 행위로 인하여 어떤 범죄나 안 좋은 결과가 발생될 가능성을 미리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한 행위를 의미한다. ‘과실’과는 다른 개념이지만 그 구분이 쉽지 않을 경우가 있다. 사람의 통행이 잦은 골목에서 엽총으로 새를 잡는다며 총질을 해 사람을 죽게 했다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가 성립되지만, 허가된 사냥구역에서 노루라고 판단하고 발포했는데 예기치 않게 사람이 맞아 죽었다면 과실치사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한겨울밤 역 구내에서 쪼그리고 자는 노숙자를 깨워 공익요원이 역 밖으로 강제로 쫓아내는 바람에 추위에 얼어 죽었다면 누구의 잘못인가. 현재 쌍용차 사태이후 23명의 해직자와 가족이 사망했다. 더 이상의 방치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판이다. 이런 경우들은 어느 특정인에게 법적인 살인죄를 물을 성질의 것은 물론 아니겠지만, 자기네들 사정이라며 계속 나 몰라라 하고 외면할 수만은 없는 노릇 아닌가.

 

 ‘미필적 고의’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은 우려되는 상황을 인식하고 용인했느냐 하는 점이다. 어린이보호구역인 좁은 골목길에서 급히 차를 몰고 가는 운전자가 있다. 아이들이 혹시 차에 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기의 운전기술을 믿고 달리다가 아이를 다치게 한 경우 일단 고의성 없는 ‘인식 있는 과실’에 해당하지만, 자기 갈 길이 급해 만약 그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달릴 때 ‘초조와 불안’이 떠나지 않는다. 애초에 갚을 의사도 능력도 없이 계획적으로 타인의 돈을 편취했다면 당연히 사기죄가 되겠는데, 형편이 안 좋아 갚지 못하는 상황을 예견하고서 갚지 못해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한 것만으로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다. ‘한시도 시선을 돌리지 않는 눈이’ 있고, ‘초조와 불안 사이에 또 다른 초조가 시계를 보며’ ‘한 가닥 긴장’이 기어들었다면 그나마 양심적이라 하겠다.

 

 불행과 파국을 우려하면서도 밀어붙이는 미필적 고의는 정치판과 연애에도 존재한다. 그렇게 규정짓기는 어려우나 안타깝고 참담한 조성민 가족의 불행을 보면서 생각이 많아진다. 그들에게 마구 내던졌던 악성 댓글의 돌멩이는 또다른 미필적 고의에 의한 폭행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권순진

 


 Tell Laura I love her/Ray Peterson

출처 : 詩하늘 통신
글쓴이 : 제4막 원글보기
메모 :
반응형
LIST

+ Recent posts